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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물] 성서 동물의 세계: 메뚜기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3 조회수4,228 추천수0
파일첨부 성서동물_메뚜기.hwp [357]  

곤충강(昆蟲綱 : Insecta)

 

다리가 여섯이기 때문에 육각충류(六脚蟲類, Hexapoda)라고도 한다. 이 종류는 머리, 가슴의 구별이 뚜렷하며, 머리에 한 쌍의 촉각과 가슴에 세 쌍의 보각(步脚)을 갖는다. 또한 대부분의 것은 두 쌍의 날개를 가지고 있어서 공중을 날아 다닐 수 있다. 그러나 벼룩이나 이처럼 날개가 퇴화한 것도 있다. 곤충의 구기(口器, mouth part)는 복잡한 모양을 이루고 있고 음식을 섭취하는 데 편리하도록 적응해 있기 때문에 심한 변화를 나타내고 있으며, 호흡기관은 기관계(氣管系)로되고 배설기관은 말피기관으로 되어 있다. 곤충의 종류는 대단히 많으며, 대부분 변태(metamorphism)를 한다.

 

 

유시아강(有翅亞綱) 직시목(直翅目 : Orthoptera)

 

유시아강에 해당하는 거의 모두가 날개를 가지고 있으며, 변태를 한다.

 

 

성서 동물의 세계 : 메뚜기(軟滯 : Acridium)

 

 

곤충에는 직시류가 있으며 이 직시류 속에 메뚜기과, 여치과, 귀뚜라미과 등이 있다. 성경에 등장하는 메뚜기는 이 세 종류 중에서 메뚜기과에 속하는 것으로 생각된다. 복안(複眼)과 세 개의 단안(單眼)이 있고 그 아래 튼튼한 입이 있으며 뒷다리가 발달하여 잘 뛰고 뒷다리와 날개를 마찰하여 소리를 내는 수컷도 있다. 몸 빛은 초록이지만 차츰 황갈색 등으로 변하는 보호색을 갖고 있다. 벼메뚜기, 섬서구메뚜기, 농장메뚜기, 얼룩메뚜기, 천분홍메뚜기, 모메뚜기 등 여러 가지며 한국, 중국, 일본, 인도, 중동지방 등 거의 전세계에 널리 분포되어 있으며 몸의 크기도 종류에 따라 다르다.

 

이 중에서 시리아 지방에서 사는 메뚜기의 학명은 Stauronotus Maroccanus)라고 하며 유충 시절에 떼를 지어 이동한다. 알제(Algiers)에서는 1867년과 1884년 이후 몇 해 동안 또는 해마다 그 피해를 입었었다. 때로는 이 때문에 기근이 일어나기도 했었다고 한다.

 

Pachytylus migratorius 또는 Pachytylus cinerascens(책에 따라서는 P. danicus라고 쓰여 있다)는 풀무치를 가리킨다. 이 두 종류는 매우 비슷하다. P. migratorius의 고향은 러시아의 남부지방인 스텝으로 그 부근의 나라들에 이주한다고 한다. 별로 달가운 이주는 아니지만 메뚜기 종류 중에서 옛날부터 널리 알려져 있다.

 

Pachytylus cinerascens는 우리 눈에 상당히 익은 메뚜기이다. 우리나라의 학명은 hocusta migratoria danica이며 몸의 길이가 48-65mm이고 몸빛은 황갈색 내지 녹색이며 앞날개에 불규칙한 흑갈색 반문이 있다. 8-9월에 발생하여 양지바른 풀밭 또는 황무지에서 각종 잡초를 먹으면서 단독으로 서식하며 화본과(火本科) 식물의 해충이다. 앉아 있을 때에는 딱딱한 갈색 앞날개에 덮여 있으나 나아갈 때에는 투명한 황록색 뒷날개가 햇살을 받아 빛난다. 때로는 1년에 두 차례 발생하기도 하지만 보통은 한 번이다. 알이 지하에 깊숙히 묻혀 월동을 한다. 봄에 부화하여 7-8주 사이에 5-6번 탈피를 한다. 서너번 탈피할 때까지는 발생지에 있다가 떼를 지어 이동하면서 곡식을 해친다. 이 풀무치는 시리아, 소아시아에 많이 서식한다.

