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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화학] 신약성서에서 언급되는 제품: 포도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6 조회수4,389 추천수0

신약성서에서 언급되는 제품 : 포도주

 

 

1) 포도주 만드는 법

 

과일주스를 발효시켜서 알코올 음료를 만드는 반응은 아마도 인류가 이용한 가장 오래된 화학반응의 하나일 것이다. 오늘날의 포도주 제조 산업은 엄청난 이익을 가져다주는 화학 산업의 하나가 되었다. 수확한 포도는 먼저 깨끗이 씻은 후에 으깨서 포도껍질은 제거한 포도액(must)을 만든다. 포도액은 물, 단당류, 녹말, 유기산, 아미노산, 방향족 알코올(페놀류), 금속 이온을 포함한 비타민, 효소, 비휘발성 에스터 등이 섞여있는 복잡한 혼합물이다. 포도액에 들어있는 화합물의 종류와 상대적인 농도는 포도의 품종과 성장 조건에 때라서 매우 다양하고, 포도주의 맛을 좌우하는 요인이다.

 

포도주에 들어있는 에탄올은 포도액의 단당류가 주로 사카로마이시스 에립소이듀스라는 효모에 의해서 발효되어 만들어진다. 에탄올은 효모나 박테리아가 자신이 필요로 하는 에너지를 얻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부산물에 해당한다. 포도액을 먼전 이산화황으로 처리해서 여러 종류의 효모나 미생물을 제거한 후에 사카로마이시스 에립소이듀스를 넣어서 발효통에 넣어 밀봉하여 발효시킨다. 산화반응에 해당하난 발효는 발열반응이기 때문에 온도를 일정한 범위로 조절해 주어야만하고, 식초를 만드는 아세토박터가 활성화되지 못하도록 산소가 유입되지 않게 해야 한다.또한 효모에 의한 발효가 원활하게 진행되도록 하기 위해서 PH를 3.3 정도로 유지시켜 주어야만 한다. 발효가 충분히 진행되어 알코올의 농도가 7-15% 정도가 되면, 용액을 따라내서 발효를 멈추도록 하고, 벤토나이트와 같은 화합물을 넣어 부유물을 침전으로 걸러낸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는 유리병에 담아서 코르크 마개를 막은 후 어둡고 온도가 적당히 조절된 창고에서 숙성시키다. 숙성과정에서는 포도주에 남아있는 화합물들의 산화 등의 복잡한 반응에 의해서 맛과 향기가 더해진다.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는 그래도 마시기도 하지만, 증류 공정을 거쳐서 알코올의 농도가 훨씬 높은 코냑과 같은 브랜디로 만들어서 마시기도 하고, 포도주와 브랜디를 적당히 섞어서 일반 포도주보다 알코올 농도가 조금 더 높은 포트, 세리, 마데라스 등을 만들기도 한다. 또한 포도주에 5-6기압 정도로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녹여서 탄산음료와 비슷한 독특한 맛을 더한 샴페인과 같이 거품이 있는 포도주를 만들기도 한다. 고압의 이산화탄소를 직접 포도주에 녹이기도 하지만, 일반 포도주를 한 번 더 발효시켜서 이 때 만들어진 이산화탄소가 빠져나가지 않도록 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한다. 알코올 농도가 낮은 포도주에 추가로 2.5% 정도의 당류와 함께 효모를 넣어서 10-17℃ 정도의 온도를 유지하면서 발효시킨다. 두 번째 발효에서는 특별히 안 된 고압 탱크를 사용하기도 하고, 병 속에서 담은 상태로 발효시키기도 한다. 포도액을 만들 때 포도 껍질을 제거하지 않고 그래도 발효시키면, 포도 껍질에 묻어있는 곰팡이 때문에 포도에 포함된 당의 일부만 발효되고 대부분이 남아서 단맛을 가진 포도주가 된다.

 

 

2) 알코올 발효

 

주정발효라고도 한다. 즉, 미생물에 의한 탄수화물의 무효소적 분해의 일종으로, 당 또는 다당류에서 최종적으로 에탄올과 이산화탄소를 생성한다. 그 반응식은 다음과 같다. 

