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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흥영성운동(뉴에이지) 4 : 영적 식별을 위하여 [출처: 가톨릭신문] 카테고리 | 천주교
작성자유재범 쪽지 캡슐 작성일2024-06-12 조회수217 추천수0 신고

 

다원주의 시대의 가톨리시즘/ 신흥영성운동(뉴에이지) 4 : 영적 식별을 위하여

입력일 2004-09-12 수정일 2004-09-12 발행일 2004-09-12 제 2415호 11면
기체험후 우울증 걸려 자살 시도
정신질환에 이혼까지…
환속하는 수도자도 많아
여섯 차례에 걸쳐 신흥영성운동에 대한 글을 썼다. 계획대로라면 다음의 주제가 기다리고 있기에 이쯤에서 정리를 해야 할 순서다. 그런데 이 글과 관련하여 독자들로부터 많은 문의와 상담요청이 답지하였다. 가족 가운데 단월드, 요가, 마음수련 등에 빠져 영적으로 피폐해진 피해자를 어떻게 하면 되겠느냐는 안타까운 사연들이 있었다. 그들과 대화를 나누면서 필자는 신흥영성운동의 희생자가 꽤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하여 그들에게 그리고 아직도 신흥영성운동에 대하여 호감을 가지고 있는 가톨릭신자들에게 무엇보다도 시급히 필요한 것이 「영적식별력」이라는 결론에 이르렀다.

에제키엘이 전하는 말씀이 영락없이 오늘의 우리를 향한 하느님의 애절한 통탄으로만 들리는 것은 필자가 과민해서만은 아닐 것이다. 『내 양떼는 산과 높은 언덕들을 이리저리 헤매고 있다. 내 양떼가 온 세상에 흩어졌는데 찾아다니는 목자 하나 없다』(에제 34, 6)

필자는 상처입고 신음하는 양들의 소리도, 안타까워하시는 주님의 음성도 외면할 수가 없다. 그래서 앞으로 몇 차례 더 영적 식별을 위한 최소한의 정보를 제공하고자 한다. 그러면 먼저 신자들이 제일 혼돈스러워하는 「기체험」이라는 것에 대하여 알아보자.

소위 기체험이라는 것

실제에 있어서, 한의학, 동양철학, 전통무술(태극권, 택견 등), 침술, 풍수지리 등에서 말하는 기에 대한 개념들, 그리고 그와 관련된 수련문화는 우리 한국인의 삶에 깊숙이 스며 있다. 하지만 그동안 기(氣)에 대한 신학적 해명이 거의 전무하였다. 이제 그리스도인은 이 「기」를 어떻게 이해해야 하는지, 과연 성령과 관계지어 생각할 수 있는지, 교회에서 우려하는 점은 무엇인지 하나하나 짚어 보기로 하자.

한국인의 언어문화 속에서 기(氣)라는 단어는 일상의 삶과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다. 우리는 매일 매일의 삶에서 「공기」를 마시고 「기분」이 좋다 나쁘다, 「기색」이 나쁘다, 「기」가 빠졌다, 「기」가 막히다,

「기」가 차다 등 「기」라는 단어가 들어간 문장을 빈번하게 사용하고 있다. 사전적 의미로 기란 1)활동하는 힘 2)숨쉴 때 나오는 기운이다(표준국어대사전 참조). 곧 존재하는 모든 곳에 있는 생명의 기본 요소가 바로 기이다.

하지만 「기」를 이렇게 정의내리는 것은 성급한 처사이다. 동서양을 가로질러 「기」와 관련된 용어와 개념이 매우 다양하게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동양철학에서 기는 불변하는 이(理)에 대응되는 것으로서 가변적인 물질현상, 만물 생성의 근원이 되는 힘을 의미한다. 요가가 발달한 인도 쪽에서는 프라나(Prana) 곧 우주에너지라고 부르는가 하면 초심리학에서는 「사이」(PSI)라고 부른다. 최근 미국의 뉴에이지 계열에서는 기를 설명하기 위하여 영성(Spirituality)이라는 개념을 도입하여 영성이 「생명의 핵이며 무한 에너지」라고 정의하기도 한다. 한편 일본의 사사키 시게미 박사는 기를 다중, 다층 구조로 형성된 「우주 에너지」로 정의한다. 그는 높은 층의 에너지는 작용력이 신비로워 신(神)에 가깝고 낮은 수준에서는 악마처럼 해를 끼치기도 한다고 말한다.