 

Acridium peregrinum(지금은 Schistocerca peregrina로 학명이 바뀌고 있다) 이 메뚜기는 열대 또는 아열대산으로 보인다. 풀무치보다 몸이 크고 따라서 피해도 많이 준다. 색깔은 북아프리카 산은 황색이고 시리아, 인도산은 적갈색이다. 알제(알제리아의 수도)는 사하라에서 폭풍에 실려 이 메뚜기의 무리가 자주 나타난다. 이집트에서도 많이 서식하고 있지만 무리를 짓지 않으면 해를 끼치지 않는다.

 

이밖에  Acridium Egyptium이라는 종류도 있다. 이 메뚜기도 무리를 지어 사는지 분명치 않다.

 

Caloptenus Italicus라는 종류도 지중해 연안에 서식하고 있는데 성충 시절에는 말할 것도 없고 유충 시절에도 이동한다.

 

위에서 말한 메뚜기 중에서 Pachytylus migratorius(과명은 이주메뚜기라고 부른다)와 P. cinerascens(풀무치)와 Acridium peregrinum(과명은 편력메뚜기라고 부른다)이 팔레스타인과 그 일대에 많이 서식하고 있다.

 

이처럼 이주하는 메뚜기는 대체로 불모지나 고원지대에 알을 낳는다. 이 알이 부화된 후에 기름진 땅으로 이동하므로 마치 북방 민족이 남하하는 것과 비슷하다. 많이 발생하여 주위의 사정에 따라 대단한 기세로 이동한다. 무엇 때문에 이동하는지 자세히는 알 수 없지만 먹이와 기후에 관계가 있는 것으로 생각된다. 혹은 발생한 지역에 먹이가 적기 때문에 이동한다고도 말하고 기름진 땅에서 옛 둥우리가 있는 황무지가 그리워 돌아간다고도 하고, 대기가 건조하기 때문에 그렇지 않은 곳으로 옮긴다고도 한다. 성충이 된 후에는 폭풍이 일기를 기다렸다가 요란한 소리를 내면서 하늘에 새까맣게 떠서 햇빛을 가리고 날아 간다.

 

1915년 시리아에 메뚜기의 재해가 있었는데 그것을 직접 목격한 화이팅(J. D. Whiting)이 국제지리(National Geographic Magagine)에 당시에 광경을 상세히 기고하고 있다. “나는 다음에 그의 견해에 의거하여 옛 예언자 요엘의 시를 읽고 구약의 다른 성서에로 눈을 돌렸다고 한다. 그의 기사는 그 해에 날아온 `편력메뚜기‘를 중심으로 다루고 있다.”

 

시리아에서는 1865년 메뚜기의 큰 피해를 입고 그 해를 `메뚜기의 해‘로 정했다고 한다. 그 후에도 자주 메뚜기에게 피해를 당했으나 한 지역의 재난에 그쳤다. 1892년에는 예리고 부근의 요르단 계곡에 메뚜기가 침범하여 추수를 앞둔 밀과 보리밭이 삽시간에 뿌리째 먹혀 버렸다. 1897년에는 갈릴리가 조금 황폐되고 1904년에는 남부의 황야와 에집트가 피해를 입었다. 그런데 1915년에는 팔레스타인과 시리야의 전토, 즉 북으로는 타우라스 산에서 남으로 이집트 국경까지 광범하게 메뚜기의 피해를 입게 되었다. 묵시록 9,9의 말씀은 이 야훼의 날을 상징하고 있다.