 

C6H12O6 ­ 2CH3CH2OH + 2CO2 이러한 작용을 갖는 미생물로서 가장 잘 알려져 있는 것은 효모이며, 글루코오스(포도당), 프룩토오스(과당), 만노오스, 말토오스(맥아당), 수크로오스(설탕)를 발효시킬 수 있다. 알코올발효는 미생물(특히 곰팡이)이나 고등식물에서 볼 수 있으나, 대부분의 동물조직에서는 알코올발효는 일어나지 않고, 탄수화물은 무효소적으로 분해되어 젖산을 생성한다.

 

 

3) 연구 역사

 

알코올발효는 알코올성 음료나 빵을 생산하기 위해 예전부터 인류가 이용해 온 자연현상인데, 그 원인은 간단히 알 수 없었으며, 19세기에 들어서서도 맥주를 만들 때 쌓이는 맥주 재강(효모)을 단순한 화학물질에 지나지 않는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그러나 1857∼58년 파스퇴르에 의해서 발효가 미생물에 의해서 일어난다는 것이 발견되고, 이어서 1897년 부흐너 형제가 세포를 함유하지 않는 효모 추출액에 의해서 발효가 일어나는 것을 발견하여, 발효의 원인이 되는 물질, 즉 효소를 지마아제라고 명명하였다. 

 

그 후 A. 하르덴과 W. J. 영은 효모즙에 의한 알코올발효가 계속되기 위해서는 무기인산이 필요하며, 당의 인산에스테르가 생성하는 일 및 효모를 짠 즙의 한외여과액(限外濾過液) 속에 조효소가 존재하는 것을 발견하였다. 또한 C. 노이베르그 등에 의해 발효과정의 연구가 진척되어, 알코올발효와 근육의 추출액에 의한 글리코겐의 해당이 매우 흡사한 경로를 거친다는 것이 밝혀졌다. 발효 및 해당과정의 해명에는 노이베르그, 마이어호프, G. 엠덴, G. K. 파르나스, 바르부르크 등 많은 연구자의 노력이 경주되었으며, 그 분해경로는 이들의 이름을 따서 ‘엠덴-마이어호프-파르나스의 경로’라 불린다.

 

 

4) 과정

 

탄수화물이 ATP에 의해 인산화되어 육탄당이 인산이 되고, 이것에서 2분자의 삼탄당인산이 생긴다. 다시 이것이 산화되는 과정에서 2분자의 ATP를 만들어 피루브산이 된다. 피루브산은 탈탄산되어 알데히드가 되고, 다시 환원되어 최종적으로 알코올을 생성한다. 발효과정의 에너지 수지(收支)를 보면 4분자의 ATP가 만들어지는데, 처음 탄수화물의 인산화에 2분자의 ATP가 사용되므로 결국 발효된 글루코오스 1분자당 2분자의 새로운 ATP를 얻는 것이다. 생물은 이 획득한 에너지로 자신을 유지하고 성장하며, 증식하는 데 필요한 물질을 합성하는 것이다. 그리고 세균류 중에는 알코올발효 이외의 형식으로 당을 발효시키는 것도 있는데, 젖산발효, 아세트산발효 등 여러 가지 발효형식이 알려져 있다.

 

 

5) 성서에서의 포도주 제조

 

고대 이스라엘인들은 포도주에 익숙해있었다. 포도주에 대한 몇 가지 사례들은 신약성서에서는 비유적으로 다르게 발견된다. "하느님 나라가 올 때까지는 포도로 빚은 것을 결코 마시지 않겠다."(루가 22,18). 이 구절은 22,16절에서 언급된 과월절 식사에 대한 것과 비슷한 어투다. "하느님의 분노의 포도주를 마시게 될 것이다."(묵시 14,10). 하느님의 진노를 상징하는 '포도주 잔'은 구약성서에서 자주 나타나는 표현이다."(욥 21,20; 신명 75,8; 판관 51,17). '섞인 것이 없이 부은 포도주' 즉, 물을 섞지 않은 순수한 포도주는 독주에 해당할 만큼 그 농도가 짙어 사람들이 그것을 마시게 되면 금방 취하여 인사불성이 된다.

