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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6: 성경 이야기 세계 3 - 내부 실화와 외부 실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2-19 조회수1,374 추천수0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6) 성경 이야기 세계 3 – 내부 실화와 외부 실화

 

 

앞서 마르코 복음서가 이야기 Story로서 지닌 특징인 이상적 수신자와 설화자에 대해 살펴보았습니다. 오늘은 그 내용을 정리하면서 내부실화와 외부실화라는 두 가지 설화적 개념을 알아보겠습니다.

 

마르코 복음서를 하나의 이야기로 읽는 것은 설화자와 이야기, 그리고 이상적(혹은 함축적) 수신자로 구성된 성경 텍스트 자체에 집중하며 말하고자 하는 바를 찾는 것입니다. 설화자는 자신의 의도에 따라 이야기를 이해하도록 정보를 제공하고, 이상적 수신자는 설화자가 주는 정보를 통해 복음서의 메시지를 얻습니다. 설화자와 이상적 수신자가 이야기를 매개체로 역동적인 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복음서의 이야기 세계는 내부실화와 외부실화로 구분됩니다. 실화(Diegesis)란 이야기 안에 펼쳐지는 시공간의 세계로, 내부 실화(Intradiegesis)는 이야기 내부 세상을 가리킵니다. 카라바조의 ‘토마스의 의심’ 작품을 예로 들어보겠습니다. 그림을 감상하는 첫 번째 단계는 그림 속 등장인물들을 면밀하게 관찰하는 것입니다. 토마스의 눈빛과 주름 접힌 이마, 예수님 옆구리로 향하는 손이 그의 불신을 드러낸다면 예수님의 인자한 얼굴 표정, 제자를 인도하는 손은 그분의 자상함이 드러납니다. 제자에게 당신 자신을 낮추시는 예수님의 모습과 자신이 세운 기준에 따라 스승님을 대하는 토마스의 모습이 극적으로 대비되어 있습니다. 이렇게 일차적으로 그림 내부에 존재하는 인물들의 표정과 동작, 그리고 서로의 관계를 잘 파악하는 것을 내부실화적 이해라고 합니다.

 

외부실화(Extradiegesis)는 이야기 밖 세상을 가리킵니다. 카라바조 작품을 감상하는 방법의 두 번째 단계는 그림 속 이야기가 관람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주는가 찾는 것입니다. 화가는 그림을 감상하는 이 또한 예수님의 ‘제자’로서 토마스 사도 옆에서 예수님의 상처를 바라보며 주님의 부활을 믿도록 초대받고 있습니다. 이야기가 그럼 밖에 위치한 관람자에게 미치는 영향을 살핀다는 점에서 이러한 감상법을 외부실화적 차원의 이해라고 합니다.

 

그림을 감상하는 방법처럼 성경 이야기를 읽는 데에도 이 두 가지 차원을 구분해야 합니다. 먼저 내부실화적 차원에서 이야기가 어떻게 구성되어 전개되는지 살펴야 합니다. 등장인물은 누구이며 어떤 사건이 어떤 과정으로 일어났는지, 그리고 그 사건의 배경은 무엇인지 묻고 답을 찾아야 합니다. 그다음 단계는 외부실화적 차원으로, 이야기가 수신자에게 어떠한 메시지를 주는지 찾아봐야 합니다. 설화자가 수신자에게 직접적으로 해주는 표현은 없는지, 그리고 그러한 표현을 통해 수신자에게 어떤 메시지를 전하고 있는지 살펴야 합니다. 앞으로 마르코 복음서를 읽어가며 이러한 두 차원을 구분하며 복음서의 메시지를 찾아보겠습니다.

 

[2023년 2월 12일(가해) 연중 제6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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