 

1915년의 메뚜기는 주로 `편력메뚜기‘였다고 생각된다. 길이가 6센티 가량 되며 암컷이 수컷보다 더 크고 수컷은 암컷보다 더 아름답다. 날개는 반투명하고 그물 같은 가느다란 선이 있고 흰 바탕에 다갈색 점이 있다. 암컷은 짙은 갈색이고 수컷은 선명한 황색이다. 암컷은 알을 배면 낳을 장소를 물색한다. 그 산란관(産卵管)은 사람이 송곳을 사용하지 않으면 뚫지 못할 딱딱한 땅에 길이 12센티 가량 되는 구멍을 뚫는다. 불과 6센티의 길이 밖에 되지 않는 메뚜기에게 이렇게 강한 힘이 어디서 나오는지 신기할 정도이다.

 

구멍을 파는 동안에 암컷은 날개를 편다. 자기 몸의 두 갑절이나 되는 깊은 구멍을 파게 되므로 몸의 환절(環節)이 늘어날 것이다. 알은 100개가량 기다란 통상(筒狀)을 이루어 점액에 휩싸여 있다. 구멍의 입구도 그와 같은 거품 같은 것으로 덮여 있다. 알을 낳은 지 얼마 되지 않으면 알의 덩어리를 통째로 채집할 수 있지만 2-3일 지나면 만지자마자 부슬부슬 흩어져 버린다. 알은 축축하게 젖어 있다. 말리면 부화하지 않는다. 그래서 암컷이 땅 속 깊숙하게 구멍을 파고 알을 낳는 것이다. 어렵게 알을 낳으면 암컷은 사명을 완수하게 된다. 그리하여 어디론지 날아가 죽게 된다.

 

산란지의 토양이나 기후는 여러 가지이다.

 

지중해의 수면보다 4000미터나 낮다고 하는 요르단 계곡, 저 이스라엘 백성이 가나안 땅으로 향할 때 건너간(민수 3장) 요르단강 일대 남방 사해(死海)의 연안, 알카리 성분이 많은 땅, 소돔, 고모라의 왕들이 빠져 들어갔다는 `역청(아스팔트) 구덩이‘(창세 14장) 일대에도 알을 낳는다. 베들레헴 부근의 올리브나무 숲 속에도, 구세주의 탄생을 찬양한 목자들이 살던 땅에도 `힌놈 골짜기, 몰록에게 자녀를 바쳤다는 땅에도(2열왕 23,10). “이스라엘 자손의... 죄를 염소의 머리 위에 두어”, 정한 사람에게 맡겨 보낸 광야(레위 16,21)에도, 삼손이 여우 300마리의 꼬리에 횃불을 달아 몰아넣었다는 불레셋인의 풍요로운 보리밭에서(판관 15,4-5), 옛날 영화를 누린 띠로, 시돈 그 바닷가의 모래 언덕에도, 요나단이 기어 올라가 불레셋인을 무찌른 믹마스, 게바 사이의 골짜기(1사무 14,13), 즉 들이나 산에도 건조한 지대나 습한 지대에도 알을 낳는다.

 

부화된 지 얼마 되지 않은 메뚜기는 검은 개미와 같은 모습을 하여 날개도 보이지 않는다. 그러나 차츰 자라면서 탈피를 거듭하는 동안에 날개가 없는 유충, 날개가 나기 시작한 번데기에 해당하는 시절, 그리고 성충을 거친 3단계의 변화를 거치는 동안 그 모습에 변화가 거의 없는 편이다 이를 불완전 변태라고 하는데 문외한이라도 분명히 살펴 볼 수 있다.

 

부화하여 2,3일은 산란지에 있으나 성충이 되면 떼를 지어 날마다 4백 내지 5백 피트에서 6백 피트까지 이동한다. 그 이동 경로에 있는 식물은 모두 깨끗이 없어진다. 유충은 어미가 본래 왔던 곳으로 돌아가는 것으로 생각된다. 즉 동북으로 날아가는 것이었다. 그 거대하게 이루는 무리와 파괴력은 엄청나다. “동방의 백성들이 메뚜기 떼처럼 거기 평지를 덮고 있었고. ...”(판관 7,12), “그들은 ... 메뚜기 떼처럼 몰려왔다.”(판관 6,5)라는 비유는 메뚜기의 피해에 대하여 경험이 있는 사람이 기록한 것으로 생각된다.

