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7) 성경 이야기 세계 4 - 등장인물 오늘은 이야기의 3요소(인물, 사건, 배경) 가운데 인물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등장인물(Character)은 이야기 속에서 사건과 행동을 통해 이야기를 이끌어 가는 중요한 요소입니다. 성경에서 등장인물은 사람과 사람 집단 그리고 영적 존재들을 포함합니다. 복음서는 예수님을 체험한 여러 사람들의 이야기를 통해 그분이 누구이신지 알려줍니다. 그리고 한 무리의 사람들이 단일 인물로 행동하는 것처럼 묘사된 부분도 있는데, 가령 바리사이파 율법학자들은 예수님의 제자들에게 마치 한 사람처럼 질문을 던지기도 합니다(1,16). 예수님께서 세례받으실 때 하늘이 갈라지며 비둘기 모양으로 내려오는 성령(1,18), 광야에서 유혹을 이겨낸 예수님께 시중을 들던 천사들(1,13), 그리고 예수님의 등장에 두려움을 느끼는 더러운 영들(1,21-28; 5,1-20)도 이야기 속 인물입니다. 이야기에서 인물을 설정하고 성격을 묘사하는 방법은 두 가지가 있습니다. 첫째는 들려주기(Telling, 혹은 직접적 제시)로 설화자가 수신자에게 인물에 관한 정보를 직접적으로 요약하고 설명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예수님에 관한 소식을 듣고 친척들이 예수님을 찾아 나선 이야기를 설화자는 다음과 같이 설명합니다. “예수님의 친척들은 그분께서 미쳤다고 생각하였던 것이다.”(3,21). 설화자가 수신자에게 예수님의 친척들에 관한 정보를 직접 제시하고 있는 것입니다. 또 다른 방법은 보여주기(Showing, 혹은 간접적 제시)로 인물들의 됨됨이가 그들의 언어와 행동을 통해 수신자에게 드러나게 하는 것입니다. 이 방법은 들려주기와 달리 수신자의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합니다. 예를 들면, 베드로는 예수님께 “스승님은 그리스도이십니다.”(8,29)라고 고백하며 예수님에 대한 자신의 믿음을 표현합니다. 그리고 다음 절에 예수님께서 당신의 수난과 부활을 처음으로 예고하시는데 베드로가 예수님을 붙들고 반박하는 모습이 나옵니다(8,31-33). 이는 그가 생각했던 그리스도 이미지가 예수님께서 원하셨던 모습이 아님을 드러냅니다. 이처럼 보여주기 방법은 수신자로 하여금 이야기 속에서 등장인물에 관한 정보가 맞는지 살펴보게 하고, 다양한 증거들을 서로 비교 평가하게 합니다. 수신자들은 성경 속에서 여러 인물들을 만나며 다양한 반응을 갖게 됩니다. 어떤 인물에 대해서는 공감(Sympathy)하기도 하고 또 어떤 인물에 대해서는 반감(Antipathy)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때로는 공감의 감정을 넘어 등장인물과 공통점을 발견하며 감정이입(Empathy)을 하기도 합니다. 수신자가 복음서 인물들에게 어떠한 입장을 취하는지 살펴보는 것이 복음서 속 이야기의 재미입니다. [2023년 2월 19일(가해) 연중 제7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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