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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Re: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에 대한 해설 - 조규만 주교님 카테고리 | 성경
작성자이인호 쪽지 캡슐 작성일2010-08-25 조회수914 추천수6 신고
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 - 조규만 주교님
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에 대한 해설

조규만 (주교)


최근 주교회의 신앙교리위원회는 『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2005. 1.28)을 『환경문제와 그리스도인의 생활』과 함께 발간하였다.
신앙교리위원회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건전한 신앙생활을 해치는 운동과 흐름』에 관한 책자를 펴낸 바 있다. 

1997년에 처음 나온 이 책자를 통해 신앙교리위원회는 신흥종교운동, 시한부 종말론, 사적 계시, 뉴에이지 운동, 건강과 치병을 빙자한 비술과 영술 운동·각종 예언술·풍수지리·전생·환생 신드롬, 종교 다원주의, 복제 인간 등 한국사회에서 드러나는 전반적인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주의를 환기시켰다. 1990년대 초에 휴거와 같은 세상 종말에 관한 헛된 소문으로 사회에 불안 풍조가 만연하고, 세기말 현상으로서의 지구 종말에 관한 두려움이 노스트라다무스 예언과 맞물려 사회에 큰 파장을 불러일으켰다. 

2003년 신앙교리위원회는 두 번째 문헌을 통하여 급속히 확산되어 가는 ‘유사영성 운동’에 대하여 집중적으로 주의를 환기시켰다. 


당시 문헌에서는 ‘신영성 운동’으로 일컬었으며, 또 다른 문헌에서는 ‘신흥영성 운동’으로도 일컬어지고 있는데,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는 ‘신영성 운동’이라는 용어가 이 운동의 부정적인 면, 곧 그리스도교 신앙과 충돌한다는 것을 드러내지 못하고 오히려 ‘새로운 것’, ‘좋은 것’이라는 긍정적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에 ‘신영성 운동’이라는 용어보다 ‘유사영성 운동’이라는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이 운동이 그리스도교 교리에 어긋나고 신앙생활에 부정적 영향을 미치는 ‘거짓 영성 운동’임을 드러내고자 하였다. 
 

이와 관련된 내용은 주교회의 한국사목연구소에서 발표한 「유사영성 운동의 현황과 확산 대책 보고서(안) -가톨릭 영성 프로그램 개발 보급을 중심으로」,(2004. 12. 1), 1-2면을 참조할 수 있다. 

1970년대에 사회적인 풍조에 대응하면서 미국과 일본에서 출발한 뉴에이지 운동을 비롯한 ‘정신세계 운동’은 새롭게 발전된 정보매체와 대중문화를 통하여 급속히 확산되면서 새로운 문화운동으로 인정받기에 이르렀다. 이 운동들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그리스도교 신앙과 충돌한다. 
 

그러나 많은 신자들은 이런 사실을 알지 못하고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고, 한편에서는 여기서 사용되는 수련 방법들을 그리스도교 영성 운동과 접합시키려는 시도마저 있다. 이런 상황에 직면하여 신앙교리위원회는 그리스도교 신앙을 지키고 살아가는 데 도움을 주고자 이러한 운동의 성격과 문제점을 알려주고자 한 것이다.

오늘날 우리나라에 ‘유사영성 운동’은 ‘자연종교의 확산’과 ‘포스트모더니즘 사조’와 더불어 그리스도인의 신앙 정체성을 흔드는 세 가지 주요 현상으로 지적되고 있다(주교회의 성서위원회, ‘성서주간 담화문’(2003.11.23) 참조).  

‘유사영성 운동’이란 “한국에서 1970년대 이후에 주류 문화 또는 종교에 대한 광범위하고 두드러진 반작용으로 특정 방법을 사용하여 몸과 마음을 수련하고, 특히 그리스도교 교리에 어긋나는 주장을 하거나 그리스도인의 신앙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초래하는 방식으로 개인적 각성과 의식 변용, 그리고 영적 진화와 인간 완성을 추구하는 운동”(「유사영성 운동의 현황과 확산 대책 보고서(안) -가톨릭 영성 프로그램 개발 보급을 중심으로」, 3면)으로 규정할 수 있다. 

인천교구 미래사목연구소 소장 차동엽 신부는 『사목』에 여러 차례 ‘신흥영성 운동의 현상’에 관한 글을 게재하여 문제점을 지적한 바 있다. 그로 말미암아 단월드(구 단학선원)는 언론중재위원회에 중재신청을 하기도 하였다. 

