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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사도행전 읽기15: 위선적 신앙의 위험성(사도 4,32-5,11)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08 조회수1,021 추천수0

[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15] 위선적 신앙의 위험성(사도 4,32-5,11)

 

 

참된 삶을 살아가는 신앙인들의 모습은 다른 이들에게 깊은 감명을 주지만, 정반대로 위선적 모습을 보인다면 이는 사람들이 교회를 떠나도록 만드는 결정적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사도행전 또한, 바르나바라고도 불리는 요셉과 하나니아스라는 인물의 비교를 통해 위선적 신앙이 결국 어떤 결과를 초래하는지 알려줍니다.

 

앞서 2,42-47에서 초대교회 공동체의 삶이 어떠했는지 살펴보았습니다. 초대교회의 친교는 친목 도모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가진 것을 공동으로 소유하고 나누는 나눔의 친교였음을 말씀드렸습니다. 바르나바라는 별명을 얻은 요셉도, 자기가 소유한 밭을 팔아 그 돈을 가져다가 사도들 발 앞에 놓으면서 나눔의 친교를 실천하였습니다. 그러나 사도행전은 돈을 교회에 봉헌했는가 안 했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얼마나 금액이 많았느냐보다 얼마나 진실하게 봉헌했느냐가 더 중요함을 하나니아스의 일화를 통해 전해줍니다.

 

하나니아스는 요셉처럼 자신의 재산을 팔아 교회에 바치려던 인물입니다. 그러나 문제는 교회에 재산을 바쳤는지 아닌지에 관한 사실 여부가 아니라 판 값의 일부를 떼어 놓곤 교회에 다 봉헌한 척했다는 점에 있었습니다. 사도 베드로는 이 같은 행동에 대해, 사람을 속인 것이 아니라 하느님을 속인 것이라고 비난합니다. 그런데 그의 부인인 사피라도 똑같은 잘못을 저지르고 맙니다. 둘 다 교회에 재산을 바치는 위대한 일을 하고서도 자신의 실적을 부풀리려는 위선 때문에 그 모든 것을 잃게 된 셈입니다.

 

그런데 이런 위선적인 모습은 사도행전에서만 찾아볼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야고보 서간 2,1-13은 교회 안에 재물로 사람을 평가하면서 생기는 차별대우가 있었음을 전해줍니다. 화려한 옷을 걸친 사람에게는 좋은 자리를 내주고, 가난한 사람에게는 자신의 발판 밑에 앉도록 했던 것이 그러한 사례 중 하나였습니다. 야고보 서간은 이 차별이 바로 하느님의 이름을 모독하는 것이며, 가난한 사람을 업신여기는 행위임을 지적합니다. 또한 복음서에서는 가난한 과부의 헌금 이야기가 나옵니다.(마르 12,41-44; 루카 21,1-4 참조) 즉 하느님은 부자들의 많은 헌금보다 빈곤한 과부의 전 재산인 렙톤 두 닢을 더 크게 보신다는 겁니다. 왜냐하면 “주님께서는 진실한 이들은 지켜주시나 거만하게 구는 자에게는 호되게 갚으시기”(시편 31,24) 때문입니다. 이처럼 성경에 위선과 관계된 이야기가 많이 등장한다는 것은 그만큼 신앙인이 자주, 쉽게 빠질 수 있는 유혹이 위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는 위선이 아닌 솔직한 모습으로 하느님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위선적 신앙의 삶은, 숨은 일도 보시는 하느님을 업신여기는 것일 뿐만 아니라, 하나니아스와 사피라의 목숨을 빼앗아 갔듯이 하느님과 진실한 관계를 맺지 못하게 합니다. 반대로 솔직하고 진실한 신앙은 하느님을 만나 그분이 어떤 분이신지 알도록 이끌어 줄 것입니다.

 

[2023년 5월 7일(가해)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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