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날의 그리스도인 중에는 종종 복음서의 모든 말씀을 오로지 예수 자신이 처음 만들어 낸
것처럼 여기는 사람들이 있다. 그러나 그 말씀 가운데 상당수는 당시 이스라엘 땅에서 널리
통용되던 것들이다. 한가지 예를 들어보도록 하겠다. 산상설교(마태5-7장)의 결론격으로
제시되어 있는 말씀 "너희는 남에게서 바라는 대로 남에게 해주어라."(마태7.12)는 그 유명한
''황금률''이다.
예수 시대의 대학자였던 율사 힐렐(기원전30 ~ 서기 10년)의 됨됨이와 관련하여 다음과 같은
이야기가 전해온다. 어느 이방인이 힐렐과 쌍벽을 이루던 율사인 샴마이에게 가서 물었다.
"제가 한 발로 서 있는 동안에 율법을 가르쳐 주신다면 저를 개종자(改宗者)로 삼으셔도
좋습니다."
그러자 샴마이는 그를 괘씸하게 여겨 막대기를 들고 쫒아냈다. 그 이방인이 이번에는
힐렐 율사에게 가서 같은 질문을 했더니 "당신이 당하기 싫은 일을 당신 이웃에게
하지 마시오, 이것이 율법의 전부요, 나머지는 모두 주석(풀이)입니다. 가서 이것을 익히시오."
라고 답변했다(바빌론 탈무드 샵바트 31a).
힐렐의 대답이 바로 ''황금률''이었으며, 예수가 활동하던 때는 비록 힐렐이 죽은 후이기는
했지만 그의 사상만은 유다 사회 전체에 막강한 영향을 끼치던 시절이었다.
그러므로 예수나 그분 주위에 있더 이들에게도 ''황금률''은 익히 알려진 가르침이었을 것
이라는 결론에 자연스럽게 도달하게 된다.(사실 황금률은 ''논어''에도 나올 정도로 보편적인
생활윤리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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