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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인구조사가 왜 죄가 되는지요? 카테고리 | 천주교
작성자이정임 쪽지 캡슐 작성일2018-12-02 조회수4,232 추천수0 신고

 

 

 하느님께서 인구 조사를 하라고 다윗을 

 부추기셨다? 

 

 "주님께서 다시 이스라엘인들에게 진노하셔서,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부추기시며 말씀하셨

 다.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여

 라." (2사무 24,1) 


 + 샬롬(그리스도의 평화)


 이 대목에 대하여 주석성경은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주님께서 다윗을 부추기셨다.'는 생각은 (1사무

 26,19에도 같은 표현이 나온다.) 이런 일을 사탄

 의 탓으로 돌리는 역대기 저자를 당혹하게 하였

 음에 틀림이 없다(1역대 21,1. 그리고 욥 2,3 참

 조). <주석성경> 


 그리고 인구조사와 흑사병에 대해서는 주석성경

 에 이렇게 설명하고 있습니다. 


 24장의 바탕에는 의심할 여지 없이 다윗 시대에 

 생겨난 전승이 자리 잡고 있다. 인구 조사 제도

 (인구 조사는 백성에게 생명을 부여하신 주님께

 불경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한다.

 탈출 30,12 각주 참조), 예루살렘에 닥친 흑사병

 에 대한 기억, 여부스 사람 아라우나의 타작마당

 에 세워진 제단(2역대 3,1에 따르면 이곳에 솔로

 몬이 성전을 짓는다.) 등이 바로 그 전승 요소들

 이다. 이런 요소들을 수집한 저자는 인구 조사의

 죄를 '복된 탓'으로 만든다 (사실 1절에 따르면 

 이 죄를 부추기신 분은 하느님이시다). 공동선을

 위한 속죄 예식의 제도가 이 죄에서 나왔기 때문

 이다. <주석성경>


 인구 조사는 백성에게 생명을 부여하신 주님께 

 불경으로 여겨질 수 있기 때문에 조심해야 함에

 도 불구하고 왜 하느님께서는 다윗을 부추기시

 어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게 하시어 죄를 짓게 하

 시고 그에게 벌을 주시겠다고 하시는지 이해가 

 안 됩니다. 어떤 깊은 의미가 있는지요?


 제 생각에 하느님께서는 사람에게 죄를 지으라

 고 부추기시는 분이 아니신데 왜 다윗에게 인구

 조사를 하라고 부추기시고 또 다윗이 인구 조사

 를 했다고 벌까지 내리셨을까? 정말 그 이유가 

 궁금합니다. 


 먼저 부추기다라는 의미를 알아보면, 부추긴다

 는 것은, 남을 이리저리 둘쑤셔서 어떤 일을 하

 게 만든다는 의미인데, 그렇다면 하느님께서는

 왜 다윗을 이리저리 둘쑤셔서 인구 조사를 하게

 만드셨을까를 생각해 보니, 


 어쩌면 인구 조사를 하겠다고 마음 먹은 것은 먼   

 저 다윗이 아니었을까 싶습니다. 그러니까 이미   

 해서는 안 되는 일을 다윗이 계획하고 있었다고   

 생각한 이유는 1절에서 "주님께서 다시 이스라

 엘인들에게 진노하셔서,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

 을 부추기시며 말씀하셨다." 고 설명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러니까 다윗이 인구 조사를 하지 않았다 하더

 다도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진노하셔서

 그들을 치실 계획이 이미 있으셨다는 이야기인데

 이스라엘인들이 구체적으로 무슨 죄를 지어 하느

 님을 진노케 해드렸는지는 구체적으로 모르겠으

 나, 일반적으로 주님의 계명(말씀)에 불순종한 

 탓이겠지요. 