 

메뚜기가 규율을 지키면서 예루살렘으로 진군하는 광경은 하나의 경이(驚異)이다. 3,4일 동안은 끊임없이 쳐들어간다. 그리하여 이 옛 도성에서 상거래가 활발한 거리를 점령해 버렸다. 요엘 2장1-11까지의 말씀은 메뚜기의 이동 모습을 충분히 연상케 한다.  “임금이 없는데 떼를 지어 나아가는 메뚜기”(잠언 30,27)처럼 일사분란 움직이며 시가지를 점령한다. “ 에덴 같던 땅도 한번 지나가시면 그만 사막처럼 허허벌판이 되고 마는데”(요엘 2,3) 메뚜기 떼가 지나가면 모든 것이 초토화하고 만다. 그들의 움직임은 말처럼 기병대처럼 달려오며 산등성이를 달려오는 소리는 병거 소리와도 같고 마른 풀에 불붙는 소리 같기도 하고 싸움터로 나가는 강한 군대 행렬 소리 같기도 하다고 요엘 에언서는 전하고 있다.

 

메뚜기의 무리는 시내와 올리브산 사이의 좁은 길을 지나 집들은 조금 드문 신 예루살렘을 거쳐 시의 서부로 날아가 드디어 시의 북쪽 교외에 도달했다. 그리하여 성도(聖都)는 성벽의 적은 일부를 제외하고 모두 침탈되었다.

 

실로 “단에서부터 브엘세바에 이르기까지”(1열왕 4,25) 휩쓴 재해였다.

 

메뚜기가 부화했을 때에는 마침 보리가 여물어 있었다. 농부들은 일찌감치 추수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과일과 여름 농작물은 손을 댈 수 없었다.

 

포도나 그 밖의 과수는 난잡하게 심어져 있었다. 포도나무 옆에 무화과나무와 올리브나무, 석류, 등이 아무렇게나 자라고 있었다. 메뚜기는 이 포도원을 기반으로 하여 먹이를 얻어 무리를 지었다. 메뚜기들이 일단 포도원에 들어가기가 무섭게 포도나무는 벌거숭이가 되고 땅을 기던 넝쿨은 뱀처럼 보였다. 무화과의 잎사귀는 특히 메뚜기가 좋아했다. 무화과는 메뚜기의 무리에 에워싸여 누렇게 빛났다. 한 잎사귀에 열 마리 가량의 메뚜기가 달라붙어 있었다. 부드러운 잎사귀부터 먼저 죽고 줄기만 남겼다. 그러나 나중에는 그 줄기도 먹어 버려 하루가 지나면 나무는 벌거숭이가 되고 딱딱한 과일만 가지 사이에 남게 된다. 맛좋은 잎사귀를 다 먹어 치우고 나서 작은 가지의 껍질을 갉아먹기 시작한다. 그리하여 메뚜기에게 먹힌 가지는 햇빛을 받아 허옇게 보였다. 최악의 경우에는 작은 가지까지 모두 먹어 치운다.

 

“내 포도원을 짓밟고 내 무화과 동산을 찍어내는데 껍질들을 하얗게 벗겨 버리는 구나.”(요엘 1,7).

 

과일나무나 가로수가 모두 이렇게 황폐하여 본래의 모습을 잃게 된다.

 

“포도덩굴은 마르고 무화과나무는 시들었으며 석류나무, 대추나무, 능금나무 할 것 없이 들판의 나무들은 모두 시들었다. 모든 사람에게서 기쁨은 사라졌다.”(요엘 1,12).

