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극히 높은 데서는 하느님께 영광

방금 어떤 분께서 전화로 비슷한 문의가 있어서 말씀드리게 되었습니다.

[문] 이번처럼 주일에 이어서 성탄을 맞이하는 경우에, 만일 24일(주일) 성탄 자정미사 지향으로 24일 오후에 시작하여 자정에 끝나는 미사를 참례한다고 하면, 교회법상으로 주일 미사참례 의무와 성탄절 미사참례 의무가 동시에 만족될 수있는지...

참 짖궂은 질문같기도 하면서 한 편 수긍도 갑니다만 답변은 전혀 엉뚱하게 전개됩니다.

우리가 주일 미사를 궐하지 않기 위해 토요 특전 미사에 참여하는 경우가 자주 있지요?

이와 같이 미사 참례 의무는 주일과 축일의 당일이나 그 전날 저녁 미사에 참례하는 것으로 이행되는데(교회법 제1248조 1항 참조), 우리 나라 천주교회는 주일과 의무축일 전날 오후 4시부터 주일과 의무축일의 미사를 집전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으므로, 이때 집전되는 미사에 참례하면 주일(또는 축일)의 의무를 이행하게 됩니다(사목지침서 제74조 1,2항 참조).

이 번과 같이 주일 다음날이 대축일이면 대축일에 해당하는 특전 미사는 주일 4시이후부터 거행할 수도 있다는 얘기입니다.

질문과 같이 주일저녁에 주일의무와 대축일 의무를 동시에 이행하는 경우는 없다는 것이지요. 당연히 주일미사와 대축일 미사를 구분하여 참례하셔야 합니다.

그래서 이 번 기회에 한 말씀 드리겠는데 주일날 관심없이 받아보던 주보였지만 본당 소식란이라도 관심있게 읽어 보시라고 말씀 드립니다. 그기에 본당 전례시간표를 잘 살펴보면 아마 주일 저녁 미사는 없어지고 성탄 자정미사만 안내되는 본당이 더러 있을 겁니다. 또는 주일학교 학생들을 위해서 이른 밤 시간에 성탄미사가 봉헌되는 경우도 있을 거구요, 그러니까 오늘 아침에 주일미사 참예하고 저녁에 성탄 특전미사에 참예하는 분들도 계시겠네요.

그런데 몰라서, 정말 몰라서 오늘 저녁 주일 미사참례를 하러 갔더니 미사가 없고 자정 미사만 있다면 제가 뭐라 말씀드릴 수는 없지만 (신부님께 사정을 말씀드리는 것이 좋겠고) 대송이라도 하신 다음 대축일 미사에 빠지지 말고 참예하시라고 권해드리고 싶습니다. 공교롭게도 다음 주일(12/31)에도 똑 같은 상황이 전개됩니다(1월1일이 성모님축일이고 의무축일입니다)

미사 참예를 의무라고 생각하지 마시고 전례는 신앙생활의 중요한 활력소이자 은총의 현장임을 아셔야 하겠습니다. 미사는 엄숙한 제사일 뿐 아니라 부활하신 예수님과 함께 하는 축제임을 체험하도록 합시다.

메리 크리스마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