 그렇게 이미 주님께서는 이스라엘인들에게 진노

 하셔서, 그들을 치시려고 마음 먹고 계셨는데 마

 침 다윗이 인구 조사를 하려는 마음을 먹고 있었

 기에 이참에 잘 됐다고 하시면서 다윗이 그 일을

 하도록 그냥 내버려 두신 것은 아닐까 싶은 생각

 이 들었습니다. 


 사실 하느님께서는 다윗이 인구 조사를 하지 않

 도록 예언자 가운데 한 분을 보내시어 그 일을 미

 리 막아 주실 수 있는 분이십니다. 그런데 하느님

 께서는 다윗이 해서는 안 될 인구 조사를 하지 않

 도록 예언자를 보내시지 않았습니다. 


 제 생각에 하느님께서 다윗에게 예언자를 보내시

 지 않으신 이유는 사실 보내 봐야 다윗이 예언자

 의 말을 듣지 않을 것을 아셨기 때문이라고 생각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라

 는 명령을 내렸을 때에 군대의 장수인 요압이 이

 렇게 말하였습니다. 


 "저의 주군이신 임금님께서는 어찌하여 이런 일을

 하려고 하십니까?" 그러나 임금의 말이 요압과 군

 대의 정수들을 위압하였다. 그리하여 요압과 군대

 의 장수들은 임금 앞에서 물러 나와, 이스라엘의 

 인구를 조사하러 떠났다."(2사무 24,3-4 참조)


 이렇게 요압이 그 일은 해서는 안 될 일이라고 충

 언했으나 오히려 '위압'을 가하였다고 하는 것으

 로 미루어 짐작해 보면, 하느님께서 다윗에게 그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예언자를 보내셨다고 해도

 다윗은 그 예언자의 말을 듣지 않았을지도 모른

 다는 점입니다. 


 그러니까 이러한 정황을 가지고 생각해 보면, 이

 스라엘인들은 임금부터 백성에 이르기까지 모두

 하느님의 진노를 살 만한 일을 저질렀다고 생각

 해 볼 수 있다는 것입니다. 사실 고돔과 고모라가

 멸망을 당할 때에 그 고을에 의인이 없어서 멸망

 했다는 점을 생각해 보면, 현재 이스라엘도 소돔   

 과 고모라처럼 의인이 전혀 없는 상태라고 생각

 해 볼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다윗은 인구 조사를 

 한 다음에, 양심에 가책을 느껴 주님께 "제가 이

 런 짓으로 큰 죄를 지었습니다. 이제 당신 종의 

 죄악을 없애 주십시오. 제가 참으로 어리석은 일

 을 저질렀습니다." 라고 자신의 잘못을 고백합니

 다. 그러자 주님께서는 다윗의 환시가인 가드 예

 언자를 다윗에게 보내셨습니다. 

 

 그리고 다윗에게 스스로 어떤 벌을 받을 것인지

 선택하게 하셨고, 그 과정에서 다윗은 주님께서 

 자비가 크시니, 사람 손에 당하는 것보다 주님 

 손에 당하는 것이 낫겠다고 흑사병이 내리는 것

 을 선택하기에 이른 것입니다. 

 

 이런 생각을 바탕으로 정리해 보면, 하느님께서

 는 이미 이스라엘인들에게 진노하셔서, 그들을 

 치시려고 하셨었는데, 마침 다윗도 해서는 안 될

 인구 조사를 하려고 하니 마침 잘 됐다 싶으셔서

 다윗이 그 일을 하면 안 된다고 예언자를 보내실

 수도 있으셨지만 그렇게 하지 않으시고 가만 두

 고 보셨다는 이해로 정리해 볼 수 있지 않을까 

 싶습니다. 어차피 예언자를 보냈다 하더라도 다

 윗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을테니까요. 

 

 그러므로 부추기셨다는 의미 안에는 그 일을 하

 도록 허락하셨다는 의미가 있는 것은 아닐까 싶

 습니다. 새롭게 창조하시기 위해서는 이미 곪은

 종기는 도려내야 하는데, 그냥 곪게 내버려 두신

 그런 의미로 생각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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