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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교황청 가톨릭 교리서 1998년 발행] 391항 부터 카테고리 | 성경
작성자유타한인성당 쪽지 캡슐 작성일2010-11-09 조회수388 추천수0
[교황청 가톨릭 교리서 1998년 발행] 391항 부터
 
 
391항 첫 조상들이 불순명을 선택하게 된 배후에는, 하느님을 거스르는 유혹의 목소리가 있었다.266) 그 목소리는 질투심 때문에 그들을 죽음에 빠지게 하였다.267) 성서와 교회의 성전(聖傳)은 그 목소리에서 사탄 또는 악마라 불리는 타락한 천사를 본다.268) 교회는 그가 본래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선한 천사였다고 가르친다. “악마와 모든 마귀들은 하느님께서 본래 선하게 창조하셨지만 그들 스스로 악하게 되었다.”269)

392 성서는 이 천사들의 죄에 대해 말한다.270) 이 ‘타락’은 하느님과 하느님 나라를 철저하게 그리고 결정적으로 거부한 이 영적 피조물들의 자유로운 선택으로 생겨난 것이다. 우리 첫 조상들에게 “너희가 하느님처럼 될 것이다.”(창세 3,5)고 한 유혹자의 말에 바로 이 반역을 엿볼 수 있다. “악마는 처음부터 죄를 지었고”(1요한 3,8), “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요한 8,44)이다.

393 천사들의 죄가 용서받을 수 없는 것은 하느님의 무한한 자비에 결함이 있어서가 아니라 그들의 선택이 지닌 돌이킬 수 없는 특성 때문이다. “사람이 죽은 뒤에는 참회가 없는 것처럼, 그들도 타락한 뒤에는 참회가 없다.”271)

394 예수님께서 “처음부터 살인자”(요한 8,44)라고 부르셨던 자, 아버지께 받은 사명을 포기하도록 예수님까지도 유혹한 악마의 해로운 영향을 성서는 증언한다.272) 그러나 “악마가 저질러 놓은 일을 파멸시키려고 하느님의 아들이 나타나셨던 것이다”(1요한 3,8). 악마가 저지른 일 가운데 가장 중대한 것은 바로 인간을 하느님께 불순명하도록 거짓말로 유혹한 것이었다.

395 그러나 사탄의 힘은 무한하지 못하다. 그는 다만 하나의 피조물일 뿐이다. 그는 순수한 영적 존재이기 때문에 강하기는 하지만 여전히 피조물에 지나지 않는다. 그러므로 그는 하느님 나라의 건설을 막지 못한다. 사탄은 하느님을 거슬러 예수 그리스도 안의 하느님 나라를 증오하면서 세상에서 활동한다. 인간과 사회에 영적으로 또 간접적으로는 물질적인 것에까지 막대한 피해를 끼칠 수 있다 하더라도, 결국 이러한 활동은 인간과 세계의 역사를 힘차고도 부드럽게 주관하시는 하느님의 섭리가 허락하신 일이다. 이러한 악마의 활동에 대한 하느님의 허락은 하나의 커다란 신비이지만, “하느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는 모든 일이 서로 작용해서 좋은 결과를 이룬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로마 8,28).

538 복음서들은 예수님께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신 직후 광야에서 홀로 계셨다는 사실을 언급한다. “성령께서 예수님을 광야로 내보내셨다”(마르 1,12). 예수님께서는 그 곳에서 40일 동안 단식하시며 머무르신다. 들짐승과 함께 지내셨으며, 천사들이 시중을 들었다.263) 이 시기가 끝날 무렵, 사탄은 하느님께 대한 예수님의 자녀다운 자세를 변질시키려고 세 번 유혹을 시도한다. 예수님께서는 낙원에서 아담이 받은 유혹과 광야에서 이스라엘이 받은 유혹이 집약된 공격을 물리치신다. 악마는 “다음 기회를 노리며”(루가 4,13) 예수님을 떠나간다.

539 복음사가들은 이 신비한 사건이 지닌 구원적 의미를 가리키고 있다. 첫 아담은 유혹에 넘어졌으나, 예수님께서는 꿋꿋하게 서 계시는 새 아담이시다. 예수님께서는 이스라엘의 소명을 완전하게 수행하신다. 그 옛날 광야에서 사십 년 동안 하느님께 대들었던 사람들과는264) 반대로,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뜻에 완전히 순종하는 ‘하느님의 종’의 모습을 보여 주신다. 예수님께서는 이로써 악마를 이기셨으며, 그의 전리품을 다시 빼앗아 오시고자 “힘센 자를 묶어 놓으셨다.”265) 예수님께서 광야에서 유혹자를 물리치신 것은 당신의 수난, 곧 아버지께 대한 자녀다운 사랑으로 바친 최고의 순종을 통한 승리의 예고이다.

