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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식물] 평화와 안정의 무화과나무: 시원한 그늘 주는 안식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6-07-19 조회수4,328 추천수2

[성경 속의 동식물] 평화와 안정의 무화과나무


시원한 그늘 주는 '안식처'

 

 

- 무화과나무는 잎이 커서 큰 그늘을 만들어 주는 특징 때문에 평화와 번영을 상징한다. 사진 출처 = 산림청 국립수목원.

 

 

예수님은 어느 날 베싸이다 출신인 필립보를 만나 제자로 부르신다.

 

"나를 따라 오너라." 

 

필립보는 예수님과 많은 이야기를 나눈 후 친구 나타나엘을 찾아간다. "나타나엘, 나는 우리가 기다리던 구세주를 만났네. 나자렛 출신 예수라는 사람이야."

 

"나자렛? 나자렛에서 뭐 신통한 게 나올 수 있겠어?" 

 

예수님은 나타나엘이 가까이오자 거침없이 말씀하셨다. "이 사람이야말로 진짜 이스라엘 사람이다."

 

나타나엘은 놀라며 말했다."저를 아십니까?" 

 

그러자 예수님은 분명하게 말씀하셨다. "나는 필립보가 당신을 찾아가기 전에 당신이 무화과 나무 아래 있는 것을 보았다." 그러자 나타나엘은 깜작 놀라며 말했다."선생님은 하느님의 아들이십니다"(요한 1,43-51).

 

무화과 나무는 이스라엘 사람들에게 방과 같이 사용하는 장소였다. 이스라엘 무화과 나무는 위보다 옆으로 퍼지는 나무로 가지가 많다. 우리나라 느티나무와 비슷하다고 할 수 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그늘이 많은 무화과 나무 아래서 조용히 앉아 명상하고 기도하곤 했다. 나타나엘은 예수님을 만나기전에 나무 아래서 기도를 하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그래서 예수님은 그를 참 이스라엘 사람이라 하셨던 것이다.

 

꽃이 없다고 해 무화과라고 부르지만 실제로 무화과 나무에도 꽃은 핀다. 무화과 나무 원산지는 서남아시아, 지중해 연안이다. 무화과는 주로 꺾꽂이로 번식된다. 쉽게 번식되지만 추위에 약해 재배지가 한정돼 있다.

 

옛날부터 무화과 나무는 이집트, 팔레스티나, 시리아 등지에서 널리 재배됐다. 특히 잎이 커서 큰 그늘을 만들어 준다. 이런 특징 때문에 무화과 나무는 평화와 번영을 상징한다. 더운 지방에서 서늘한 그늘을 만들어주는 무화과 나무와 같은 안식처는 또 없을 것이다.

 

열매를 먹어 보면 모래알 같은 것이 씹히는데, 이것이 진짜 열매다. 봄에 새잎이 퍼지면 녹색의 작은 열매가 생긴다. 그후 열매가 커져서 8~9월에는 연하고 껍질이 잘 벗겨지며 맛이 매우 단 과일이 된다. 늦가을까지 가지끝에 열매가 계속 달려서 덜 익은 상태로 겨울을 날 수도 있다. 그래서 다음해 봄에 다시 커지는 것도 있기에 먹을 만하다.

 

이런 무화과 열매는 가난한 사람들의 양식이 됐다. 무화과는 날것으로 먹을 뿐만 아니라 건조시켜서 보존식량으로 더 귀중하게 사용했다. 무화과 열매는 소화를 촉진하고 변비에는 특효라고 해서 약으로도 요긴하게 쓰인다.

 

무화과 열매는 고대 그리스인들에게 중요한 식량의 하나였다. 특히 다리의 힘을 증가시켜준다고 해서 운동경기를 하는 선수는 무화과 외에는 다른 것을 먹지 않았다고 한다. 그리스에서 생산되는 양질의 무화과는 수출하는 것을 법으로 금했다. 그래도 밀수출이 끊이지 않자 밀고자 제도까지 만들어 단속을 했다고 한다. 이처럼 유럽에서는 무화과가 산업과수의 하나로 중요하게 생각했다.

 

성경에서는 아담과 하와가 금단의 열매를 따먹고 눈이 밝아져 자기들의 몸이 벗은 줄 알고 무화과 나무 잎을 엮어서 치부를 가리는 것으로 등장한다(창세기 3, 6-7). 무화과 나무는 성경시대에는 집에서 가장 많이 키우는 나무로서 팔레스타인 지역에 널리 유포돼 있었다.

 

무화과 나무는, 열매를 맺고 시원한 그늘을 만들어 주는 특성으로 포도나무와 같이 이스라엘 백성과 언약 관계에 있는 하느님을 상징하기도 한다. 예수께서는 무화과 나무를 이용해서 열매를 맺지 못하는 위험성을 경고하셨다 (루카 13,6-9). 이것은 이스라엘 종교 지도자들이 생활 중에 선한 열매를 맺지 못하는 것을 비유하신 것이다.

 

무화과 나무는 안전한 생활과 훌륭한 삶을 상징한다. 즉 사람이 무화과 나무 아래 산다는 것은 안정, 기쁨, 평화 그리고 번영의 생활을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왜냐하면 무화과나무를 키우려면 수년간 시간과 힘든 노동을 투자해야 하기 때문이다.

 

[평화신문, 2006년 6월 25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홍보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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