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성서에는 ’에녹’이 몇 차례 언급됩니다. 히브 11,5에는 "믿음으로 하늘로 옮겨져서 죽음을 맛보지 않은" 인물로 제시되고, "하느님께서 데려 가시기 전부터 그가 하느님을 기쁘시게 해드렸다"고 되어 있습니다. 그뿐만 아니라 유다 1,14-15에는 에녹의 말이 인용되어 있습니다. "주님께서 거룩한 천사들을 무수히 거느리고 오셔서 모든 사람을 심판하실 때에 모든 불경건한 자들이 저지른 불경건한 행위와 불경건한 죄인들이 하느님을 거슬러 지껄인 무례한 말을 남김없이 다스려 그들을 단죄하실 것입니다."
그런데 이런 내용만으로는 에녹을 회개의 모범이라고는 할 수가 없죠. 아마도 그런 이야
기가 나온 것은 기원전 1세기경에 편찬된 위경 《에녹서》의 영향으로 보입니다. 이 에녹서
는 서론과 결론을 포함해서 5권으로 되어 있는데, 그중에서 제1권의 내용이 이와 관련되었
을 것으로 보입니다. 창세 6,1 이하를 보면 하느님의 아들들과 사람의 딸들 사이에 관계를
가진 이야기가 나오는데, 그 관계로 말미암아 타락한 천사들이 생겨났다는 이야기가 에녹서
제1권에 나옵니다. 이들이 인류를 타락시키고 있는데, 에녹은 이들을 막으려고 온갖 노력을
다했다는 기록에서 ’회개의 모범’으로 발전되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공동번역 성서》도 일종의 책이기 때문에 오자와 탈자가 있습니다. 그래서 발견될 때마
다 꾸준히 고쳐서 펴내고 있는데요. 특히 작년에 전반적으로 검토하면서, 제2경전을 원래 위
치대로 복원해서 새로 펴냈습니다. 그 성서를 한 번 대조해 보시고, 그래도 오자 탈자가 있
으면 연락하시는 것이 어떨까 싶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