540 예수님께서 겪으신 유혹은 하느님의 아들이 어떤 식으로 메시아이신지를 보여 준다. 그것은 사탄이 제시하는 것이나, 사람들이 그분께 기대하는 것과는 전혀 다르다.266) 이 때문에 그리스도께서는 우리를 위하여 유혹자를 이기셨다. “우리의 사제는 연약한 우리의 사정을 몰라 주시는 분이 아니라 우리와 마찬가지로 모든 일에 유혹을 받으신 분입니다. 그러나 죄는 짓지 않으셨습니다”(히브 4,15). 교회는 해마다 40일 간의 사순시기를 통하여 광야의 예수님 신비와 결합한다.

2850 우리 아버지께 드리는 이 마지막 청원 역시 예수님께서 하신 기도에 포함되어 있다. “내가 아버지께 원하는 것은 그들을 이 세상에서 데려가시는 것이 아니라 악마에게서 지켜 주시는 일입니다”(요한 17,15). 이 간청은 우리 각자에게 개인적으로 관계되는 것이나, ‘우리’가 온 교회와 일치하여 언제나 모든 인류 가족의 해방을 위해 기도하는 것이다. 주님의 기도는 끊임없이 우리를 구원 경륜의 차원에 눈뜨게 한다. 죄와 죽음의 비극에 모두가 관련되어 있는 우리의 상호 관계가 변하여, 그리스도의 신비체 안에서의 연대성과 ‘모든 성인의 통공’으로 전환된다.143)

2851 이 청원에서, 악은 추상적인 어떤 것이 아니라, 한 인격체, 곧 사탄, 악마, 하느님께 대항하는 천사를 가리킨다. ‘악마’(dia-bolos)는 하느님의 계획과 그리스도를 통하여 이룩된 하느님의 ‘구원 사업’을 ‘가로막는’ 자이다.

2852 “처음부터 살인자였고……거짓말쟁이이며 거짓말의 아비”(요한 8,44)인 그는, “사탄이라고도 하며 온 세계를 속이는 자”(묵시 12,9)인데, 그로 말미암아 죄와 죽음이 세상에 들어왔고, 또 그의 결정적인 패배로 온 인류가 “죄와 죽음의 수렁에서 건져질”144) 것이다. “우리가 아는 바와 같이 하느님에게서 난 사람은 누구나 죄를 짓지 않습니다. 하느님의 아들이 그를 지켜 주시기 때문에 악마가 그를 다치게 하지 못합니다. 우리는 하느님의 자녀이고 온 세상은 악마의 지배를 받고 있습니다”(1요한 5,18-19).

여러분의 죄를 없애 주시고 잘못을 용서해 주신 주님께서는 여러분과 싸우는 마귀의 계교에서 여러분을 보호하고 지켜 주시어, 언제나 악을 발생시키곤 하는 원수가 여러분을 불시에 공격하지 못하게 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니 하느님을 신뢰하는 사람은 악마를 두려워하지 않습니다. “하느님께서 우리 편이 되셨으니 누가 감히 우리와 맞서겠습니까?”(로마 8,31).145)

2853 예수님께서 당신의 생명을 우리에게 주시려고 자유로이 당신을 죽음에 내맡기시던 그 ‘시간’에, “이 세상의 권력자”146)에 대한 승리가 한 번에 결정적으로 이루어졌다. 이것은 이 세상이 심판을 받는 것이며, 이 세상의 통치자가 “쫓겨나는” 것이다.147) 그는 “여자를 쫓아가지만”(묵시 12,13), 그 여자를 잡지 못한다.148) 곧, 성령의 “은총을 가득히 받으신” 새 하와는 죄와 죽음의 부패에서 보호받는다(평생 동정이신 지극히 거룩하신 천주의 성모 마리아의 원죄 없으신 잉태와 승천). 그러자 “용은 그 여자에 대하여 화가 치밀었습니다. 그리고 그 여자의 남은 자손들과 싸우려고 떠나갔습니다”(묵시 12,17). 그렇기 때문에 성령과 교회는 “오소서, 주 예수님!”(묵시 22,17.20) 하고 기도한다. 예수님의 재림은 우리를 악에서 구해 주실 것이기 때문이다.

2854 우리는 악에서 구해 주시기를 청하면서, 또한 악의 세력이 주도하거나 선동하는 현재와 과거와 미래의 모든 악에서 해방시켜 주시기를 기도한다. 이 마지막 청원에서 교회는 세상의 모든 괴로움에 대하여 아버지께 호소한다. 인류를 짓누르는 악에서 구원해 주시기를 비는 교회는 평화의 귀중한 선물과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는 꿋꿋한 인내의 은총을 간청한다. 이렇게 기도함으로써, 교회는 신앙의 겸손 안에서 “죽음과 지옥의 열쇠를 쥐고 계시는”(묵시 1,18), “지금도 계시고 전에도 계셨고 장차 오실 전능하신 주 하느님”(묵시 1,8)이신149) 그분 안에, 그분을 머리로 하여 모든 사람과 모든 것이 이루는 일치에 앞당겨 참여하는 것이다.

주님, 저희를 모든 악에서 구하시고 한평생 평화롭게 하소서. 주님의 자비로 저희를 언제나 죄에서 구원하시고 모든 시련에서 보호하시어, 복된 희망을 품고 구세주 예수 그리스도의 재림을 기다리게 하소서.1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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