차동엽 신부에 따르면, 서울의 어느 본당에서는 각 쁘레시디움별로 몇 명이 될 정도로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단월드에서 기 수련을 하고 있는데, 이 운동은 단순한 건강운동이나 심신수련의 수준을 넘어 종교적 색채를 띠고 있다(차동엽, “신흥영성 운동의 현상<6>”, 『사목』 308호(2004. 9.), 127면 참조). 
 

신앙교리위원회는 신자들이 이런 운동과 흐름에 빠져들지 않으려면 먼저 그리스도 신앙인으로서의 정체성이 무엇인지 아는 것이 시급하다고 보아 이 문헌을 마련하였다. 

이 문헌은 크게 네 부분으로 구성되어 있다. 첫 장에서는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확인하는 신앙의 내용을 다루고 있으며, 둘째 장에서는 건전한 신앙생활을 위한 실천으로서의 계명을 다루고 있다. 셋째 장에서는 기도생활, 넷째 장에서는 미사를 중심으로 한 성사생활을 다루고 있다. 

이 문헌의 전체적인 흐름은 전통적인 방법을 따르고 있다. 


전통적으로 교리서들은 믿어야 할 신앙, 지켜야 할 계명, 그리고 은총을 얻는 방법으로서 성사를 그 근간으로 삼아왔다. 이어서 많은 교리서들이 ‘주님의 기도’를 풀이하면서 기도에 관하여 언급하였다. 트리엔트 공의회의 결실인 『로마 교리서』와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결실로 나온 『가톨릭 교회 교리서』 역시 이러한 흐름을 이어받고 있다. 

일명 ‘트리엔트 교리서(Catechismo tridentino)’라고도 불리는 이 『로마 교리서』(Catechismo Romano ad uso dei Parocci)는 비오 5세 교황(1566-1572년)에 의해 선포되었으며, 그 구성은 입문, 머리말, 제1장 신앙과 신경, 제2장 성사, 제3장 계명, 제4장 기도로 되어있다. 『가톨릭 교회 교리서』도 서문에서 밝히고 있듯이 제1편 신앙고백, 제2편 신앙의 성사들, 제3편 신앙생활(계명), 제4편 신앙생활의 기도로 구성되어 있다.

이 문헌 역시 이러한 교리서들의 흐름을 따르고 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기도를 중심에 놓고 기도에 많은 내용을 할애하였다는 점이다. 

그러한 기도와 연결해서 성사생활 역시 가장 큰 기도이며 전례적 기도의 으뜸인 미사를 강조했다는 점이다. 이 문헌이 제시하는 몇 가지 요점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1.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이 그리스도 신앙의 중심이다

그리스도 신앙인이란 절대적이고 유일한 최고 존재로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받아들이는 사람이라는 것을 문헌은 명확하게 제시하였다. 그리스도인으로서 믿어야 할 신앙의 내용이 ‘신경’(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과 사도신경) 안에 모두 포함되어 있지만, 문헌은 신경의 내용 가운데에서도 핵심으로 간주되는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곧 ‘살아계신 하느님’(6-7면), ‘창조주이신 하느님’(7면), ‘인간이 되신 하느님: 예수 그리스도’(8면), ‘삼위일체이신 하느님’(9-10면) 등이다.

‘교회 안의 삶’(10-12면)에서 교회를 정의하고 가르치는 가운데에도 여전히 삼위일체 하느님을 그 중심에 두고 있다. 교회란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을 기원으로 준비되고, 세워지고 완성된다.”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 문헌 가운데 교회에 관한 교의헌장 「인류의 빛」 2항을 인용하면서, 삼위일체이신 하느님의 신비를 드러내는 장이며 하느님께서 함께하시는 공동체로 교회를 이해하고 있다. 

교회가 하나이요 거룩한 이유도 삼위일체 하느님 때문이라고 설명하고, 교회가 지향하는 일치와 친교 역시 삼위일체 하느님의 일치와 친교에서 그 모범을 찾는다. 

최근 교황청 문헌 “뉴에이지에 관한 사목적 성찰을 위한 지침들”(2004.6.16.)에서도 교회를 삼위일체 하느님과 긴밀하게 연결시키고 있다. 지침 13항에 따르면, 교회란 “겸손한 믿는 이에게 주시는 선물인 은총에 힘입어 하느님의 삼위일체의 생명에 실제로 인격적으로 동참할 수 있는 자리이다”(교황청 문화평의회·종교간대화평의회, 『생명수를 지니신 예수 그리스도』, 한국천주교중앙협의회, 2004년, 215-221면).
 

