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21) 예수님과 제자들(1,16-8,30) -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바실리 폴레노프(Vasiliy Polencv, 1844-1927) 作 마르코 복음서의 첫 번째 부분(1,16-8,30)은 예수님이 갈릴래아 호숫가에서 네 명의 어부들 (베드로, 안드레아, 야고보와 요한)을 당신 제자로 뽑으신 에피소드(1,16-20)로 시작하여 제자들(특별히 베드로)이 예수님을 그리스도라고 고백하는 일화(8,27-30)로 마무리됩니다. 이 첫 번째 부분의 설화적 흐름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베드로의 고백 이야기를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카이사리아 필리피 근처 마을에서 예수님은 제자들에게 중요한 질문을 던집니다. “사람들이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8,27) 그리고 또 묻습니다. “그러면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8,29). 이에 베드로는 제자들을 대표하여 예수님을 그리스도라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자신을 누구라고 생각하는지 처음부터 제자들에게 바로 물으실 수도 있었지만 여느 사람들의 의견을 먼저 물음으로써 제자들의 생각과 일반인들의 의견을 구분 짓습니다. 제자들이 스스로 체험하고 깨달은 내용을 표현하도록 초대하고 있는 것입니다. 예수님의 질문에는 두 가지 핵심 내용이 담겨있습니다. 예수님의 신원(“누구”)과 제자들과 예수님의 관계(“너희에게 나”)입니다. 마르코 복음서의 첫 번째 부분은 이 두 가지 테마를 중심으로 전개됩니다. 먼저 복음서 속에 예수님을 만난 여러 등장인물들은 예수님을 “하느님의 거룩하신 분”(1,24), “하느님의 아드님”(3,11; 5,7), “스승님”(1,40), “세례자 요한 혹은 엘리야”(6,14), “예언자”(6,14), “주님”(7,28) 등으로 고백합니다. “하느님을 모독하며”(2,7), “마귀 우두머리의 힘을 빌려” 활동하는 이(3,22)라는 부정적인 견해도 있습니다. 이러한 다양한 고백 속에 제자들은 스승인 예수님을 “그리스도”로 고백하게 됩니다(8,29). 또 하나의 중심 주제는 예수님과 제자들의 관계입니다. 제자들은 부르심을 받는 순간부터 예수님 곁에 머물며 그분을 알아갑니다. 예수님은 제자들과 사적이며 친밀한 시간을 함께 보내며(1,29-31), 자신의 사명을 함께 수행합니다(1,35-39), 어려운 비유 말씀을 따로 풀이해 주며(4,13-20), 두려움에 사로잡혀 있는 그들에게 용기를 불러일으켜 주기도 합니다(6,45-52). 이러한 이야기 흐름 가운데 예수님은 당신이 ‘그들에게’ 누구인지 물어보셨습니다. 앞으로 마르코 복음서를 읽어가며 이 두 가지 테마를 염두에 두었으면 합니다. 성경 속 여러 등장인물(특별히 제자들)은 각기 나름대로 예수님을 이해하며 그분을 다양한 방법으로 따릅니다. 이야기를 접하는 수신자는 각 인물들에 공감(Sympathy), 반감(Antipathy), 또는 감정이입(Empathy)을 하며 예수님이 어떠한 분인지, 그리고 그분을 따르는 방법이 무엇인지 깨닫게 됩니다. [2023년 5월 28일(가해) 성령 강림 대축일(청소년 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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