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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에 빠지다33: 여호수아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3-07-25 조회수1,194 추천수0

[리길재 기자의 성경에 빠지다] (33) 여호수아기


주님이 약속한 땅 가나안 정복하고 정착

 

 

- 여호수아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가나안 정복 이야기 일부를 전해준다. 여호수아는 시나이 산에서는 모세의 시종을 들었으며,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모세의 후계자로 임명, 그의 공식 후계자가 된다. ‘십계명을 받는 모세’, 그랑드발 필사본 성경 삽화, 840년, 대영박물관, 런던.

 

 

여호수아기는 구약 성경에서 모세 오경 바로 다음에 나오며, 역사서 가운데 첫 번째 작품입니다. 여호수아기의 히브리어 성경 명칭은 ‘예호슈아’입니다. 여호수아는 이스라엘 자손들을 가나안 땅으로 이끌고 들어간 영도자의 이름이며 우리말로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라는 뜻입니다. 헬라어 성경인 「칠십인역」도 ‘Ιησουs’(이에수스)로, 라틴어 대중 성경 「불가타」도 ‘Josue’로 표기합니다.

 

여호수아기는 이스라엘 백성의 가나안 정복 이야기 일부를 전해줍니다. 이 이야기는 기원전 1250년부터 1225년까지 가나안 지역에서 일어난 이스라엘의 전쟁과 그 후 정복한 땅을 12지파에게 분배하는 내용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팔레스티나 지역 초기 거주민들은 ‘아모리인’과 ‘가나안 사람들’이었습니다. 아모리족은 산악 지방의 사람들, 가나안족은 평야 지대의 사람들을 일컫습니다.(민수 13,29; 신명 1,7 참조) 특히 가나안 사람들은 비록 기원전 13세기에 몰락하지만, 반유목민이던 히브리인들보다 훨씬 우월한 문명과 문화생활을 했습니다. 그들은 성읍에 요새와 수로, 배수시설을 갖추고 있었습니다. 가나안 사람들은 도시국가를 이루고 살았는데 여호수아기는 그 지도자들을 ‘임금’으로 소개하고 있습니다.(여호10,1-5 참조)

 

이스라엘의 새 영도자 여호수아는 이미 모세 오경에 등장합니다. 그는 아말렉족과 싸운 지휘관(탈출 17장)이자, 시나이 산에서는 모세의 시종(탈출 24,13; 32,17)을 들었으며, 약속된 땅을 정탐하기 위해 임명된 정탐대원 가운데 한 명이었다.(민수 13,1-16) 그리고 이스라엘 백성들 앞에서 모세의 후계자로 임명됐고(민수 27,18), 그의 공식 후계자가 됩니다.(신명 31,23)

 

여호수아기는 신명기에 묘사된 마지막 사건과 밀접하게 연결돼 있습니다. 신명 34장 1-9절은 모세의 죽음과 여호수아의 계승을 기록해 두었기 때문입니다. 여호수아기는 신명기 마지막 장면, 곧 이스라엘 군대가 죽은 모세를 애도하는 기간이 끝나고 요르단 강을 건너 가나안을 정복하기 위해 진군하기 전 모압 평야에 진을 친 모습으로 시작됩니다.

 

여호수아기는 크게 세 부분으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가나안 정복(1-12장), 둘째, 12지파들에게 약속된 땅 분배(13-21장), 셋째, 요르단 동쪽 지파들을 돌려보낸 후 여호수아의 유언과 죽음(22-24장)입니다. 첫째 부분은 여호수아의 인도로 이스라엘 군대가 가나안 땅을 점령하는 과정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호수아는 먼저 예리코 지역을 정탐한 후 백성을 이끌고 요르단을 건넙니다. 길갈에 도착한 이스라엘은 그곳에 12개의 돌로 기념비를 쌓고 가나안 땅에서 맞는 첫 번째 과월절을 지냅니다. 이후 예리코 점령을 시작으로 가나안 땅 중앙, 남부, 북부 지역을 차례로 점령해 나갑니다. 둘째 부분은 가나안 땅 분배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여호수아는 죽기 전에 12지파별로 땅을 나눠줍니다. 그 밖에도 도피 성읍들을 정해주고, 레위인들을 위해 각 지파가 소유한 48개 성읍을 떼어줍니다. 셋째 부분은 요르단 동쪽 지파들이 돌아간 이야기와 여호수아의 죽음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려줍니다.

 

여호수아기의 핵심 내용은 1장 6-7절에 집중돼 있습니다. “힘과 용기를 내어라. 내가 이 백성의 조상들에게 주기로 맹세한 땅을 이 백성에게 상속 재산으로 나누어 줄 사람은 바로 너다. 오직 너는 더욱더 힘과 용기를 내어, 나의 종 모세가 너에게 명령한 모든 율법을 명심하여 실천하고, 오른쪽으로도 왼쪽으로도 벗어나서는 안 된다. 그러면 네가 어디를 가든지 성공할 것이다.”(여호 1,6-7)

 

여호수아기는 신명기 7장처럼 이스라엘 백성 전체가 하느님께서 내리신 명령에 순종해야 함을 강조합니다.(여호 1,6-9. 16; 24,16-26 참조) 여호수아기는 하느님께서 몸소 가나안 땅을 정복하시고, 이스라엘에 이 땅을 주셨다는 것을 강조합니다. 하느님께서는 가나안을 정복하시고 이스라엘에게 이 땅을 나눠주심으로써 이스라엘의 선조들과 맺으시고 모세를 통해 새롭게 하신 약속을 성취하셨습니다.(여호 1,3.6.11; 23,5.14) 하느님께서 이렇게 하신 까닭은 주님께서 계약에 충실하신 분이시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약속의 땅은 하느님과 이스라엘 사이에 맺어진 계약의 눈에 보이는 증거입니다. 따라서 이스라엘도 하느님의 계명에 충실해야 할 의무가 뒤따릅니다.(여호 1,6-9; 8,32-35; 11,15)

 

신약 성경 저자들과 초대 교회 교부들은 여호수아기를 신약 시대의 예표로 종종 인용하였습니다. ‘여호수아’라는 이름은 ‘예수’의 예표이고, 여호수아가 모세의 후계자가 된 것을 유다교의 율법을 이어 주님의 복음이 그 자리를 차지하게 되었음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 또 요르단 강을 건너 이스라엘이 가나안 땅에 들어간 것을 세례를 통해 교회의 구성원이 되는 것으로, 예리코 성의 함락을 사탄의 세력이 무너지는 것으로, 이방인 라합의 가족이 구원받게 된 것을 교회가 이방인들을 받아들이고 그들이 구원의 새 백성이 된다는 것을 미리 보여주는 것이라고 이해했습니다.(김정훈 신부, 「역사서 이스라엘과 함께하는 성경 묵상」 38-39쪽 참조, 바오로딸)

 

[가톨릭평화신문, 2023년 7월 23일, 리길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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