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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회 안의 성서 해석 카테고리 | 성경
작성자김병곤 쪽지 캡슐 작성일2008-04-06 조회수1,000 추천수1 신고

교황청 성서위원회

교회 안의 성서 해석

* 교황 요한 바오로 2세께서는 1993년 4월 23일, 레오 13세의 회칙 「섭리의 하느님」(Providentissimus Deus) 발표 100주년과 비오 12세의 회칙 「성령의 영감」(Divino Afflante Spiritu) 발표 50주년을 맞아, 추기경단과 외교사절단이 모인 자리에서 교황청 성서위원회를 접견하셨다. 이 자리에서 교황께서는 "교회 안의 성서 해석"에 관한 성서위원회의 중요한 문서가 나온다는 소식을 전해 주셨다. 1993년 4월 15일자의 이 문서는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의 서문(1993년 9월 21일)과 함께 (회칙 「섭리의 하느님」 발표 기념일인) 1993년 11월 18일에 발표되었다.
우리말 번역의 대본은 프랑스 말 본문("L'interpr tation de la Bibledans l' glise": La Documentation Catholique, 1994년 1월 2일, 13-44면)과 영어 본문("The Interpretation of the Bible in the Church", Catholic International, 1994년 3월, 109-147면)이다. 서문과 "I. 해석을 위한 방법과 접근"은 프랑스 말 본문을 영어 본문과 비교하여 옮겼고, 나머지 부분은 영어 본문을 프랑스 말 본문과 비교하여 옮겼다.

성서위원회 문서에 붙이는 서문

"성서 연구(L' tude de la Bible)는 신학의 영혼과 같다." 이것은 교황 레오 13세의 표현을 빌려 제2차 바티칸공의회가 한 말이다(계시헌장, 24항). 성서 연구는 결코 끝난 적이 없다. 시대마다 나름대로 새롭게 성서 이해를 추구하여야 한다. 성서 해석의 역사에서 역사비평 방법의 이용은 새로운 장을 열었다. 이 방법 덕택에 성서 분문을 원래의 뜻대로 알아들을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들이 나타나게 되었다. 그러나 인간 만사가 그렇듯 이 방법 역시 그 긍정적인 가능성과 더불어 몇 가지 위험도 내포하고 있다. (말씀의) 원래 의미를 찾는 일은 "말씀"을 완전히 과거로 후퇴시켜 "말씀"의 현재 의미를 더 이상 파악하지 못하게 할 수도 있다. 이는 "말씀"의 인간적인 차원만이 실재인 것으로 드러나게 할 수 있으며, 인간적 실재를 이해하고자 애써 마련한 방법만으로는 말씀의 참 저자이신 하느님을 파악할 수 없다. 따라서 "일반(profane)" 방법론을 성서에 적용할 때에는 논쟁이 따르게 마련이었다.

진리를 더 잘 깨우치고 개인의 생각을 올바르게 표현하도록 도와주는 모든 것은 신학에 유효한 공헌을 한다. 이런 뜻에서 역사비평 방법을 신학 연구에 받아들여 이용해 온 일은 바람직하였다. 그러나 우리의 사고 지평을 축소시켜 우리 눈과 귀를 단순한 인간적 차원 그 이상으로 넓혀 나가지 못하게 묶어두는 것은 무엇이나, 개방을 유지하기 위하여, 배척해야 마땅하다. 그런 까닭에 역사비평 방법이 나타나자마자, 그 올바른 구성과 유용성 문제에 관한 논쟁이 일어났으며, 지금까지도 이 논쟁은 결코 끝나지 않았다.
이런 논쟁이 진행되는 가운데 가톨릭교회의 교도권은 중요한 문서들을 통하여 서너 차례 입장을 표명하였다. 우선 교황 레오 13세는 1893년 11월 18일 회칙「섭리의 하느님」(Providentissimus Deus)에서 성서 주석의 방향에 관한 몇 가지 지표를 설정하였다. 당시에는 극단적 자유주의가 교의문제에까지 침투하고 있었기 때문에, 레오 13세는 새로운 가능성의 긍정적 측면을 배제하지 않으면서도, 그러한 자유주의를 비판하는 견해를 표명하였다. 그러나 그로부터 50년 뒤, 저명한 가톨릭 주석가들의 눈부신 노력 덕분에, 교황 비오 12세는 1943년 9월 30일 회칙 「성령의 영감」(Divino Afflante Spiritu)을 발표하여, 성서 이해에 필요한 현대의 방법들을 받아들이고 그것을 잘 활용하여 좋은 결실을 얻어내도록 격려할 수 있었다. 마침내 제2차 바티칸공의회는 1965년 11월 18일에 내놓은 계시헌장(Dei Verbum) 안에 이 모든 것을 수렴하였다. 계시헌장은 영속성을 지닌 교부신학의 통찰과 현대의 새로운 방법론적 인식을 결합시켜 영구적이고 권위있는 종합적 전망을 우리에게 제시하였다.

