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충희 신부의 '바오로 서간' 해설] (35) 그리스도 봉사자로 겪은 고난 강조 “나는 수고도 더 많이 하였고 옥살이도 더 많이 하였으며, 매질도 더 지독하게 당하였고 죽을 고비도 자주 넘겼습니다. 마흔에서 하나를 뺀 매를 유다인들에게 다섯 차례나 맞았습니다. 그리고 채찍으로 맞은 것이 세 번, 돌질을 당한 것이 한 번, 파선을 당한 것이 세 번입니다. 밤낮 하루를 꼬박 깊은 바다에서 떠다니기도 하였습니다. 자주 여행하는 동안에 늘 강물의 위험, 강도의 위험, 동족에게서 오는 위험, 이민족에게서 오는 위험, 고을에서 겪는 위험, 광야에서 겪는 위험, 바다에서 겪는 위험, 거짓 형제들 사이에서 겪는 위험이 뒤따랐습니다. 수고와 고생, 잦은 밤샘, 굶주림과 목마름, 잦은 결식, 추위와 헐벗음에 시달렸습니다.”(2코린 11, 23b~28) “다마스쿠스에서는, 아레타스 임금의 총독이 나를 잡으려고 그 성을 지키고 있었지만 사람들이 나를 광주리에 담아 성벽에 난 창문으로 내려 주어서 그의 손아귀를 벗어난 일도 있습니다.”(11, 32~33) “이로울 것이 없지만 나는 자랑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아예 주님께서 보여주신 환시와 계시까지 말하렵니다.”(12, 1~7) “나는 여러분과 함께 있을 때에 한결같이 인내하며 여러 표징과 이적과 기적으로 참사도의 표지들을 드러냈습니다.”(12, 12) 바오로는 자신에 대한 적대자들의 공격에 대해 자신은 결코 교회로부터 대가없이 무상으로 복음을 전했다고 하면서 신자들에게 폐를 끼치지 않은 자신을 비난하는 적대자들이 그리스도의 사도로 위장한 거짓 사도이며 사람을 속이려고 일하는 자들이라고 비난한다(11, 13). 바오로는 자신들이 그리스도의 사도들이라고 주장하는 적대자들에 대해 그들이 그리스도의 사도로서 한 일이 무엇이냐고 반문하면서 자신이 진정한 그리스도의 봉사자로서 적대자들보다 훨씬 더 많은 육체적·정신적 수고와 고난을 겪었다고 한다(11, 23~33). 바오로는 신비체험을 통해 자신이 받은 엄청난 계시들을 자랑할 생각을 하지 않았지만 코린토 신자들이 적대자들의 자랑에 현혹되어 바오로보다 그들을 참사도라고 여길까 염려하여 부득이하게 자신의 자랑을 늘어놓은 것이다(12, 1~6). 그러나 바오로는 자신의 자랑을 마무리하면서 자신의 약한 데에서 그리스도의 힘이 드러난다는 사실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그리스도의 힘이 자신에게 머무를 수 있도록 자신의 약점을 자랑한다고 하였다(12, 7~10). 바오로는 12, 11~13에서 어리석은 자기자랑에 대해 변호하면서 참사도로서의 바오로의 모습을 잠시나마 부인한 코린토 신자들의 처신을 나무라지 않고 오히려 자신이 늘어놓은 자랑을 너그럽게 이해하고 용서해 주기를 간곡히 청한다. 2코린 1~13장 : 바오로의 동역자와 적대자 코린토 신자들에게 보낸 둘째 서간에 나타나 있는 바오로의 동역자들과 적대자들에 대해서 살펴보도록 하겠다. 특히 눈물편지로 알려진 2코린 10~13장을 올바로 이해하려면 코린토 교회에 들이닥쳐 바오로의 사도직을 부인하고 자기들이 진짜 사도라고 주장한 적대자들이 누구인지를 밝히는 일이 중요하다. 1) 동역자들 바오로의 동역자들 가운데 가장 눈에 띄는 사람은 코린토 후서의 공동 발신인으로 바오로와 함께 언급되고 있는 티모테오이다. 티모테오는 리스트라 출신으로 유다인 어머니와 그리스인 아버지 사이에 태어난 사람이다. 그는 리스트라와 이코니온에 있는 신자들에게 매우 평판이 좋았던 사람으로 바오로를 만난 후에 할례를 받고 바오로와 함께 2차 선교여행(50~52년)에 동참했던 인물이다(사도 16, 1~3). 티모테오는 아마도 바오로와 함께 선교여행을 하면서 편지를 쓰고 보내는 일뿐만 아니라 복음을 전하는 일에 힘썼던 것 같다. 1코린 16, 10에서 바오로는 티모테오가 코린토 교회를 방문하면 그가 두려움 없이 신자들과 함께 잘 지낼 수 있도록 보살펴 달라고 당부한다. 그리고 바오로는 티모테오를 “그도 나처럼 주님의 일을 하고 있습니다”라고 소개함으로써 티모테오가 자신의 동역자임을 강조한다. 2코린 11, 19에 의하면 바오로는 실바누스, 티모테오와 함께 하느님의 아드님 예수 그리스도를 전한다고 말한다. [가톨릭신문, 2008년 10월 26일, 유충희 신부(원주교구 백운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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