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 (7) 2차 선교 여행서 유럽 대륙 첫 교회 세워 안티오키아 사건 안티오키아 교회는 그리스도교 역사상 두 번째 교회로, 유다인과 이방인이 함께 모인 최초의 혼성교회였다. 이 교회에 예루살렘 모교회의 으뜸 사도 베드로가 방문했을 때 큰 사건이 터졌다. 이 사건의 경위가 갈라티아서 2장 11~14절에 전해온다. “그런데 케파가 안티오키아에 왔을 때 나는 그를 정면으로 반대하였습니다. 그가 단죄받을 일을 하였기 때문입니다.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오기 전에는 다른 민족들과 함께 음식을 먹더니, 그들이 오자 할례받은 자들을 두려워한 나머지 몸을 사리며 다른 민족들과 거리를 두기 시작하였던 것입니다. 나머지 유다인들도 그와 함께 위선을 저지르고 바르나바까지도 그들과 함께 위선에 빠졌습니다. 그러나 나는 그들이 복음의 진리에 따라 올바른 길을 걷지 않는 것을 보고, 모든 사람 앞에서 케파에게 말하였습니다. "당신은 유다인이면서도 유다인으로 살지 않고 이민족처럼 살면서, 어떻게 이민족들에게는 유다인처럼 살라고 강요할 수가 있다는 말입니까?" 예루살렘에서 사도회의가 있고 나서 베드로는 지중해 곳곳에 설립된 교회들을 두루 돌아보는 기회에 안티오키아 교회를 방문하였다. 당시 안티오키아 교회의 그리스도인들 중 일부는 유다인들이요 또 일부는 이방인들이었는데, 그들은 아무런 거리낌 없이 함께 모여 애찬과 성찬을 거행했다. 베드로 역시 유다인이기는 했지만 두 부류의 신자들이 함께 모이는 것을 좋게 여겨 손수 애찬 및 성찬례를 집전하였다. 그런데 갑자기 야고보가 보낸 사람들이 와서 유다인의 음식 규정에 따라 유다인은 이방인과 식사를 해서는 안 된다고 하자 그만 베드로는 겁을 먹고 몸을 사리며 이방인 신자들과의 애찬을 사양했고 바르나바를 포함한 다른 유다인들도 이에 동조하여 이방계 그리스도인들과의 교제를 끊기 시작했다. 이 사건으로 인해서 안티오키아 교회가 양분되었던 것이다. 이에 바오로는 공개적으로 베드로를 비난했다. 예루살렘 사도회의에서 이미 이방계 그리스도인들은 율법을 지킬 필요가 없다는 결정을 했으니 유다인이 이방인과 함께 식사해서는 안 된다는 율법 규정 때문에 교회 일치가 파괴될 수는 없다는 것이었다. 2차 선교여행(50~52년) 바오로가 행한 2차 선교여행기는 사도행전 15장 36절~18장 22절에 실려있다. 사도회의가 끝난 후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1차 선교여행 중에 입교한 신자들을 돌아볼 계획을 세웠다. 그런데 바르나바는 요한 마르코도 같이 데려가자고 했으나 바오로는 페르게에서 자기들을 버리고 떠난 그 사람을 데리고 갈 수 없다고 했다. 그래서 결국 바오로와 바르나바는 갈라서게 되었다. 바르나바는 요한 마르코를 데리고 고향 키프로스로 떠나고, 바오로는 예루살렘 출신의 유다계 그리스도인이며 로마 시민이었던 실라스(사도 15, 22·32·40; 16, 38)를 데리고 2차 선교여행을 떠났다. 바오로와 실라스는 육로로 시리아와 킬리키아를 두루 다니며 그곳 교회들을 굳건하게 만들었다. 그들은 데르베를 거쳐 리스트라에 당도하였고, 그곳에서 유다계 그리스도인 어머니와 그리스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난 티모테오를 제자로 삼았다(사도10, 1~2). 바오로 일행은 1차 선교지역을 두루 살펴본 다음 프리기아와 갈라티아 지방의 도시들을 방문했다. 그런데 갈라티아 지방에서 갑자기 병이 생겨 요양을 하게 되었고 그 기회를 이용하여 갈라티아 지방에 이방인 중심의 여러 교회를 세웠다(갈라 4, 13~15; 사도 16, 6). 그리고 미시아에 이르러 비티니아 지방으로 가려고 했지만 예수님의 영께서 허락하지 않으셔서 알렉산드리아 트로아스 항구로 내려가 교회를 세우고 선교했다(사도 16, 8; 20, 6~12). 바오로는 그곳에서 잠을 자다가 꿈속에서 마케도니아 사람 하나를 만나 “마케도니아로 건너와 저희를 도와주십시오”(사도16,9)라는 말을 듣고 트로아스에서 배를 타고 에게 바다를 건너 이튿날 그리스의 항구도시 네아폴리스에 도착했다(사도 16, 6~11). 바오로 일행은 네아폴리스에서는 선교하지 않고 그리스 북부지역 마케도니아에 필리피 교회를 세웠다. 필리피 교회는 바오로가 유럽 대륙에 세운 첫 번째 교회이다. 그리고 필리피에서 선교할 때 티아티라 출신의 자색 옷감 장수로 이미 하느님을 섬기는 리디아라는 부인이 가족과 함께 세례를 받았다(사도16, 13~15). [가톨릭신문, 2008년 3월 30일,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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