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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신약] 첫 번째 선교사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9-07-10 조회수2,626 추천수0

[성서의 세계 - 신약] 첫 번째 선교사들

 

 

예루살렘 교회 안에서 첫 번째 부제들을 지명하는 내용에 대한 보고(사도 6,1-6)는 여러 가지 문제를 불러일으킨다. 실제로 지나치게 짧고 간결하기 때문에 본문만으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이에 관해서는 어느 시대에나 토론이 있었지만 여전히 모호한 점으로 남아있다.

 

제기되는 첫 번째 물음은 여기서 엄밀한 의미의 부제들에 대해 다루느냐는 것이다. ‘부제’라는 말은 짤막한 보고에, 그리고 심지어 사도행전 전체에도 없다. 다만 ‘봉사함’ 그리고 ‘봉사’에 대해서만 말하고 있다. 날마다 식탁에 보조하는 일이 있었으나 그것은 말씀의 직무와는 거의 정반대 일이었다. 그리고 그리스어를 사용하는 그리스도인들은 그들 집단의 과부들이 아람어를 사용하는 그리스도인들 앞에서 무시당한다고 항의하였기 때문에 이미 식탁의 보조자들이 있었다는 인상을 갖는다. 게다가 선발된 일곱 명은 그리스 이름을 갖고 있었고 그들 중 하나는 이방 안티오키아 출신의 개종자이기조차 하였다. 그리스 부제들은 아람어를 사용하는 과부들도 돌보아야 했을까? 아니면 유다 집단은 그들만의 부제들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러나 본문을 분석해 볼 때, 더 근본적인 문제는 부제직의 내용 또는 직무에 대한 것이다.

 

지명할 때 ‘일곱’은 사도들 앞에 세워졌고, 사도들은 기도와 말씀의 봉사에만 힘쓰고 있었다. 이러한 대조로 봐서 부제들은 말씀의 봉사에서 지도적 입장에 있지 않았고 기쁜 메시지의 설교자들도 아니었다고 추정된다. 그럼에도 이어지는 장들은 스테파노와 필립보처럼 독특한 부제들, 즉 말씀의 해설자들을 소개한다.

 

스테파노는 타고난 설교자다. “그런데 이른바 자유인들과 키레네인들과  알렉산드리아인들의 회당에 속한 몇 사람과, 그리고 길리기아와 아시아에서 은 이들 가운데서 몇 사람이 들고 일어나 스테파노와 논쟁을 벌였다. 그러나 스테파노의 말에 드러나는 지혜와 영에 맞설 수가 없었다”(사도 6,9-10). 사도들에게 한 약속(루가 21,15)은 스테파노한테서 실현되었다. 또한 그의 사형선고에 대한 보고에서 루가는 설교자로서 그의 영웅다움을 제시한다. 어떠한 자료를 보더라도 스테파노가 식탁 일을 보조했다고 추론할 수 없다.

 

부제 필립보는 나라 안 여기저기 흩어져서 “하느님의 말씀을 전하는”(사도 8,4) 이들 가운데 하나로 소개된다. 그는 사마리아에서 상당히 성공적으로 설교하였고 표징과 기적으로 복음의 설교가 옳음을 증명하였다(사도 8,5-8). 그는 이사야 예언서를 읽고도 이해하지 못하는 에티오피아인을 즉석에서 깨우쳐주고 그들한테 예수를 선포할 준비가 되어 있었다(사도 8,35). 그 뒤 필립보는 그가 지나는 모든 도시를 복음화하면서 가이사리아에 도착했다(사도 8,40). 따라서 새로 뽑힌 부제들은 계속적으로 그리고 한가지로 말씀의 봉사자로 소개되는 반면에 식탁의 봉사는 철저하게 그늘 속에 가려있다.

 

루가의 모든 작품 속에서 ‘일곱’은 오히려 예루살렘을 둘러싸고 있는 장벽을 무너뜨리고 기쁜 메시지를 유다와 사마리아에 전하는 영웅적인 설교자들이다. 그것으로 그들은 사도행전의 첫 번째 부분을 마무리짓고 이야기의 새로운 주기를 연다. 거기서는 그들만이 아니라 사도들도 설교자들로서 함께한다.

 

본토 밖(디아스포라)의 설교는 우연한 원인을 통해 착수된 것으로 보인다. “그 무렵 예루살렘 교회에 큰 박해가 닥쳤다. 그래서 사도들만 남고 모두 유다와 사마리아 지방으로 흩어졌다”(사도 8,1). 필요에 따라 강요되어, ‘일곱’은 예루살렘 밖의 선교사들이 되었다. 그들이 수도에서 출발하기 전에 이미 그리스도의 설교자들이 있었으나 유다와 사마리아에서 그들은 공식적으로 설교자들이 되었고, 출중한 설교자들이었다. 왜냐하면 거기에는 사도들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은 큰소리로 외치면서 나가는 더러운 영들을 쫓아냈다. 많은 중풍병자들과 불구자들을 낫게 해주었다. 남자 여자 할 것 없이 세례를 주었고 그렇게 하느님의 나라를 선포하였다(사도 8,7-12).

 

갈릴래아의 환경과 아주 흡사한 시골의 소박한 환경에서는 세례를 위한 큰 준비가 필요하지 않았다. 예루살렘에서 주님을 경배한 에티오피아의 내시도 즉각 세례받을 수 있었다. “그들이 길을 가다가 물 있는 곳에 이르자 내시가 ‘자, 물이 있습니다. 내가 세례를 받는 데 무엇이 방해가 되겠습니까?’ 하고 말했다. 그리고 그는 마차를 세우게 하였다. 필립보와 내시 두 사람은 물로 내려갔고 (거기서) 필립보는 내시에게 세례를 베풀었다”(사도 8,36-38).

 

새로 세례받는 이들에게 성령을 전하면서 안수하는 것은 사도들에게 유보되어 있었다. 따라서 베드로와 요한은 예루살렘에 초대를 받았다. “그때 베드로와 요한이 그들에게 손을 얹자 그들은 성령을 받았다”(사도 8,17).

 

예루살렘 밖에서 사도들이 한 첫 번째 행위는 새로운 세례자들과 첫 번째 선교사들을 확인해 주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들은 부제들의 선교직무도 책임졌다. “사도들은 (주님의 말씀을 증언하고 전한 뒤에) 예루살렘으로 돌아갔다. 그들은 사마리아인들의 많은 마을에 복음을 전하였다”(사도 8,25). 다시 말해 그들 역시 부제들 모양으로 선교의 업무를 수행하였다. (L’uomo moderno di fronte alla Bibbia에서 박래창 옮김)

 

[경향잡지, 1996년 4월호, 베난시우스 더 레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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