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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빠스카축제 카테고리 | 천주교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6-03-24 조회수3,037 추천수0 신고

[복음 이야기] (11) 파스카 축제

이집트 탈출의 기쁨 나누는 7일 축제

 

 
유다인들은 이집트 탈출을 기념해 지내는 파스카 축제에 파스카 만찬을 갖는다.


 
파스카 만찬 식탁에는 이집트 살이를 상징하는 나물과 누룩없는 빵, 포도주 등이 오른다. 출처=「바이블 가이드-성경입문」
 

'파스카' 즉 과월절은 이스라엘 축제 가운데 가장 신성하고 큰 축제다. 라틴말 '파스카'는 히브리말 '페삭'에서 유래했는데 우리말로 '건너뛰다'는 뜻을 지니고 있다. 예수님께서 사용하신 아람어로는 '파스하'라 발음한다.

이 축제는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기적적으로 탈출해 자유를 얻은 해방을 기념하기 위한 축제로, 특히 주님께서 이집트의 맏아들과 맏배를 치실 때 문설주에 발라놓은 양의 피를 보고 이스라엘 백성의 집을 건너뛴 사건을 기념하기 위해 시작됐다(탈출 12, 1-13).

이스라엘 백성은 파스카 축제를 유다력으로 니산 달 14일에 시작하는데 이날은 춘분 다음의 보름날이다. 축제는 7일간 계속되는데 첫날과 마지막 날이 가장 중요하다.

파스카 축제는 탈출기 12장에 적힌 내용대로 진행된다. 먼저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 어린 양을 골라 파스카의 희생 제물로 바치고 그 피를 히솝가지로 문설주와 상인방에 바른다. 그리고 허리에 띠를 동이고 신발을 신고, 지팡이를 잡은 채 서서 누룩 없는 빵과 양 고기를 먹는다.

예수님 시대 파스카 축제는 니산달 14일 오후, 예루살렘 성전에서 시작했다. 유다인들은 율법이 정한 대로 일 년 된 흠 없는 수컷 어린양을 골라 성전으로 끌고 온다. 파스카의 어린양은 '제관들의 뜰' 입구에서 뿔나팔 소리에 따라 한 마리씩 도륙됐다. 제관은 어린양의 피를 받아 제단 앞에 부었고, 그 피는 강물처럼 키드론 골짜기로 흘러내려갔다. 유다인들은 이 과정을 '파스카 준비'라고 불렀다. 이 축제 기간 중 어린양의 내장과 지방을 태우는 연기와 냄새가 예루살렘 전역을 덮었다. 유다인들은 희생된 파스카의 어린양을 집으로 가져가 히브리말로 '세데르'라고 하는 '파스카 만찬'을 했다.

파스카 만찬 때 희생 제물로 바쳤던 어린양의 뼈는 부러뜨려서는 안 됐다. 또 삶아서도 안 되고 오로지 구워야만 했다. 유다인들은 가족 중심으로 파스카 만찬을 하지만 만찬 예식 순서는 '하가다'(유다인들의 종교적 윤리적 가르침)에 기록된 그대로 전 세계 모든 유다인들이 똑같이 지킨다. 하가다에 따르면 먼저 하소레트라는 붉은 양념에 누룩 없는 빵을 적셔 축복하고, 주님께 선택된 이스라엘 민족의 이집트 탈출을 읊은 시편 113장을 낭송하고 포도주 첫 잔을 마신다. 그리고 조상들이 흘린 눈물을 상기해 몇 방울의 소금물을 먹는다. 그다음 쓴 나물과 함께 어린양을 먹기 시작한다. 이때 포도주가 담긴 '축복의 잔'을 만찬 참여자들이 돌려가며 나눠 마신다. 세 번째 포도주 잔이 다 돌아가면 모두가 시편 114~117장 감사가를 부르며 알렐루야를 노래한다. 시편을 낭송할 때 '주님의 이름으로 오시는 이는 찬미 받으소서'라는 귀절을 읊을 때 마지막 네 번째 포도주 잔을 돌려 마신다.

과월절 만찬에서는 아이들이 중요한 역할을 한다. 전통적으로 가장 나이 어린 아이가 이 만찬 예식에 대해 질문한다. 왜 과월절 밤이 다른 보통 밤과 다른지, 왜 누룩 없는 빵을 먹어야 하는지, 왜 쓴 나물을 먹어야 하는지 등을 묻고, 가족 구성원 가운데 가장 나이 많은 남자가 이집트에서 무사히 구출됨을 기억하기 위해 이 밤이 다른 날과 다르며, 급하게 탈출해야 했기에 누룩 없는 빵을 구워야 했으며, 당시 노예 생활이 힘들었음을 상징하기 위해 쓴 나물을 먹는다고 답한다.

모든 유다인들은 이 파스카 만찬을 의무적으로 해야 했다. 가난해서 어린양이나 포도주나 나물을 살 수 없을 때는 공동체에서 받았다. 예수님께서도 제자들과 함께 마지막 파스카 만찬을 나누면서 빵과 포도주를 들고 "이것이 내 몸이다" "이것은 내 피다"라고 말씀하시며 성체성사를 제정하셨다. 유다인 파스카 축제는 보통 그리스도인의 부활절과 겹치는데 이는 예수께서 파스카의 희생양이 되신 수난 사건이 바로 파스카 축제 기간에 일어났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14년 3월 30일, 리
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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