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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동물] 하찮은 것 상징하는 하루살이: 주님 앞에선 한갓 미물일뿐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10-14 조회수4,419 추천수2

[성경 속의 동식물] 67 - 하찮은 것 상징하는 하루살이


주님 앞에선 한갓 미물일뿐

 

 

왜 하루살이라는 이름이 붙었을까? 초등학교 자연시간에 친구들과 이야기한 것이 생각난다. 하루밖에 살지 못하기 때문에 '하루살이'라는 이름이 붙여진 것이라고 주장하곤 했다.

 

하루살이 성충은 입이 퇴화해 아무것도 먹지 않고 교미가 끝나면 바로 물에 알을 낳고 죽는다고 한다. 그러니까 실제로는 하루만 사는 것이 아니다. 물 속에 낳은 알은 한 달 안에 깨어 애벌레가 되고, 애벌레는 1~2년을 물 속에 살다가 성충(成蟲)으로 자라 날개를 달고 땅 위로 날아오른다. 이 성충을 가리켜 하루살이라고 한다. 

 

하루살이는 새끼 시절은 길지만 어미가 돼서 사는 기간이 짧다. 정말로 하루만 사는 것도 있지만 2~3일은 보통이고 길게는 2주일 넘게 사는 것도 있다고 한다. 하루살이의 생존기간도 하루살이 나름이다. 

 

하루살이의 몸은 전체적으로 황백색을 띠는데 배의 마지막 3마디는 갈색이고 제3~10마디에는 2~3쌍의 흑색 줄무늬가 있다. 앞다리는 흑갈색이고 가운데 뒷다리는 백색이다. 

 

유충은 몸이 긴 원통형이며 큰 턱이 상아처럼 길게 밖으로 나와 있고 촉각은 길며 털이 나 있다. 복부의 등쪽에는 3쌍의 무늬가 세로로 줄지어 있다. 다리는 강하고 진흙을 파고들 수 있게 되어 있으며 평지의 유수나 얕은 호수 밑의 모래밭에 파묻혀 생활한다. 

 

성숙기의 성충은 무리지어 사는데 대부분이 수컷들로서 아래위로 날며 춤춘다. 그러다 잠시 후 암컷들이 날아들면, 수컷은 암컷과 함께 멀리 날아가 혼인 비행을 한다. 하루살이는 한국, 일본, 중국, 시베리아 및 유럽 등 세계적으로 분포한다. 하루살이류는 전세계에 2000종 이상 알려져 있다.

 

성경에서 하루살이는 일반적으로 생명과 관련해 등장한다. "그리하여 하루 앞을 내다볼 수 없는 너희 목숨은 하루살이 같아 밤이나 낮이나 벌벌 떨며 자기 목숨을 믿을 수 없어 하게 되리라"(공동번역 신명 28,66). 

 

인간과 세상을 마치 하루살이에 불과하다고 비유하고 있다. "눈을 들어 하늘을 바라보아라. 땅을 굽어보아라. 하늘은 연기처럼 스러지고, 땅은 옷처럼 해어져 주민이 하루살이처럼 꺼지리라. 그러나 내가 베풀 구원은 영원하고 내가 세울 정의는 넘어지지 않는다"(이사 51,6).

 

하느님이 위대하심을 말할 때 하루살이를 비유해서 사용했다. "하물며 땅 위에 터를 잡은 토담에 사는 사람들이랴! 하루살이처럼 쉽게 사라지니"(욥 4,19). "아침에서 저녁까지 시간은 흐르고 주님 앞에 만물은 하루살이다"(집회 18,26). 

 

하느님 뜻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지혜롭지 못함을 안타까워하시는 예수님의 말씀이다. "이 눈먼 인도자들아, 하루살이는 걸러내면서 낙타는 그대로 삼키는 것이 바로 너희들이다" (마태 23,24). 

 

성경에서 하루살이는 덧없이 지나가는 짧은 인생과 하찮은 것의 상징으로 사용된다.

 

[평화신문, 2007년 10월 14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문화홍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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