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코 복음에 따를 때, 예수님은 주로 이스라엘 땅에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였지만, 때때로 이스라엘 국경을 벗어나서 이방인들의 지역에 가기도 하였습니다. 5장에는 자유무역도시인 데카폴리스의 하나인 게라사에서 악령을 쫓아내신 이야기가 나오고, 7장에는 띠로 지방에 가셔서 시로페니키아 여인의 딸을 치유해 주신 사건이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8장에는 제자들과 함께 헤르몬산 밑의 수원지인 필립보의 가이사리아에까지 가서 제자들에게 자신을 누구로 생각하느냐고 묻습니다.
이들 지역에서는 헤로데 왕과 그와 결탁한 율법학자들의 영향력이 미치지 않았습니다. 따
라서 신변에 위협을 느꼈을 때에 이들 지역으로 잠시 피신하지 않았나 싶기도 합니다. 그리
고 제자들을 파견하면서 이방인들에게는 가지 말라고 하신 이유는, 이방인들을 멀리하려는
유다인들의 편견을 공유했을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복음선교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한 목
적으로 보입니다. 제자들을 열둘로 한 것도 이스라엘 12지파를 모으기 위해 복음선교에 나
섰음을 상징하기 위해서입니다.
역량이 넘치고 일꾼이 많을 때에는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일을 벌일 수도 있겠지
만, "추수할 것은 많은데 일꾼이 적으니 그 주인에게 추수할 일꾼들을 보내 달라고 청하여
라"(마태 9,37-38)는 말씀으로 보아 그럴 형편이 아니었던 것이죠. 그래서 유다인 지역에 제자들을 보내어 집중적으로 복음선교를 하기 위해, 제자들을 이방인 지역으로 가지 말라고
제한한 것으로 보입니다.
자세한 내용은 《마르코복음 이야기》(성서와함께 ☏ 02-822-0125)를 참조해 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