 

"그리고 그 중의 한 사람은 곧 달려가 해면을 신 포도주에 적시어 갈대 끝에 꽂아 예수께 목을 축이라고 주었다."(마태 27:48). 여기서 '해면'이란 일종의 스펀지(sponge)같이 다량의 액체를 빨아들이는 도구다. 이 해면 중에는 석회 성분을 분비해서 단단해지는 것과 연질의 해면이 있는데 이  연질의 바다생물의 뼈대 같은 것을 채집한 것이다. 이 해면은 지중해 지역에서 목욕용으로 많이 사용되었다. 그리고 '신 포도주'(와소스)란 원래 '식초'란 뜻으로서 정확히는 '포스카'(posca), 즉 신 포도주와 계란, 물을 섞어 만든 로마 군인들의 음료수였다고 한다. 따라서 이때 예수께 최후의 음료를 제공한 것은 로마 군병 중의 한 사람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마르코는 포도주를 만드는 방법을 비유에서 소개하였다. "어떤 사람이 포도원을 하나 만들어 울타리를 하나 만들어 울타리를 둘러치고는 포도즙을 짜는 확을 파고 망대를 세웠다."(마르 12,1) 포도원을 짓는 방법을 상세하게 소개하는데 이사야 5,1-2에서 온 것으로 포도원은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잘 알려진 표징이었다. '즙 짜는 확'(winevat)이란 팔레스타인에서는 석회암이나 단단한 바위에 원형으로 판 한 쌍의 웅덩이로, 크고 깊은 것은 포도를 넣어 밟고 즙을 짜는 틀(히브리어로는 '갓'이라고 부름)을 만들고, 그 보다 작고 긴 것은 도관을 통해 흘러나온 즙을 받아 가라앉히는 틀(히브리어로는 '예케브'라고 부름)로 사용하고, 여기에서 세 번째의 더 작은 용기로 포도주를 뽑아낸다. 수확된 포도를 포도주 틀에 넣고 포도즙을 짜는 행위는 성서에서 하느님께서 악의 세력에 대해서 맹렬하게 진노하시는 것에 비유된다. 요한 묵시록에는 이러한 하느님의 분노를 표현하고자 이 술틀에 천사들이 수확한 포도를 거두어 하느님의 큰 분노의 포도주를 만들기 위해 포도가 짓밟혀 피가 흘러나와 한 길이나 되는 홍수를 이루었다고 한다. 악인들에 대한 하느님의 분노가 이렇게 준엄할 것임을 드러내는 상징으로 읽을 수 있을 것이다.(묵시 14,18 이하)

 

이렇게 만들어진 포도주는 가죽 부대에 담아 보관하게 되는데 가죽 부대는 양이나 염소 등의 가죽을 통째로 벗겨낸 후 목 부분을 제외한 나머지 부분을 다시 기워 그 안에다 액체를 담아 놓는데 사용된 용기이다. 그런데 이 가죽 부대가 낡아 튼튼하지 못할 경우 거기다 새 술을 담아두면, 새 술에서 생겨나는 발효력을 감당치 못해 신축성이 없는 이 낡은 가죽 부대는 반드시 터져 버리고 만다. 따라서 급격한 발효과정을 거치지 않은 새 술을 담아둘 경우에는 반드시 새로 만든 가죽 부대를 사용했던 것이다. "낡은 가죽 부대에 새 포도주를 담는 사람도 없다. 그렇게 하면 부대가 터져서 포도주는 쏟아지고 부대도 버리게 된다."(마태 9,17)

 

 

6) 식초

 

식초는 음료수로 사용되지는 않았던 것 같다. '쓸개를 탄 포도주'를 예수께 마시게 하려하였다(마태 27,34). 한편 마르코 복음에는 '포도주에 몰약을 타서'(마르 15,23)로 되어 있는데, 이와 같은 차이는 아람어의 '몰약'(morah)이라는 말이 히브리어의 '마라'(marrah, 쓸개)와 유사할 뿐 아니라, 그 쓴맛이나 독성에 있어서도 유사하기 때문에 첨가된 것으로 보인다.

 

쓸개란 쓴맛이 난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해 사용된 말로 보는 것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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