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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 성경 맛들이기: 우리가 성경에서 찾아야 하는 것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2-12-11 조회수1,913 추천수0

[성경 맛들이기] 우리가 성경에서 찾아야 하는 것

 

 

예전 교리 문답의 첫 번째 질문은 ‘사람이 무엇을 위하여 세상에 났느뇨?’였고, 그 답은 ‘사람이 천주를 알아 공경하고 자기 영혼을 구하기 위하여 세상에 났느니라’였습니다. 성경 공부나 신앙 교육이 필요한 이유는 바로 하느님을 알고 공경하기 위함이고, 영원한 생명을 얻기 위해 무엇을 해야 하는 지를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따라서 성경과 신앙 교육은 내비게이션이나 지도와 같은 것입니다.

 

하지만 성경 말씀을 공부하는 것은 성경 말씀을 살아가는 것만큼이나 중요합니다. 성경을 열심히 공부하면 할수록, 하느님의 뜻을 알게 되고, 그분의 뜻에 순종하며 살아가게 됩니다. 특히 성경 말씀을 갖고서 봉사하는 분이라면 성경 공부는 공부로 끝내서는 안 됩니다. 성경을 공부하는 이들은 성경에서 배우는 원리들이 자신의 삶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구체적으로 알기를 원합니다. 우리가 성경 공부에서 배운 것을 그대로 살아내야 할 자리는 바로 ‘삶의 현장’입니다.

 

우리가 성경을 읽으면 많은 도움을 받기도 하지만 한계도 있습니다. 또한, 성경 공부를 통해서 그 깊이를 제대로 알게 되기도 합니다. 성경에 나오는 예수님의 첫 질문 “무엇을 찾느냐?” 속에는 인간의 길이 그대로 포함되어 있습니다. 예수님의 질문은 그분이 공생활을 시작하시면서 우리 인간을 향해 던졌던 첫 번째 질문이란 점에서 의미가 큽니다. 이 질문은 삶의 본질을 묻는 물음입니다. 요한 복음서에 등장하는 인물들이 찾았던 것은 하나 같이 그 ‘무엇’이었습니다. 예를 들어, 영생을 찾기 위해, 죽어가는 아들의 병을 고치기 위해, 먹을거리를 해결하기 위해 예수님을 찾아왔습니다. 하지만 요한 복음서 마지막에 이르러서는 ‘무엇’이 ‘누구’로 바뀝니다. 곧 예수님으로 바뀝니다. 마리아 막달레나가 예수님으로부터 “누구를 찾느냐?”고 질문받았던 곳은 빈 무덤 앞에서였습니다. 그녀가 무덤에 간 것은 예수님으로부터 무엇을 얻기 위해서 간 것이 아니라 오직 예수님에 대한 사랑 때문이었습니다. 그녀가 원하는 대상은 ‘누구’ 곧 예수님뿐이었습니다. 이런 점에서 참된 제자가 되어 가는 과정은 ‘무엇을 찾는 인간’에서 ‘누구를 찾는 인간’으로 변해 갑니다. 처음에는 예수님을 통해서 무엇인가를 얻고자 찾아왔던 인간이 나중에는 그분 자체만을 원하는 믿음의 성장이 이뤄져 갑니다.

 

우리가 성경을 공부할 때 어떤 시선으로 성경을 읽어야 하는지 그리고 목표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것은 매우 중요합니다. 단순히 지적 호기심에서 성경을 공부하는 것인지? 남에게 가르치거나 잘난 척하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인지? 아니면 예수님을 더 깊이 알고, 사랑하고 섬기기 위해서 공부하는 것인지? 성경을 읽을 때 중요한 것은 하나의 어떤 주제에 대해서 배우는 데 있는 것이 아니라, 한 분에게 열중하는 데 있습니다. 그 한 분은 우리의 주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성경을 읽고 공부하는 것은 궁극적으로 우리 안에 그리스도 예수님의 모습을 형성시키는 것임을 기억하며, 성경의 맛을 느끼고 그 안에서 참된 보화를 발견할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너희는 그분의 목소리를 들은 적이 한 번도 없고 그분의 모습을 본 적도 없다. 너희는 또 그분의 말씀이 너희 안에 머무르게 하지 않는다. 그분께서 보내신 이를 너희가 믿지 않기 때문이다. 너희는 성경에서 영원한 생명을 찾아 얻겠다는 생각으로 성경을 연구한다. 바로 그 성경이 나를 위하여 증언한다. 그런데도 너희는 나에게 와서 생명을 얻으려고 하지 않는다”(요한 5,37-40).

 

[2022년 12월 11일(가해) 대림 제3주일(자선 주일) 수원주보 3면, 이승환 루카 신부(교구 복음화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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