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된 예언자 엘리야
엘리야는 북이스라엘의 아합왕(기원전 869-850 또는 871-852) 때
활약한 예언자입니다.
오므리 왕조의 아합왕 때는 국력이 비교적 번성했던 시기였습니다.
그런데 종교적으로 보면 야훼 신앙이 무척 위협받았던 시기였습니다.
왕과 왕비(이세벨)가 공식적으로
가나안의 신 바알과 아세라를 섬겼고(1열왕 16장),
백성들도 대부분 그러했습니다.
이러한 때 엘리야는 야훼 신앙을 증거하고 지키기 위하여
하느님의 능력으로 기적을 베풀고
왕에게 하느님의 말씀을 전했습니다.
엘리야 한 일 중 가장 극적인 부분은
가르멜산에서 450명의 바알 예언자와 대결하여
놀라운 승리를 거두고
야훼만이 하느니이심을 드러낸 사건입니다(1열왕 18장).
하지만 엘리야 역시 왕비 이세벨의 살해 위협에 두려워하며
목숨을 구하기 위해 호렙산으로 피해갔다가 하느님을 뵙고
새 힘을 받습니다(1열왕 19장).
엘리야는 기적으로도 유명하지만
죽지 않고 불마차 타고 승천한 일로 아주 유명합니다(2열왕 2장).
그래서 유대 전승에서는 엘리야가 죽지 않았고,
언젠가 다시 오리라는 믿음이 생겼습니다.
이런 믿음은 흔히 마지막 예언서라 부르는
말라기에 잘 표현되어 있습니다.
"이 야훼가 나타날 날, 그 무서운 날을 앞두고
내가 틀림없이 예언자 엘리야를 너희에게 보내리니,
엘리야가 어른들의 마음을 자식들에게,
자식들의 마음을 어른들에게 돌려 화목하게 하리라.
그래야 내가 와서 세상을 모조리 쳐부수지 아니하리라."
(말라 3,23-24)
신약시대에 그리스도인들은
이 엘리야가 바로 세례자 요한임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또 예수님께서 모습이 변하실 때
모세와 엘리야가 자리를 함께 했습니다.
이 두 사람은 유대 전승에서 가장 '영'이 충만했고
하느님께 충실했던 이로 간주되었습니다.
그 둘이 예수님의 영광스러운 변모에 함께 함은
예수께서 그들로 대표되는 구약의 역사를 완성하고
성취하신 분이심을 보여줍니다(마르 9,2-13 참조).
비록 엘리야는 직접 예언 말씀을 남기진 않았지만,
하느님 백성의 마음 속에 깊이 자리잡았던
참된 예언자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