 

“네가 내 백성을 내보내지 않으면 나는 내일 메뚜기를 너의 영토 안에 몰아넣겠다. 땅바닥이 보이지 않을 만큼 온통 메뚜기로 뒤덮으리라. 메뚜기들이 우박의 피해를 밉지 않고 남은 것을 모조리 먹어치우고 너희가 가꾸는 들나무들도 갉아 먹으리라. 그뿐이랴! 너의 궁궐과 네 신하들의 집과 에집트인의 모든 집을 덮치리라.”(출애 10,4-6).

 

“성 안으로 쳐들어 온다. 담장을 넘어 들어와, 도둑처럼 창문으로 기어든다.”(요엘 2,9).

 

그곳 사람들은 메뚜기를 `하느님의 군대‘라 하여 어쩔 도리가 없었으며 속수무책이었다.

 

“야훼께서 당신 군대를 호령하신다. 그의 군대는 크기도 하다. 그의 명령을 이루는 자 강하니 야훼께서 거둥하시는 날, 그 엄청난 날, 그 무서움을 누가 견디랴?”(요엘 2,11).

 

그 고장 사람들은 아라비아어인 아스카(병사)라는 글자가 메뚜기의 날개 위에 쓰여 있다고까지 말하고 있다. 마호멧의 말을 모았다는 글에 “메뚜기는 강한 하느님의 군대이므로 죽이지 말라”는 말이 있다고 한다.

 

“들판은 망그러지고 밭은 메말랐다. 곡식은 다 떨어졌고 포도주는 바닥이 드러났으며 올리브 기름은 말라 버렸다.”(요엘 1,10).

 

유충이 탈피하는 것은 새벽녘이다. 후에 성충이 되기 위해 날개가 점점 생기게 된다. 이 마지막 탈피를 할 때가 가까워지면 식욕을 잃고 숲 그늘에 숨을 곳을 찾게 된다. 탈피하기 전에 몸이 조금 부풀어 오른다. 누런 껍질이 바래져서 짙은 다갈색이 되고 몸에서 떠나 반쯤 투명해진다.

 

메뚜기는 낡은 옷을 벗어 버리려고 버둥거린다. 머리가 나오고 기다란 날개가 나온다. 이어서 몸과 다리가 나온다. 뼈가 없는 메뚜기는 햇빛과 마른 공기가 새 껍질을 말려 강하게 만들어 주기를 기다려야 한다.

 

메뚜기는 날개를 움직이기 시작하여 나무 위에 날아 올라가 이틀쯤 지내면서 뭐든지 잘 먹는다. 다음에는 사람이 알 수 없는 신호에 따라 태풍에 휘말리는 먼지처럼 무리를 지어 이주한다.

 

“북에서 쳐들어 온 자들을 내가 멀리 쫓아 버리리라. 그들을 물없는 사막으로 몰아내리라. 전위부대는 동쪽 바다에 쓸어 넣으리니, 그 썩는 냄새, 그 악취가 코를 찌르리라.”(요엘 2,20)

 

메뚜기의 무리는 해를 가려 하늘을 검게 뒤덮고 이곳에 습격하여 황무지로 만들어 버린다.

 

“모세가 곧 에집트 땅위로 지팡이를 뻗치자 야훼께서 그 땅에 주야로 샛바람이 불게 하셨다. 아침이 되어 보니 샛바람이 메뚜기떼를 몰고 오는 것 이었다. ... 야훼께서는 바람의 방향을 바꾸어 세찬 해풍이 불게 하셨다. 그 바람은 에집트 당에 있는 메뚜기를 한 마리도 남기지 않고 모조리 홍해바다에 쓸어 넣으셨다.”(출애 10,13-19).

 

팔레스타인과 시리아에서는 원주민들은 메뚜기를 별로 먹지 않지만 아라비아에서는 식료품으로서 팔고 사기도 한다. 세례 요한이 광야에서 메뚜기와 들꿀, 석청(石淸)을 먹고 살았다는 것은 유명한 이야기다. 석청이란 들이나 산 속의 나무 또는 돌 사이에 벌이 모아둔 꿀을 말한다.

