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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순 시기, 복음서로 보는 주님 수난3: 마지막 만찬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03-29 조회수2,490 추천수0

[사순 시기] 복음서로 보는 주님 수난 (3) 마지막 만찬


제자들의 발 씻겨 주시고 성체성사 제정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마지막 만찬

 

마태오ㆍ마르코ㆍ루카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무교절 첫날 곧 파스카 양을 잡는 날”(마르 14,12; 마태 26,17; 루카 22,7)에 제자들과 마지막 만찬을 하셨다고 한다. 반면, 요한 복음서는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전”(요한 13,1) 최후 만찬을 하셨다고 한다. 때는 예수님께서 ‘잡히시던 날 밤’(1코린 11,23)이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과 가진 마지막 만찬을 인류의 구원을 위해 자신을 아버지 하느님께 드리는 자발적인 봉헌의 날로 삼으셨다.

 

무교절 첫날은 전례력으로 ‘성주간 목요일’이다. 유다력 곧 히브리인들이 사용하는 달력으로 이날은 니산달(3~4월) 14일이다. 유다인들은 이날 오후 성전 안에서 어린 양을 잡아 저녁에 파스카 만찬을 했다.

 

요한 복음서는 유일하게 예수님께서 마지막 만찬을 하시면서 제자들의 발을 씻겨 주셨다고 묘사한다. 겉옷을 벗고 수건을 허리에 두른 예수님의 모습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노예살이할 때의 차림이다. 그리고 발을 씻겨주는 일은 종이 하는 일이었다. 예수님의 이러한 행동은 제자들에게 이웃을 사랑하고 겸손하며 봉사하라는 ‘본’을 보여주신 것이다. “내가 너희의 발을 씻었으면, 너희도 서로 발을 씻어 주어야 한다. 내가 너희에게 한 것처럼 너희도 하라고, 내가 본을 보여준 것이다.”(요한 13,14-15) 이 말씀은 “내가 너희에게 새 계명을 준다. 서로 사랑하여라. 내가 너희를 사랑한 것처럼 너희도 서로 사랑하여라. 너희가 서로 사랑하면, 모든 사람이 그것을 보고 너희가 내 제자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요한 13,34-35)라는 주님의 새 계명으로 확장된다. 예수님의 행위가 곧 우리의 행위가 된다는 것은 바로 예수님께서 우리 안에서 행하시기 때문이다.

 

예수님께서는 이어 ‘성체성사’를 제정하셨다. 짐승의 피는 속죄할 수도, 하느님과 인간을 연결할 수도 없다. 오직 참 하느님이시며 참 인간이신 예수님의 몸과 피로써 새 계약을 맺을 수 있다. 마르코와 마태오 복음서는 예수님께서 빵을 들어 단순하게 “받아라. 이는 내 몸이다” 하시고, 잔을 들어 “이는 많은 사람을 위하여 흘리는 내 계약의 피다”라고 하신다.(마르 14,22-25; 마태 26,26-30) 그러나 루카 복음서는 이 말씀에 “너희를 위하여 내어 주는”이라는 말씀이 덧붙여져 있다.(루카 22,19-20) 예수님의 새 계약은 십자가 위에서 완성된다.

 

 

대사제의 기도

 

예수님께서는 마지막 만찬을 마치신 다음 제자들에게 “조금 있으면 너희는 나를 더 이상 보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다시 조금 더 있으면 나를 보게 될 것이다”(요한 16,16)라고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예고하셨다. 그런 다음 예수님께서는 ‘대사제의 기도’(요한 17장)를 바치셨다.

 

예수님의 ‘대사제의 기도’를 이해하려면 먼저 이스라엘의 ‘속죄일 의식’(레위 16,1-34; 23,26-32 참조)을 알아야 한다. 속죄일에 대사제는 자신과 자기 집안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을 위해 숫염소 두 마리를 속죄 제물로, 숫양 한 마리와 황소 한 마리를 번제물로 바친다. 속죄 예식을 주례하는 대사제는 한 해에 단 한 번 하느님 앞에 나아가 “야훼” 하느님의 거룩한 이름을 부른다. 이로써 이스라엘 백성은 한 해 동안 지은 죄를 속죄받고 ‘거룩한 백성’의 자격을 회복한다. 이처럼 인간 구원을 위한 속죄 제물로 곧 바쳐질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과 제자들, 그리고 믿는 이들을 위해 ‘대사제의 기도’를 하신다.

 

예수님께서는 당신 자신을 위해 “아버지, 때가 왔습니다. 아들이 아버지를 영광스럽게 하도록 아버지의 아들을 영광스럽게 해 주십시오.… 영원한 생명이란 홀로 참하느님이신 아버지를 알고 아버지께서 보내신 예수 그리스도를 아는 것입니다”라고 기도하셨다.(요한 17,3) 그리고 제자들을 위해 “이들을 진리로 거룩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19)라고 청하셨다. 끝으로 예수님께서는 믿는 이들을 위해 “모두 하나가 되게 해 주십시오”(요한 17,21)라고 기도하셨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3월 27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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