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도들의 기쁨과 삶을 담은 사도행전 읽기 32] 에페소 소동과 바오로의 기적(19,11-20,12) 에페소에서 바오로의 선교 활동은 계속됩니다. 사도행전은 에페소에서 바오로의 활동이 꽤 긴 시간 이어졌음을 알려줍니다. 활동 기간은 총 2년으로 회당과 티란노스 학원에서 토론을 통한 선교 활동으로 채워졌습니다. 그리고 이번 선교는 토론만이 아니라 기적도 동반된 활동입니다. 이번 내용은 여러 가지 이야기가 함께 나열되어 있습니다. 스케우아스 아들들의 구마 이야기와 소동, 트로아스에서 에우티코스를 살리는 바오로의 기적들이 담겨 있습니다. 하나씩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첫 번째 스케우아스 아들의 구마 이야기입니다. 에페소에서 선교 활동하는 바오로를 통해 비범한 기적들이 일어납니다. 이 기적은 바오로에게서 나온 게 아닙니다. 유다인 구마자들이 바오로가 선포한 예수님의 이름을 이용하고 있는 걸 보면, 바오로의 기적은 주님의 이름으로 이루어진 전형적인 복음 선포의 결과입니다. 그래서 마술을 부리는 이들이 자기 책들을 불살라 버리고 자신들의 삶을 변화시킵니다. 이렇듯 복음 선포는 사람들의 삶을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이 변화 때문에 에페소에는 큰 소동이 일어납니다. 소동의 주요 요인은 신상을 만드는 은장이들의 선동입니다. 바오로는 예전에 아테네 사람들에게 세상의 모든 것을 만드신 하느님은 사람의 손으로 지은 신전에 살지 않으신다고 설교한 적이 있었습니다.(사도 17,24) 아마도 바오로는 에페소에서 좀 더 적극적으로 사람의 손으로 만든 것은 신이 아니라고 선포한 것 같습니다. 이 선포는 신상을 만드는 이들에게 경제적 큰 손실을 안겨줄 수 있는 말이었습니다. 그래서 은으로 아르테미스 신상을 만드는 데메트리오스라는 사람은 사람들을 선동하여 소동을 일으킵니다. 그러나 이 소동은 복음 선포 여정을 가로막지 못합니다. 오히려 서기관들을 통해 복음 선포는 로마법에 저촉되지도 않고, 그리스도교는 로마에 위협되는 종교가 아니라는 사실만 군중에게 알려집니다. 소동이 오히려 그리스도교를 알리는 선교 행위가 되어버립니다. 하느님의 일은 사람의 일과는 너무나도 다릅니다. 사람들의 방해가 선교에 큰 걸림돌이 될 듯하지만, 하느님은 오히려 역효과를 통해 이를 복음 선포의 도구로 사용하십니다. 이렇게 소동이 가라앉은 뒤 바오로는 마케도니아로 길을 나섭니다. 사도행전은 바오로가 그리스에서 석 달가량 지냈음을 전해 줍니다. 이때 바오로는 코린토에 머물렀던 것으로 보이며, 여기서 로마서를 집필합니다. 이후 바오로는 유다인들의 위협 때문에 여행지를 변경해, 필리피를 지나 트로아스에 도착하게 됩니다. 사도행전은 트로아스에서 있었던 기적 이야기 하나를 전해 줍니다. 기적 이야기는 바오로가 설교가로서 빵을 떼어 성찬례를 거행하는 사람으로서 기적을 하는 사람으로서 불행에 빠진 이를 돕는 이임을 보여줍니다. 바오로의 복음 선포 여정은 아직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이제 바오로는 세상의 중심인 로마를 향해 달려갈 것입니다. 그 길에 성령께서 함께하실 것이며, 바오로에게 힘이 되어주실 것입니다. 우리의 복음 여정도 끝이 아닙니다. 언제나 성령과 함께 지속되어야 하고 영속되어야 합니다. [2023년 10월 8일(가해) 연중 제27주일(군인 주일) 서울주보 5면, 김덕재 안드레아 신부(사목국 성서못자리 담당)]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