 

레위기에 “네 발로 걸으며 날개가 돋힌 곤충은 다 너희에게 더러운 것이다. 그러나 네 발로 걸으며 날개가 돋힌 곤충 가운데서도 발뿐 아니라 다리도 있어서 땅에서 뛰어 오를 수 있는 것들은 먹을 수 있다. 그러나 곤충 가운데서 너희가 먹을 수 있는 것은 각종 메뚜기, 각종 방아깨비, 각종 누리, 각종 귀뚜라미이다. 네 발로 걸으며 날개가 돋힌 곤충은 다 너희에게 더러운 것이다.” (레위 11,20-23)고 쓰여 있는데 히브리 글자는 각각 arbeh도, solham, hargol, hagab로 다르게 나와 있다. 21절의 설명만으로 이것이 모두 메뚜기라고 할 수는 없지만 직시류중에서 뛰고 나는 벌레라는 것만은 확실하다.

 

(1) Arbeh는 정상적인 명칭으로 아마도 Acridium peregrinum(편력메뚜기)를 가리킬 것이다. 이 메뚜기는 자주 팔레스타인을 침범했다. Arbeh란 ‘무리를 짓는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2) Salam은 ‘마셔버린다’ 또는 ‘먹어버린다’는 뜻이라고 한다.

 

(3) Hargol은 ‘뛰어가는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4) Hagab는 ‘숨는 자’라는 뜻으로 영역에서는 2역대 7,13에 Locust로, 민수기 13,33에, 전도서 12,5에, 이사야 40,22 등에 황충(Grasshopper)으로 되어 있다.

 

“풀무치가 남긴 것은 메뚜기가 갉아 먹고 메뚜기가 남긴 것은 누리가 썰어 먹고 누리가 남긴 것은 황충이가 탕쳐 먹었다.” (요엘 1,4). 이 풀무치는 gazaim, 메뚜기는 arbeh, 누리 yelek, 황충이는 hasil로 되어 있다.

 

(5) Gazam은 `가위로 자르는 자‘라는 뜻으로 아모스 4,9에 나온다.

 

(6) Yelek는 `접는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메뚜기의 유충이 번데기와 같은 시절에 작은 날개가 아직 접혀 있는 것을 가리킨다고 생각한다.

 

(7) Hasil은 열왕기상 8,37절에 arbeh 이외의 재해이다. 그러므로 이것은 pachytylus migratoarius(이주 메뚜기)를 가리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8) Gobai, gob는 `모으는 자‘ 또는 `모이는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아모스 7,1에 나와 있다. 이사야 33,4에 나와 있다.

 

(9) Tzelatzel은 `삐걱거리는 자‘라는 뜻이라고 한다. 황충류의 수컷은 날개의 양쪽에 기다란 뒷다리가 있는데 이 뒷다리가 소리를 내어 암컷을 부른다. 그래서 이 명칭이 생겼을 것이다.

 

이처럼 명칭이 많은 것은 국민의 생활과 메뚜기가 복잡한 관계를 갖고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유럽에서는 흔히 Locust라고 하면 커다란 직시류(Grasshopper)와 동류인 작은 메뚜기를 가리킨다. 신세계(新世界)에서 유명한 Rocky Mountain locust(Caloptenus spretus 또는 Melanaplus spretus)는 구세계의 사람들에게는 우선 Grasshopper라는 것이다.

 

중국인이 메뚜기를 `蝗‘이라는 글자로 표시하는 것은 메뚜기의 목과 배와 등에 `왕’이라는 글자가 나타나 있기 때문이라고 한다.

 

묵시록 9,7에 “그 메뚜기들의 얼굴은 사람의 얼굴과 같았습니다. 그것들의 머리털은 여자의 머리털 같았고 이빨은 사자의 이빨과 같았습니다.”라고 쓰여 있는 것과 비슷한 발상일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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