한편 성서 주석 방법론의 범위는 30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었을 정도로 넓어졌다. 구조주의에서 유물론적 정신분석학적 해방론적 주석에 이르기까지 새로운 방법과 새로운 접근들이 제시되었다. 그밖에 다른 관점에서도 새로운 시도들이 진행되고 있는데, 교부들이 한 주석 방법의 가치를 재평가하고 영성적 성서 해석의 새로운 형태에 길을 열어주는 데 그 목적을 두고 있다. 그러므로 교황청 성서위원회는 회칙 「섭리의 하느님」 발표 100주년과 회칙 「성령의 영감」발표 50주년을 맞이하여 현상황에서 가톨릭 주석의 입장을 밝혀야 할 임무를 맡았다.
제2차 바티칸공의회를 거치면서 새롭게 구성된 성서 위원회는 교도권의 기구가 아니라, 전문가들로 이루어진 위원회이다. 그들은 가톨릭 주석가로서 학문적 교회적 책임을 의식하여 성서 해석의 근본 문제들에 대한 입장을 표명하여 교도권의 신임을 얻고 있다. 이 문서는 바로 이러한 틀 속에서 작성되었다. 이 문서는 탐구자들에게 오늘날 사용되는 다양한 방법에 바탕을 둔 총체적 전망을 제시하고, 제반 연구 방법의 가능성과 한계를 밝혀주고 있다.

여기서 이 문서는 성서의 의미를 다루는 문제와 만나게 된다. 곧, 역사적 사건의 일회성과 어느 시대에나 동시적인 영원한 말씀의 불변하는 유효성 안에서 인간의 말과 하느님의 말씀이 함께 어우러진 성서의 의미를 어떻게 인식할 수 있는가 하는 문제이다. 성서 말씀은 과거 사건에 그 뿌리를 두고 있지만 단순히 과거에만 묻혀있을 수는 없다. 그 말씀은 하느님의 영원성에서 오기 때문이다. 다른 한편 그 말씀은 하느님의 영원성으로 우리를 이끌어주지만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포괄하는 시간의 길에서 우리를 인도한다. 본인은 이 문서가 성서를 올바로 이해하는 길이 무엇인지를 밝히는 데 참으로 귀중한 도움을 주며, 새로운 전망을 열어주리라고 확신한다. 이 문서는 1893년과 1943년의 두 회칙과 같은 맥락에 있으며 그 가르침을 풍부하게 발전시키고 있다. 본인은 성서위원회 위원들이 이 문서를 한 단계 한 단계 완성해 나가는 동안 보여준 인내와 노고에 깊은 감사를 보낸다. 이 문서가 널리 보급되어, 성서에 담긴 하느님 말씀을 더 깊이 이해하고 자기 것으로 삼는 일에 크게 기여하기를 바란다.

로마에서,
1993년 9월 21일.
성 마태오 사도 복음사가 축일

요제프 라칭거 추기경

차 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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