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스카 축제는 과월절 또는 무교절이라고 하며, 특히 무교절은, 파스카 축제가 누룩 없는 빵을 먹는 때임을 암시해 줍니다(레위 23,5-6).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에서 종살이 중 급히 탈출할 때 발효되지 않은 반죽으로 빵을 구워 먹고 나왔기 때문입니다(탈출 12,34.39). 신명 16,3에서는 이를 ‘고난의 빵’이라며 과거의 고된 종살이와 관련된 빵임을 기억하게 합니다. 지금도 매년 과월절이면 이스라엘에서는 [마짜]라 하는 ‘누룩 없는 빵’을 쓴나물(탈출 12,8)과 함께 먹으며 그 때를 새깁니다. 또 바오로 사도는 그리스도인의 삶이 ‘누룩 없는 빵마냥 진실해야 한답니다. “여러분의 자만은 좋지 않습니다. 적은 누룩이 온 반죽을 부풀린다는 것을 모릅니까? 여러분은 누룩 없는 빵입니다”(1코린 5,6). 

그렇지만 예수님께서 바리사이와 사두가이의 누룩을 조심해야 한다고 제자들에게 경고하신 마태 16,12과 관련된 가르침으로 보입니다. 왜냐하면 누룩은 변질이나 변절을 상징하기 때문이며, 소량의 누룩도 반죽 전체로 빠르게 번지는 특징이기 때문입니다(1코린 5,6). 이는 예수님 시대에 바리사이와 사두가이들이 지도자로 활동하였음을 고려하면, 합당한 비유입니다. 이런 맥락에서 주님께 바치는 제물에 누룩을 넣지 말라는 오경의 율법(레위 2,4.11 등)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대신에 변질과 부패를 막아주는 소금을 쳐야 합니다(13절). 하느님과 맺은 계약은 소금 계약(민수 18,19)이기 때문입니다. 

그렇다고 누룩이 그 자체로 부정적인 것만은 아닙니다. 예수님께서도 하늘나라가 누룩과 같다고 가르치신 바 있습니다(마태 13,33). 다만 누룩이 상징하는 변질과 변절을 경계해야 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이집트 탈출 사건을 통하여 두고두고 기억될 구원의 신비를 경험하였습니다. 따라서 누룩 없는 빵은 시간의 긴박함, 고난을 기억, 죄와 부패의 확대 등 다양한 의미가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