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3) 가톨릭교회 구약 성경 정경
이스라엘 성경의 모든 경전 보존 - 가톨릭교회 구약 성경 정경은 히브리어 성경 39권과 헬라어로 쓰여전 제2 경전 7권을 포함해 총 46권이다. 사진은 베들레헴에 있는 예로니모 성인의 무덤으로 성인은 이곳에서 라틴어 대중 성경인 불가타를 번역했다. 70인역 성경 기원전 3세기에서 2세기 사이 이집트 알렉산드리아에서 히브리어 성경이 헬라어로 번역되었습니다. 당시 알렉산드리아는 헬레니즘 문화의 중심지였을 뿐 아니라 대규모 유다인 디아스포라 공동체가 있었습니다. 기원전 2~1세기 무렵 쓰인 「아리스테아스의 편지」에 따르면 프톨레마이오스 2세 필라델포스 임금(기원전 285~246년)이 알렉산드리아 도서관을 세우면서 이스라엘 12지파에서 각 6명씩 선발된 원로 72명을 초청해 예루살렘에서 알렉산드리아로 와서 토라(오경)를 헬라어로 번역했다고 합니다. 거룩한 책인 토라가 헬라어로 옮겨짐에 따라 히브리어 성경의 나머지 책들의 번역을 위한 전제 조건이 충족되었습니다. 그래서 헬라어 토라를 바탕으로 히브리어 성경의 나머지 책들도 알렉산드리아와 예루살렘에서 기원후 2세기 초까지 점차 번역되었습니다. 이 히브리어 성경 헬라어 번역본을 「70인역 성경」, 라틴말로 「Septuaginta」(셉투아진타)라 하고, LXX로 표기합니다. 「70인역 성경」에는 유다교 히브리어 성경인 타낙 성경에 포함되지 않은 책들이 더 들어 있습니다. 이 책들을 그리스도교는 제1 경전인 히브리어 타낙 성경과 구분해 ‘제2 경전’이라고 합니다. 토빗기, 유딧기, 마카베오기 상ㆍ하권,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입니다. 이 7권의 제2 경전은 모두 히브리어가 아닌 헬라어로 쓰였습니다. 가톨릭교회의 구약 성경 정경 그리스도교는 이스라엘 성경의 모든 경전을 보존했습니다. 그리고 하느님께서 교회 탄생 이전에 이스라엘 백성과 맺으신 옛 계약을 주님께서 완성하신 새로운 계약 앞에 두었습니다. 교회가 이스라엘의 유다교 성경을 자신의 경전으로 받아들이고 보존한 것은 주님이신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그리고 주님을 통한 하느님의 구원 역사를 선포하고 이해시켜주는 “참된 하느님의 말씀”이기 때문입니다. “구약은 성경의 사라지지 않을 한 부분이다. 구약 성경은 하느님의 영감을 받은 책들이며 영원한 가치를 지니고 있다. 옛 계약은 결코 철회된 바가 없기 때문이다. 사실 구약의 경륜은 구세주이신 그리스도의 오심과 메시아 왕국의 도래를 준비하는 것이었다.…구약 성경은 하느님을 생생하게 느끼게 하고, 하느님에 관한 숭고한 가르침과 인생에 관한 건전한 지식과 기도의 놀라운 보물을 담고 있으며, 그 안에 구원의 신비가 감추어져 있다. 그리스도인들은 구약 성경을 참된 하느님의 말씀으로 존중한다.”(「가톨릭교회 교리서」 121-123항) 초기와 고대 그리스도교 교회 안에서는 유다교 성경 정경에 포함되지 않은 헬라어 성경을 정경으로 인정할 것이냐에 관해 주교들 간에 의견이 엇갈렸습니다. 헬라어 성경을 정경으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주장한 아우구스티누스 성인을 따르는 이들의 수가 그렇지 않은 이들보다 더 많았습니다. 그래서 교회는 382년 로마 주교회의에서 제2 경전을 포함한 총 46권의 「70인역 성경」이 구약 성경의 정경으로 인정받습니다. 그래서 그리스도교는 유다교보다 더 많은 수의 경전을 구약 성경으로 받아들였습니다. 헬라어 구약 성경인 「70인역 성경」은 3세기부터 라틴어 번역됩니다. 예로니모 성인(†420)은 구약 성경의 경전을 히브리어와 헬라어에서 라틴어로 옮겼고, 고대 라틴어 역본 성경을 교정해 ‘불가타’(Vulgata)라 불리는 표준 라틴어 성경을 세상에 내놓았습니다. 한편, 16세기 종교 개혁이 일어나면서 ‘오직 성경’을 주창한 개신교는 히브리어로 쓰인 유다교 타낙 성경만을 구약 성경 정경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그리고 제2 경전을 외경(外經)으로 여겨 정경으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그래서 개신교의 구약 성경은 39권입니다. 교회가 갈라지기 전 「70인역 성경」을 구약 성경 정경으로 함께 인정해오던 동방 정교회는 1672년 예루살렘 공의회에서 히브리어 성경 39권과 토빗기, 유딧기, 집회서, 지혜서를 더해 43권을 구약 성경 정경으로 결정했습니다. 반면, 가톨릭교회는 1546년 트리엔트 공의회에서 히브리어 성경과 헬라어로 쓰인 토빗기, 유딧기, 지혜서, 집회서, 바룩서, 마카베오기 상ㆍ하권을 정경으로 확정했습니다. 그리고 므나쎄의 기도와 제3ㆍ제4 에즈라기는 정경이 아니라고 결정했습니다. 가톨릭교회 구약 성경 정경은 모두 46권입니다. 가톨릭교회 구약 성경 순서와 분류 가톨릭교회 구약 성경의 순서와 분류는 「70인역 성경」을 따르고 있습니다. 가톨릭교회는 「70인역 성경」 구조에 따라 ‘오경’, ‘역사서’, ‘시서와 지혜서’, ‘예언서’로 분류합니다. 오경은 창세기, 탈출기, 레위기, 민수기, 신명기 순으로 배열돼 있습니다. 역사서는 여호수아기, 판관기, 룻기, 사무엘기 상ㆍ하권, 열왕기 상ㆍ하권, 역대기 상ㆍ하권, 에즈라기, 느헤미야기, 토빗기, 유딧기, 에스테르기, 마카베오기 상ㆍ하권 순으로 되어 있습니다. 시서와 지혜서는 욥기, 시편, 잠언, 코헬렛, 아가, 지혜서, 집회서로 구성돼 있습니다. 예언서는 이사야서, 예레미야서, 애가, 바룩서, 에제키엘서, 다니엘서, 호세아서, 요엘서, 아모스서, 오바드야서, 요나서, 미카서, 나훔서, 하바쿡서, 스바니야서, 하까이서, 즈카르야서, 말라키서 순으로 배열돼 있습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2년 12월 18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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