2. 삼위일체 하느님에 대한 신앙을 중심으로 구성된 ‘신경’의 내용이 바로 그리스도인 정체성의 관건이다 

문헌은 신경 안의 내용을 신앙으로 고백하는 사람은 곧 그리스도교 신자임을 드러내는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15면). 사실 ‘신경’이라는 말의 그리스어 어원은 ‘함께 맞추다’, ‘서로 들어맞다’라는 의미의 동사 ‘Symballein’에서 비롯된다. 이 용어는 반지나 지팡이, 또는 쪼개어진 물건을 서로 맞추어봄으로써 계약 상대방을 확인하는 데서 생겨난 말이다. 곧 그러한 물건을 제시하는 사람이 계약을 맺은 상대자라는 정체성을 보여주는 것이다. 이와 같이 ‘신경’은 그리스도 신자라는 것을 드러내는 표지이다. 

문헌이 소개하고 있는 두 가지 신경, 곧 니케아-콘스탄티노폴리스 신경과 사도신경은 모두 성부와 성자와 성령에 대한 신앙의 내용을 설명한 것이다. 

그 밖에 교회, 죄의 용서, 부활과 영원한 생명에 관한 신앙 조항을 덧붙이고 있다. 그러나 이렇게 덧붙인 신앙 조항들도 역시 삼위일체 하느님과 긴밀한 관련을 지니고 있다. 삼위일체 하느님 없이 교회도, 죄의 용서도, 부활과 영원한 생명도 가능하지 않기 때문이다.

3. 삼위일체 하느님 신앙이 유사영성 운동에서 그리스도 신앙을 식별해 주는 기준이다 

‘성부와 성자와 성령의 이름으로’ 긋는 성호는 가톨릭 신자를 외적으로 드러내는 표지인 것처럼, 그리스도인의 정체성을 드러내는 삼위일체 하느님 신앙은 유사영성 운동과 구별되는 중요한 식별 기준이 된다. 신자들이 유사영성 운동에 빠져들지 않도록 하고자 신앙교리위원회가 서둘러 이 문헌을 마련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2004년 6월 로마에서 열렸던 ‘뉴에이지에 관한 국제회의’에서 식별을 위한 몇 가지 관점을 제시하였다. 그 한 가지가 삼위일체 하느님 신앙이다. 하느님이 중심이 아니라 자신이 중심일 때 그리스도교 신앙과 부합할 수 없다는 점을 분명하게 밝히고 있다.

“뉴에이지의 추구는 자아를 중심으로 삼는 반면, 그리스도교 신앙은 철저히 하느님 신비를 중심으로 자아의 방향을 설정하도록 요구한다.”
이처럼 그리스도교 신앙과 조화를 이루지 못함에 따라 뉴에이지 운동이 드러나게 된다. 그러므로 그리스도교 신앙을 통하여 자신의 정체성을 확고하게 할 때 그리스도교 신앙과 어긋나는 뉴에이지 운동을 식별해 낼 수 있는 셈이다. 
 

그러므로 앞의 지침은 다음과 같이 식별 기준을 언급한다. “가톨릭 그리스도교 신앙과 도덕과 양립할 수 있는가 하는 측면에서, 올바른 교리적 도덕적 준거. 기법의 사용이 가톨릭 그리스교 신앙의 세계관과 정신적 도덕적으로 얼마나 조화를 이루는가? 다시 말하여 그 기법을 사용하는 것이 가톨릭 그리스도교 신앙과 도덕 가르침에 어긋나지는 않는가?”(『생명수를 지니신 예수 그리스도』, 220면)

4. 그리스도 신앙인은 끊임없이 공부해야 한다


『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은 우선 신앙의 주체인 신앙인에서 출발한다. 인간은 묻는 존재(1면)이며, 믿는 존재(2-12면)이다. 신앙인이란 이러한 질문과 신앙을 통하여 부활로 말미암아 얻게 되는 영원한 생명이라는 구원을 추구하는 존재로 파악된다(12-15면 참조). 

최근 『한국 교회 미래 리포트』(2005년, 갤럽)의 한국 종교 현황 통계에 따르면, 신앙생활의 이유를 ‘구원과 영생을 위해서’라고 답한 사람들은 프로테스탄트 신자들이 45.5%로서 가장 높다. 

반면에 ‘마음의 평안을 위해서’라고 답한 사람들은 불교가 74%, 가톨릭이 73.2%로 나타나고 있다. 그만큼 많은 천주교 신자들이 교회가 가르치는 대로 ‘부활을 통한 영원한 생명’을 받아들이고 있지 않다는 것이다. 

