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엽 신부의 성경 속 인물] (28) 회개하여 하느님께 돌아간 다윗왕 - 하라드 반 혼토르스트 作 하프를 연주하는 다윗왕 중국 명나라 시대에 큰 도둑 떼가 국경에 몰려들었다. 왕양명(1472-1528)은 황제의 명령으로 국경 마을로 떠났는데 도둑들은 산속 깊이 숨어 있고 좀처럼 쉽게 정벌되지 않았다. 그런데 그는 시간이 지나면서 도읍에 있는 왕양명의 제자들이 학문을 게을리한다는 소식을 들었다. 왕양명은 즉시 제자들에게 편지를 보냈다. “아무리 험한 산속에 버티고 있는 도둑이라도 무찌르기를 계속하면 결국 정벌하게 된다. 그러나 마음속에 숨어 있는 도둑은 완전히 무찌르기가 정말 어렵다.” 스승의 편지는 제자들의 마음을 움직여 다시 마음을 잡고 열심히 공부에 정진했다고 한다. 우리의 삶은 어쩌면 유혹의 연속이다. 왕양명은 안 될 일인 줄 알면서 하는 것, 열심히 해야 할 때 피우는 게으름, 이런 것들이 모두 마음속의 도둑이라 했다. 그는 이 도둑들은 어른이 되어서도 남의 것을 탐하거나 옳지 못한 행동을 하고 그저 혼자만 잘 먹고 잘살려는 이기적인 욕심으로 나타난다고 했다. 왕양명은 항상 곧은 마음으로 자신 속의 도둑을 물리쳐야 한다고 가르쳤다. 다윗왕은 어느 날 밤에 궁전을 거닐다가 멀리서 목욕을 하고 있는 여성을 발견했다. 그 여성은 밧 세바란 여성인데 이미 결혼한 유부녀였다, 그의 남편은 충신 우리야였다. 그런데 다윗은 부하를 시켜 여성을 데려와 정을 통했다. 다윗은 부하 우리야를 죽이기 위해 꾀를 냈다. 다윗은 우리야를 전투가 가장 심한 곳에 보내 결국 그를 죽었다. 그후 다윗은 우리야의 부인을 아내로 삼았다. 다윗은 탐욕에 눈이 멀어 부하를 일부러 죽게 하고 그 아내마저 차지하는 죄를 지은 것이었다. 하느님은 예언자 나단을 다윗에게 보냈다. “어떤 성에 부자와 가난한 이가 살았습니다. 부자에게는 양과 소가 많았지만 가난한 이에게는 암컷 새끼 양 한 마리밖에 없었습니다. 그런데 어느 날 부잣집에 손님이 왔는데, 부자는 자기 양이 아까워서 가난한 집의 새끼 양을 빼앗아 손님 대접을 했습니다.” 그 이야기를 들은 다윗은 화가 나서 소리를 질렀다. “저런 세상에 그런 파렴치한 놈이 있단 말인가? 하늘이 무섭지 않은가?” 소리를 지르며 흥분한 다윗을 보고 나단은 결정구를 날린다. “그 파렴치한 놈이 바로 임금님입니다. 임금님은 충신 우리야를 죽게 하고 그의 아내를 차지하는 죄를 지었습니다. 임금님은 그 일을 아무도 모른다고 생각하나 하느님은 마치 대낮처럼 그 일을 온 천하에 비출 것입니다.“ 다윗은 나단의 말을 듣고 큰 충격을 받았다. “내가 하느님께 큰 죄를 지었소.” 다윗왕은 나단에게 즉시 자신의 죄를 고백하고 회개했다. 이스라엘 역사상에서 위대한 성군으로 존경받는 다윗왕도 예상외로 죄를 많이 지었다. 그러나 다윗이 위대한 것은 자신의 죄를 진정으로 인정하고 회개했다는 것이다. 자신의 죄를 진솔하게 뉘우칠 줄 알았던 다윗,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순수한 그의 믿음을 높이 존경하는 것이다. 누구나 죄를 지을 수 있다. 그러나 그 이후의 태도는 사람마다 다르다. [가톨릭신문, 2024년 7월 7일, 허영엽 마티아 신부(서울대교구 영성심리상담교육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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