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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18: 광야에서 유혹을 받은 예수님(마르 1,12-13)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5-08 조회수1,642 추천수0

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18) 광야에서 유혹을 받은 예수님(1,12-13)

 

 

그리스도의 유혹, 후안 데 플란데스(Juan de Flandes, 1496-1519 활동) 作

 

 

마태오와 루카 복음서에는 예수님이 광야에서 40일간 단식한 후 악마로부터 받은 유혹 이야기가 상세히 소개되고 있습니다(마태 4,1-11; 루카 4,1-13). 악마는 예수님께 ‘돌을 빵이 되게 해 보라’, ‘세상의 권세와 영광을 줄 테니 자신에게 경배하라’, ‘하느님의 아들임을 드러내도록 높은 곳에서 몸을 던져 보라’는 세 가지 유혹을 합니다. 예수님은 이 유혹들을 성경 말씀으로 이겨냅니다. 자신을 위해 믿음을 이용하지 않으시고 하느님 말씀에 충실한 예수님의 모습이 두 복음서에는 강조되고 있습니다.

 

마르코 복음서에서 유혹받는 예수님 이야기는 매우 간략한 형태입니다. “예수님께서는 광야에서 사십 일 동안 사탄에게 유혹을 받으셨다.” 마르코 복음서 저자는 예수님이 어떠한 유혹을 받으셨으며 그것을 어떻게 이겨냈는가에 관심 갖기보다는 그분이 유혹을 받은 사실 자체에만 집중합니다. 40일이라는 시간은 이스라엘 백성이 광야에서 다양한 시험을 받은 40년을 상징합니다(신명 8,2 참조). 설화자는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았다고 간략하게 들려줌(Telling)으로써 그분이 우리 자신과 다르지 않은 참 인간이셨음을 드러냅니다(히브 2,18; 4,15 참조). 예수님께서는 세례를 통해 죄 많은 인간들과 연대하셨을 뿐 아니라(1,9-11), 기꺼이 유혹을 받으심으로써 인류를 향한 깊은 유대감을 드러내신 것입니다.

 

설화자는 예수님의 유혹이 ‘성령’에 의해 광야로 내보내어져 이루어진 것이라 전합니다. 요르단 강에서 세례를 받으실 때 성령은 예수님께 내려오셨으며, 그 성령이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어 인류가 겪는 유혹에 동참하게 하신 것입니다. 이러한 성령은 앞으로 예수님 활동을 이끄는 원동력으로 작용할 것입니다(3,29 참조).

 

예수님께서 유혹을 받으신 후 들짐승, 천사들과 함께 지내셨다는 부분은 그분이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 속에 있는 분임을 표현합니다. 들짐승은 사람의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입니다(에제 14,21; 묵시 6,8). 그래서 예수님이 아무런 위협 없이 그들과 함께 머무르고 있다는 것은 메시아 시대의 평화를 묘사합니다(이사 11,6-8; 65,25 참조). 그리고 천사들이 예수님의 시중을 든다는 것은 예수님이 천사들과 직접 관련을 맺는 영역에 속한 존재로 하느님과 특별한 관계 속에 있음을 표현합니다. 예수님은 참 인간이셨으며 동시에 하느님의 특별한 분이십니다. 이야기를 접하는 수신자는 예수님이 하느님께서 보내신 그리스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게 됩니다(1,1).

 

[2023년 5월 7일(가해) 부활 제5주일(생명 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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