이처럼 많은 가톨릭 신자들이 그리스도교 신앙이란 ‘마음의 평안’이나 ‘웰빙’이라는 현실적 차원만이 아니라 그것을 넘어서는, “하느님께서 당신을 사랑하는 이들을 위하여 마련하신 것들로서 어떠한 눈도 본 적이 없고 어떠한 귀도 들은 적이 없으며 사람의 마음에도 떠오른 적이 없는”(1고린 2,9 참조) 초월적 행복과 완성을 희망하고 있다는 사실을 간과하고 있다. 

이 문헌은 신앙을 인간의 근본적인 문제에 대한 해답으로 풀이하고 있다. “여러 종교와 사상들은 인생에서 풀리지 않는 물음에 대한 이러한 해답을 나름대로 제시하고 있다”(5면). 질문하는 신앙인은 마침내 신앙의 대상인 ‘신’, 그것도 절대적이고 단일한 ‘유일신’을 향할 수밖에 없음을 지적하고 있다. 

또한 신앙인은 진리이신 ‘신’을 추구하려면 부단하게 질문해야 하는 존재임을 밝혀준다. 문헌이 지적하는 것처럼 그러한 지적 추구가 없다면 신앙은 맹목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신앙 없는 신학은 공허하고 신학 없는 신앙은 맹목적이 된다. 신앙은 이성을 요구하고 이성은 신앙을 추구한다”(23면).

5. 그리스도 신앙이 죽은 믿음이 되지 않도록 하려면 신앙을 실천해야 한다 
『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은 그리스도교 신앙을 더욱 성숙시키고자 몇 가지 실천사항을 강조하고 있다. 우선 그리스도인은 신앙인이기에 앞서 교양을 지닌 성숙한 인격자이기를 촉구한다. 따라서 집착하지 않기, 상대방 이해하기, 겸손하기, 침묵하기, 칭찬하기, 감사하기, 협력하기, 봉사하기를 제안한다(21-22면). 

또한 이러한 인격수양과 더불어 성서와 성전에 대한 공부를 촉구한다. 성서를 그리스도 신앙인들이 삶을 펼쳐나가는 원리와 설계도로 제시하고 있다. 따라서 성서는 물론이고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여 교회의 문헌들도 공부할 것을 권고한다. 영적 독서가 하느님과 자신을 발견하는 데 도움을 준다는 사실을 일깨우고 있다. 

한편 신앙의 삶에 길잡이가 되는 계명으로서 구약의 십계명과 신약의 행복선언을 제시한다. 이 문헌에서는 여기서 계명이란 인간의 업적주의를 뜻하지 않고 하느님의 주도적 구원활동에 대한 인간의 응답이라는 점을 주지시키고 있다. 

계명은 속박하고자 함이 아니라 안전하게 구원되도록 하는 신앙의 이정표이며, 실천적 신앙의 디딤돌이라는 점을 강조한다. 아울러 이 문헌은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하느님 나라를 위한 새 헌법으로서 행복선언을 새롭게 풀이해 주고 있다.

마태오 복음에서 전해지고 있는 8가지 행복선언을 이해하는 일은 쉽지 않다. 모두가 부귀영화를 추구하는데 어떻게 가난이 행복일까? 어떻게 눈물과 배고픔이 행복일까? 많은 신자들이 곤혹스러워한다. 문헌은 명확하게 설명하고 있다.

“행복선언은 신앙인이 손쉬운 즐거움에서 비롯되는 헐값의 행복이 아니라 인간에게 합당한 행복, 하느님의 자녀들에게 걸맞은 행복을 찾게 한다. 가난, 눈물, 배고픔, 박해 등이 행복하게 되기 위한 조건들은 아니다. 오히려 예수님께서 그런 것들을 겪는 사람들을 행복하다고 선포하셨다면, 그것은 바로 거기에서 그들을 해방하시러 오셨기 때문이다”(28면).


문헌은 더욱 구체적인 신앙의 실천으로서 교회법적 의무를 상기시키고 있다. 주일과 대축일 미사 참례의 의무, 단식과 금육의 의무, 고해성사의 의무, 영성체의 의무, 혼인법의 의무, 교무금 납부의 의무를 열거하고 있다(28-29면). 아울러 함께하는 신앙생활을 위해 각종 신심단체나 후원단체의 가입을 권장하고 있다. 

