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1) 성경이란
살아계신 하느님 말씀 받아들이는 교회의 책 -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을 담아놓은 책으로 하느님 계시의 원천이며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천이다. 그리고 살아계신 하느님의 말씀을 받아들이는 교회의 책이다. 사진은 한국 주교회의에서 간행한 우리말 성경. 마르지 않는 샘이 있습니다. 죽음의 수렁이 아니라 생명의 원천입니다. 예로부터 이 샘을 “구원의 샘”(이사 12,3), “생명의 샘”(묵시 21,6)이라 부릅니다. 이 샘에서 솟아나는 생명수는 “하느님의 말씀”(창세 15,1)입니다. 모든 이가 이 생명수를 마실 수 있도록 담은 그릇이 바로 「성경」(聖經, Bible)입니다. 그리고 이 생명의 샘과 생명수를 담은 그릇이 오염되지 않고 잘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느님께서 만드신 샘터가 바로 ‘교회’입니다. 모든 이가 하느님을 알아 사랑하고 섬기며, 그 복된 생명에 참여하기를 소망하는 바람을 담아 ‘성경에 빠지다’라는 제목의 새 연재를 시작합니다. ‘성경에 빠지다’는 성경 공부와 읽기를 시작한 이들에게 길동무가 될 내용을 담으려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모든 사람이 구원을 받고 진리를 깨닫게 되기를 원하십니다.”(1티모 2,4) 부족한 글이지만 독자 여러분이 성경을 통해 드러나는 하느님의 모습을 알아가는 신앙의 여정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성경은 어떤 책인가 그리스도교가 여느 종교와 근본으로 다른 것은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직접 알려주신 ‘계시(啓示) 종교’라는 점입니다. 하느님께서는 인간에게 당신을 계시하실 때 인간의 언어로 말씀하십니다. 성령의 감도로 하느님의 계시 말씀을 인간의 글로 표현되어 보존된 것이 바로 ‘성경’입니다. 성경은 ‘하느님 계시의 원천’입니다. 성경은 하느님께서 인간에게 당신의 구원 계획을 역사 안에서 구체적인 사건을 통해 드러내시고 알려줍니다. 아울러 성경은 ‘그리스도교 신앙의 원천’입니다. 교회는 성경을 통해 하느님의 계시를 모든 세대에 제대로 전하고 이해하며 그것을 믿고 따르게 이끕니다. 이를 교회의 거룩한 전승 곧 ‘성전’(聖傳)이라고 합니다. 그래서 성경은 ‘하느님의 말씀’이며 ‘살아계신 말씀을 받아들이는 교회의 책’이라고 합니다. 성경이 계시하는 핵심 주제어는 ‘예수님은 그리스도이시다’(마태 16,16 참조)입니다. 그리고 성경이 쓰인 목적도 “예수님께서 메시아시며 하느님의 아드님이심을 여러분이 믿고, 또 그렇게 믿어서 그분의 이름으로 생명을 얻게 하려는 것”(요한 20,31)입니다. 이처럼 성경은 예수 그리스도께서 처음부터 하느님과 함께 계셨고, 생명과 은총, 진리 등 모든 것이 그분을 통해 생겨났고, 사람이 되시어 우리 가운데 사셨으며, 십자가 죽음과 부활을 통해 인간을 구원하셨다는 것을 증언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요한 1장 참조) 그래서 교회는 “성경 전체는 단 하나의 책이며, 그 하나의 책은 바로 그리스도이십니다. 왜냐하면, 성경 전체는 그리스도에 대하여 말하고 있으며, 성경 전체가 그리스도 안에서 완성되기 때문입니다”라고 고백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34항) 성경의 저자와 해석자 성경의 저자는 하느님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성경의 인간 저자들에게 영감을 주시어 그들 안에서 그들을 통해 활동하시어 당신이 원하시는 모든 것을, 또 원하시는 것만을 그들이 참 저자로서 기록해 전달하도록 하셨습니다. 그리고 그들의 기록이 구원의 진리를 오류 없이 가르친다는 사실을 보증하십니다. 따라서 영감 받은 저자들 또는 성경 저자들이 주장하는 모든 것은 성령께서 주장하신 것으로 여겨야 합니다.(「계시 헌장」 11항 참조) 교회는 이런 이유로 언제나 성경을 주님의 몸처럼 공경하고 있습니다. 성경의 해석자는 성령이십니다. 성경을 통해 말씀하신 하느님의 계시를 올바로 이해하고 해석하려면 성경에 영감을 주신 성령의 도우심을 받아야 합니다. 성령에게서 오는 것은 오로지 성령의 작용을 통해서만 완전히 이해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경을 해석할 때는 무엇보다도 먼저 하느님께서 우리의 구원을 위해 계시하시고자 한 것에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여기서 놓쳐서는 안 될 핵심은 하느님께서 당신 말씀을 보존하고 전달하며 해석하는 것을 교회에 맡기셨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하느님 말씀의 권위 있는 해석은 교회의 판단에 속합니다. 곧 교회의 교도권인 교황과 그와 일치하는 주교들에게만 그 책무가 주어져 있습니다. 옛 계약과 새 계약 성경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께서 완성하신 새로운 계약(신약)과 하느님께서 모세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과 맺은 옛 계약(구약)의 내용으로 구분됩니다. 구약과 신약을 표기하는 ‘약’(約, Testamentum)은 지켜야 할 약속이나 계약을 뜻합니다. 이 계약은 하느님께서 선택한 백성과 맺으신 특별한 관계를 가리키는 말입니다. 옛 계약은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약속입니다. 그래서 구약 성경은 예수님 이전 시대의 이스라엘 백성에게 일어난 일들을 다룹니다. 새 계약은 하느님께서 교회와 맺으신 약속입니다. 그래서 신약 성경의 내용은 예수님과 초기 교회에 관한 내용을 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리스도께서 이스라엘 신앙의 밑거름인 구약을 친히 완성하셨고, 교회는 유다교의 거룩한 구약의 책들 안에서 예수 그리스도를 선포하는 데 필요한 출발점을 찾았기에 ‘하느님의 구원’이라는 하나의 큰 틀 안에서 신ㆍ구약 성경을 읽어야 합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2월 4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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