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서 이야기 (24) 많은 병자 치유(1,29-34) - 렘브란트(Rembrant, 1606-1669)가 1650년대에 그린 시몬의 장모를 고치시는 그리스도 안식일에 카파르나움 회당에서 더러운 영을 쫓아낸 예수님은 ‘곧바로’ 시몬과 안드레아의 집으로 향합니다. 때마침 그곳에 시몬의 장모가 열병으로 누워 있었는데, 예수님은 그 부인의 사정을 듣고 그녀에게 다가가 손을 잡아 일으킵니다. 그 순간 즉각적이며 가시적인 변화가 일어납니다. 열병으로 옴짝달싹 못 하던 여인이 열이 가시고 예수님과 제자들의 시중을 들게 된 것입니다(1,29-31). 이 치유 기적 이야기에서는 제자들의 변화가 두드러집니다. 회당에서 제자들의 모습은 매우 수동적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그들(특별히 시몬과 안드레아)은 스승님을 자신들의 집에 초대하여 부인의 어려운 상황을 알려주는데 주도적입니다. 이에 예수님은 제자들과 함께 사적인 시간(“집”이라는 한정된 공간)을 보내며, 그들이 이야기하는 것을 주의 깊게 듣고 해결해줍니다. 이렇게 제자들은 일반 대중들과 달리 스승 예수님의 가르침과 활동에 직접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어지는 내용은 예수님이 수많은 병자들을 고쳐주고 마귀들을 쫓아낸 이야기가 서술됩니다(1,32-34).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 카파르나움 사람들이 병든 이들과 마귀 들린 이들을 데려와, 온 고을 사람들이 예수님이 머물던 집 앞으로 모이게 됩니다(1,32-33). 이러한 상황은 세 가지를 보여줍니다. 첫째, 마을 사람들은 안식일 규정(레위 23,32)을 준수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안식일은 금요일 저녁 일몰 때부터 토요일 일몰 전을 가리키는 것으로, ‘저녁이 되고 해가 지자’라는 표현은 안식일이 끝나 마을 사람들이 자유롭게 이동할 수 있게 되었음을 의미합니다(“안식일” - 1,21 참조). 둘째, 예수님이 앞서 회당에서 보여준 권위(1,21-28)에 많은 사람들이 놀라워하였다는 것입니다. 카파르나움 ‘온 고을’ 사람들이 예수님을 찾을 정도로 그분의 가르침과 행위에는 새로움이 있습니다. 셋째, 마을 사람들의 간절함입니다. 예수님 앞에 모인 이들은 인간적으로 비참한 처지에 있던 ‘모든’ 이들과 그들을 돕고 있는 카파르나움 사람들로 그분을 간절히 만나고 싶어 합니다. 설화자는 예수님이 “갖가지 질병을 앓는 많은 사람을 고쳐주고 많은 마귀를 쫓아냈다”(1,34)고 전하면서 그분이 카파르나움에서 하루 동안 행한 일을 요약(Summary) 제시합니다. 예수님은 회당과 제자들의 집에서 보여주신 것처럼 다른 많은 치유와 구마를 행하심으로써 당신이 진정 질병과 마귀를 제어하는 신적 능력을 지니고 있음을 드러냅니다. 이야기를 접하는 수신자는 그분이 그리스도이자 하느님의 아들임을 알기에 그분 능력이 어디에서 기원하는지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러면서 이야기 속 여러 기적을 직접 체험한 사람들(특별히 제자들)이 예수님의 신원을 조만간 제대로 고백하리라 기대할 것입니다. [2023년 6월 18일(가해) 연중 제11주일 광주주보 숲정이 3면, 김영남 가브리엘 신부(광주가톨릭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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