6. 그리스도 신앙인에게 기도는 빼놓을 수 없는 영혼의 양식이며 삶의 수단이다

『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은 기도에 관하여 많은 부분을 할애하고 있을 뿐 아니라 기도의 중요성을 매우 강조하고 있다.

우선 기도를 ‘하느님과의 대화’, ‘영혼의 성찰’, ‘믿음과 사랑의 표현’, ‘영혼의 호흡’, ‘영혼의 양식’으로 이해하고 있다. 그러므로 “인간의 육신이 살아가려면 음식을 먹어야 하는 것과 마찬가지로”(31면) 기도는 영혼을 위해 필수적이다. 또한, 하느님과 교류하고 친교를 나누는 데, 세상을 올바르고 착하고 지혜롭게 살아가는 데 하느님의 도움을 받기 위해서 기도는 필수적이다(32면). 

오늘날 바쁜 일상생활에서 기도를 소홀히 하고 있는 현실과 기도하기 어려운 현실을 이해하면서도 무엇을 기도할 것인지(32-35면), 또 어떤 자세로 기도할 것인지(35-37면)를 문헌은 제안하고 있다. 우리에게 지금 바로 절실한 문제 해결을 위해 드리는 ‘현세 구복적’ 청원 기도를 무시하지 않으면서도, ‘공동 선익’과 ‘감사와 찬미’, ‘용서와 화해’, 나아가 마침내 ‘하느님 나라와 그 의로움’을 위해 하느님께 기도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점을 설명한다. 
 

또한 기도의 자세에 관하여 예수님의 가르침을 하나하나 상기시키고 있다. ‘빈말을 되풀이하지 않는 자세’, ‘남에게 과시하지 않는 자세’, ‘끈질긴(항구한) 자세’, ‘겸손한 자세’, ‘굳건한 신뢰의 자세’를 제시한다. 기도에 관하여 잘 요약하고 있어서 기도의 좋은 길잡이 역할을 하고 있는 셈이다. 

7. 미사는 가장 큰 기도이며, 모든 신앙생활의 정점이다

『건전한 신앙생활을 돕는 길』은 “전례는 교회의 활동이 지향하는 정점이며, 동시에 거기에서 교회의 모든 힘이 흘러나오는 원천”이라는 제2차 바티칸 공의회의 거룩한 전례에 관한 헌장 「거룩한 공의회」를 인용하면서 미사의 중요성을 강조하고 있다(40면). 
 

사실 미사는 초대교회부터 오늘날까지 우리 교회가 세대를 이어 하느님의 말씀을 듣고 배우고 보존해 온 삶의 현장이다. 하느님 은총의 전통적 통로이며 모든 교회적 전통이 보전되어 온 터전이다. 

또한 문헌은 인간을 구원하시고자 ‘한 번에 모든 세대를 위하여’ 봉헌된 십자가 제사가 미사에서 날마다 재현되고 있음을 역설하며(40-41면), 미사를 ‘기념 제사’, ‘희생 제사’, ‘감사 제사’로 이해하고 있다(41면). 미사를 가장 큰 성사이며, 가장 큰 전례적 기도로 이해하고 있는 셈이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미사에 참여할 수 있도록 미사의 구조와 의미를 간략하게 해설하고 있다(42-45면). 그럼으로써 미사를 통하여 기도를 배우고, 은총을 받으며, 하느님과 그분의 사랑을 체험할 수 있기를 도모하고 있다. 이어서 미사를 중심으로 교회의 전례 안에서 베풀어지는 은총의 다른 성사들을 간략하게 해설하고 있다(45-49면).


이 문헌은 아주 간략하게 구성된 교리서, 어쩌면, 소 교리서, 또는 교리서 요약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독자들 편에서 쉽게 읽을 수 있도록 위원들 나름대로 노력의 흔적을 보이지만, 여전히 독자들이 읽는 데 쉽지 않다는 평이 일반적이다. 
 

그러나 이 문헌이 ‘나는 누구인가?’ 또 ‘무엇을 믿는 사람들인가?’라는 질문에 대하여 올바른 답변을 함으로써 그리스도 신앙인의 정체성을 회복하여, 오늘날 다원주의 현상과 뉴에이지 현상을 비롯한 유사영성 운동에 따른 모든 오류와 혼동에서 그리스도인들이 벗어날 수 있는 데 도움이 되기 바란다.  

현장에서 사목하는 사목자들에게는 만족스럽지는 않겠지만 신자들을 재교육하는 데 활용될 수 있는 자료 가운데 하나임에는 틀림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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