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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구약] 성경 속 인물22: 불리한 전쟁에서 승리한 기드온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24-05-29 조회수225 추천수0

[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22) 불리한 전쟁에서 승리한 기드온

 

 

- 천사와 기드온_게르브란트 판 덴 에크하우트

 

 

새로운 시대를 창출하려면 일반적인 용기와 태도로는 안 된다. 사람들에게 비난 중에도 지지를 받으려면 험난한 역경 속에서도 자신의 길이 옳다는 것을 보여주어야 한다. 그러려면 확고한 신념과 큰 용기를 지녀야 한다. 중국의 맹자는 전국 시대에 살았는데, 각 나라의 왕들은 유능한 인재를 끌어들이려 혈안 되어 있었다. 하지만 어쩐 일인지 학식과 덕망 높은 대학자였던 맹자는 왕들로부터 외면을 받았다. 맹자가 도덕 정치를 주장했기 때문이다.

 

맹자는 왕이 올바른 정치를 하려면 백성을 사랑하고, 욕심을 버리고 정치를 해야 한다고 가르쳤다. 서로 죽이고 죽는 전쟁이 매일 일어나는 마당에 맹자의 이런 주장을 귀담아듣는 왕은 없었다. 어느 날 높은 관리가 와서 진정한 용기란 무엇이냐는 질문에 스스로 옳다고 생각되면 1000만 명이 가로막는다 해도 가는 것이 용기라고 가르쳤다. 남의 말에 귀를 닫으라는 말이 아니라 타인과 자신의 의견이 다를 때 깊이 성찰하여 하늘과 자신에게 떳떳하다면 용기를 내서 실천하라는 의미이다.

 

미디안족의 세력이 이스라엘을 억압하자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들을 피하여 깊은 산속에다 은신처와 동굴 등 밖에서 접근하기 어려운 곳들을 마련하였다. 그래도 미디안족과 다른 종족은 올라와 이스라엘 사람들이 농사지은 소출을 모두 약탈했다. 이렇게 되자 이스라엘 백성은 정신을 차리고 다시 하느님께 절규하며 기도하였다. 그러자 주님의 천사가 요아스의 아들 기드온에게 나타났다.

 

주님의 천사가 기드온에게 말했다. “힘센 용사야, 주님께서 너와 함께 계신다. 너는 마치 한 사람을 치듯 미디안족을 칠 것이다.” 기드온은 이게 무슨 말인가, 어리둥절했다. 집안도 변변치 못하고 어린 자신이 미디안족과 싸움을 할 수 있냐며 반문했다.

 

살기등등한 미디안족이 이스라엘을 공격했다. 많은 수의 이스라엘 군인들이 소집되었지만, 하느님은 군인 숫자를 줄이라고 명령하셨다. 안 그래도 승리를 장담할 수 없는 전쟁인데 병력 숫자를 줄인다는 것은 상식에 맞지 않았다. 많은 병력으로 전쟁에서 이기면 마치 이스라엘 백성이 자신들의 힘으로 승리했다고 생각할 것이 분명했고, 하느님께서는 이 전쟁을 자신이 이끄신다는 것을 증명하려 한 것이었다.

 

시험을 통과한 군인들이 겨우 300명이었다. 군인을 시험하는 방법도 특이했는데 물가로 데려가 개처럼 물을 핥는 이들을 뽑았다. 한마디로 말도 안 되는 명령에 순종하는 사람들이 합격한 것이었다. 기드온은 300명의 군인을 이끌고 전쟁에서 대승하였다. 이스라엘이 몇십 배가 넘는 적에게 승리할 수 있었던 요인은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었다.

 

민족의 영웅인 기드온도 말년에 전리품으로 탈취한 금을 가지고 에폿을 만들었는데 이스라엘 백성이 그 에폿을 섬기며 음란죄에 빠졌다. 말년에 한 번 잘못 판단한 실수로 인해 자신이 쌓은 평생의 명예가 무너져 버렸다.

 

[가톨릭신문, 2024년 5월 26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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