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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성경에 빠지다29: 사도들과 교회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6-27 조회수2,448 추천수0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29) 사도들과 교회


교회의 시대, 땅끝까지 가서 복음 선포

 

 

주님의 승천과 성령 강림은 맞닿은 사건이다. 이제 성령이 함께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다. ‘교회의 시대’라고도 부르는 이 시대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이기도 하다. 장 레스투, ‘성령 강림’, 유화, 루브르박물관, 파리.

 

 

사도행전은 부활하신 예수님께서 승천하신 이후 주님의 제자들이 어떻게 복음을 전했는지, 자신들의 믿음과 주님 부활의 체험을 어떻게 삶으로 이어갔는지, 그리고 초대 교회 그리스도인들은 어떤 모습이었는지를 알려줍니다.

 

주님의 제자들은 예수님의 부활만큼이나 충격적인 체험을 합니다. 바로 ‘성령 강림’입니다. “갑자기 하늘에서 거센 바람이 부는 듯한 소리가 나더니, 그들이 앉아 있는 온 집 안을 가득 채웠다. 그리고 불꽃 모양의 혀들이 나타나 갈라지면서 각 사람 위에 내려앉았다.”(사도 2,1-2) 이제 주님과 결합된 성령께서 그리스도인들을, 하느님의 백성인 교회를 이끄십니다.

 

이런 의미에서 예수님의 승천과 성령 강림은 맞닿은 사건입니다. 구약 성경이 전하는 시대가 아버지 하느님과 함께 한 시간을, 복음서는 아드님 하느님이신 예수님과 함께 한 시간을 전한다면 이제 하느님의 거룩한 영이 함께하는 새로운 시대가 시작됐습니다. ‘교회의 시대’라고도 부르는 이 시대는 지금 우리가 살아가는 시간이기도 합니다.(가톨릭평화신문 2017년 4월 16일자 1410호 ‘허규 신부와 떠나는 신약 여행’ 44편 참조)

 

그래서 교회는 이렇게 고백합니다. “‘성령에 힘입지 않고서는 아무도 예수님은 주님이시다’ 할 수 없습니다.’(1코린 12,3) ‘하느님께서 당신 아드님의 영을 우리 마음 안에 보내 주셨습니다. 그 영께서 아빠! 아버지! 하고 외치고 계십니다.’(갈라 4,6) 이러한 신앙의 인식은 성령 안에서만 가능합니다. 그리스도와 만나기 위해서는 먼저 성령의 인도를 받아야 합니다. 우리보다 앞서 오셔서 우리 안에 신앙을 불러일으키시는 분은 성령이십니다. 신앙의 첫 성사인 세례성사를 받음으로써, 성부 안에 근원을 두고 성자 안에서 주어진 ‘생명’은 교회 안에서, 성령을 통하여, 우리에게 개인적으로 내밀하게 전달됩니다.”(「가톨릭교회 교리서」 683)

 

주님의 부활과 성령 강림으로 이전까지 예수님의 가르침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던 사도들은 완전히 바뀝니다. 그들은 땅끝까지 복음을 선포하고 신앙 공동체를 설립합니다. 그 시작은 베드로 사도였습니다. 오순절 날 예루살렘 성전에 모인 유다인들에게 그는 공개적으로 예수님의 부활을 선포합니다. “이스라엘인 여러분, 이 말을 들으십시오. 여러분도 알다시피, 나자렛 사람 예수님은 하느님께서 여러 기적과 이적과 표징으로 여러분에게 확인해 주신 분이십니다.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통하여 여러분 가운데에서 그것을 일으키셨습니다. 하느님께서 미리 정하신 계획과 예지에 따라 여러분에게 넘겨지신 그분을, 여러분은 무법자들의 손을 빌려 십자가에 못 박아 죽였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그분을 죽음의 고통에서 풀어 다시 살리셨습니다. 그분께서는 죽음에 사로잡혀 계실 수가 없었던 것입니다.”(사도 2,22-24) 베드로뿐만 아니라 모든 사도의 설교는 이렇게 구원을 위한 예수님의 죽음과 부활을 중심 내용을 선포합니다. 교회는 이 고백을 ‘케리그마(kerygma)’라고 부릅니다.

 

사도들은 또한 “하느님의 가장 큰 업적은 죄 중에 있던 사람들을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 당신과 화해시킨 것”이라고 설교했습니다. 그리고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선포하는 사람들은 하느님의 화해 말씀을 전하는 ‘화해의 직분’을 맡은 사람들(2코린 5,18)이라고 선언합니다. 그리고 이것이 ‘교회의 사명’이라고 선포합니다.

 

사도들은 아울러 예수 그리스도를 따르는 이들은 ‘하느님께 선택된 사람’, ‘거룩한 사람’, ‘사랑받는 사람’이라고 가르쳤습니다. 그리고 이에 맞갖게 동정과 호의, 겸손과 온유, 인내를 간직하여 서로 용서하고 사랑하며 감사하는 삶을 살아달라고 요청했습니다.(콜로 3,12 참조) 바오로 사도는 이러한 삶을 ‘그리스도와 함께하는 새 삶’이라고 표현했습니다. 그래서 그는 “말이든 행동이든 무엇이나 주 예수님의 이름으로 하면서, 그분을 통하여 하느님 아버지께 감사를 드리라”고 권고했습니다.(콜로 3,17) 사도들은 무엇보다 ‘사랑의 계명을 실천하고 지킬 것’을 강조했습니다. “사랑하지 않는 사람은 하느님을 알지 못합니다. 하느님은 사랑이시기 때문입니다.”(1요한 4,8)

 

복음 선포와 함께 교회 구성원들은 유다인에서 이방인으로 확장됩니다. 예수님의 십자가 사건은 구원을 위한 것이면서 당신 몸인 교회 안에 서로 다른 유다인과 이방인들을 하나로 만드는 사건입니다. “그분께서는 당신의 몸으로 유다인과 이민족을 하나로 만드시고 이 둘을 가르는 장벽인 적개심을 허무셨습니다.”(에페 2,14)

 

사도들은 예루살렘에서 시작해 소아시아, 로마, 스페인과 아시아의 땅끝까지 복음을 선포했습니다. 사도들과 교회가 모든 이에게 복음을 선포하려고 노력하는 이유는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들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주고, 내가 너희에게 명령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여라. 보라 내가 세상 끝날까지 언제나 너희와 함께 있겠다”라고 주님께서 명하셨기 때문입니다.(마태 28,19-20)

 

성령 강림으로 교회는 그리스도를 머리로 모든 구성원이 하나의 몸을 이루고 구원의 공동체가 됐습니다. 하느님의 성전인 교회는 그리스도의 재림과 심판 날까지 지속할 것입니다.

 

[가톨릭평화신문, 2023년 6월 25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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