이처럼 기는 물질, 에너지, 정보, 파동, 영혼 등과 관련되는 천차만별의 의미로 쓰이고 있다.

기에 대한 설명이 이토록 다양한 만큼이나 기체험을 매개하는 방법 또한 여러 가지이다. 우리는 이들을 다음의 두 가지로 묶어서 소개할 수 있다.

 

1)기수련: 기수련은 크게 「몸수련」과 「마음수련」으로 분류할 수 있다.

  

몸수련은 「기」를 건강을 위한 수련법으로 삼는 운동을 말한다. 여기에는 근래 들어 유행하고 있는 기공, 단전호흡, 국선도 수련 등이 속한다. 이들 주장에 의하면 기수련을 통해서 우리는 몸 안에서 기의 흐름을 막힘이 없이 원활하게 함으로써 건강을 증진시킬 수 있다고 한다. 또 기의 축적과 활용 또한 원하는 대로 이룰 수 있다고 한다. 굳이 배속시킨다면 요가도 여기에 속하는 것이다.

 

마음수련은 몸수련의 연장에서 또는 독립적으로 행해진다. 대부분 건강증진이나 평화를 얻기 위한 수단으로써 행해지는 몸수련은 거기서 끝나지 않고 자아완성 내지 종교적인 구도행위를 지향하는 기수련으로 이어진다.

 

한편, 이와는 별개의 것으로 처음부터 마음수련에 입문하는 경우도 있다.

 

그 대표적인 예로서 불교의 선(禪), 명상, 그리고 말 그대로 「마음수련」이라는 이름의 수련을 들 수 있다.

 

-기치료: 기치료는 기의 운용(運用)을 자유자재로 할 수 있는 기치료사가 환자의 아픈 부위에 막혀있는 기를 소통시켜주는 요법이다. 한국에서는 민간요법을 전수받아 근래에 확산되고 있고, 서구에서는 1975년 미국의 크리거(Dolores Krieger) 교수에 의하여 창안된 「치료적 접촉」(therapeutic touch)이라는 이름으로 유행하고 있다.

 

기체험의 피해사례

 

기체험이 다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무분별하게 「기체험」의 세계에 발을 디뎠다가 엄청난 부작용에 시달리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사실이다. 필자가 직접 들은 사례의 종류만 해도 다음과 같다.

 

- 명문대학을 다니는 수재가 대순진리회에서 기를 받은 후 우울증에 걸려 자살한 경우.
- 초월명상 등 뉴에이지 서적에 빠져있던 청년이 악성 정신질환자가 된 경우(다수).
- 전통(무속관련) 민요를 직업으로 부르다가 단 1분도 기도에 집중할 수 없는 상태가 된 경우.
- 수도자가 기와 명상에 빠져 환속하거나 정신질환에 시달리는 경우(다수).
- 기수련(대표적으로 「단월드」)을 하다가 예수 그리스도를 부정하고 교회를 떠난 경우(다수).
- 기치료 받다가 우울증에 걸린 경우(다수).
- 「마음수련」하다가 정신질환자가 되고 이혼까지 한 경우.
- 미국의 교포 신자들이 「마음수련」에 빠져 집단으로 신앙정체성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경우.
- 요가에 빠져서 신앙을 잃은 경우.
- 가톨릭 신자였다가 요가 강사가 되어 신자들을 교회로부터 빼 내가는 경우.

 

이를 종합할 때, 독일인 목사 바실레아 슐링크(Basilea Schlink)의 초월명상에 대한 다음과 같은 진술은 그대로 「기체험」에도 적용된다고 말할 수 있다.

 

『밀교의 가르침의 영향으로 감정적으로 안정을 찾지 못하는 청년들의 수가 증가하고 있는데 특별히 초월명상과 같은 운동에 적극적으로 참여하는 사람들은 완전히 개인적으로 명상에 빠져들고 구루(guru: 힌두교의 지도자)들에게 전적으로 의존하게 되어서 감정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도착상태가 되어 정상적인 생활이 불가능하다. 또한 부부가 모두 명상을 하게 될 경우 이혼율은 특별히 높다. 명상을 할 때의 그 무아지경과 현실로 돌아왔을 때 일상의 스트레스나 욕구불만 사이의 괴리감은 너무 큰 것이어서 조화로운 삶을 영위하기가 불가능하다』(차한, 성경으로 세상보기, 292~293쪽 참조).
차동엽 신부(미래사목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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