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자료실

제목 [화학] 성서에서의 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7 조회수4,259 추천수0

성서에서의 물

 

 

1. 화학과 성서에서의 물

 

물은 인간의 존재를 위해서나 동식물을 위해서나 절대 필요한 것이다. 그래서 초기의 문명들은 강우가 인간뿐만 아니라 작물과 동물의 생장을 지탱하기에 충분한 곳 또는 비가 끊임없이 내려서 강들에서 물을 쉽게 공급받을 수 있는 곳에서 발달하였다. 그러하지 않은 곳 에서의 영구 거주지의 건립은 지하수의 이용 가능성 여부에 크게 좌우되었다. 그것은 냇물 의 근원이 되는 천연의 샘(신명 8,7)이 보다 큰 거주 중심지를 이루는데 중요하며, 우물(창세 16,18) 이 가축을 기르는 사람들에게 불가결한 것이기 때문이다.

 

이스라엘인들은 고대 바빌로니아에서의 우주 개벽의 관념을 답습하여 물을 두 부분으로 대별하여 생각하고 있다. 즉 하늘 위에는 단단한 껍질이라고 생각되는 '창공' 위에 물이 담 겨져 있고(창세 1,7; 시편 148,4; ), 그 창공의 문이 열리면 비(창세 7,11; 8,2; 이사 24,18, 말라 3,10)와 이슬(욥기 29,19; 아가 5,2; 출애 16,13)의 형태로 지상에 내린다. 한편 샘이나 강의 물은 비에서 생 긴 것이 아니고, 지하수의 무한의 저장고에서 나오는 것으로 생각되고, 이 큰 수원은 "지하에 숨어 있는 물줄기"(신명 33,13)다. 물의 근원을 얻는 문제는 서아시아의 역사를 통해서 농사짓는 사람들과 양치는 사람들의 (창세 4,2)의 끊임없는 분쟁의 핵심이었다. 어느 지역에서나 농경(農耕)이 증가함에 따라 유목민들은 믿을 만한 수자원(水資源)이 있는 지역에서 강제로 밀려났다. 카인과 아벨의 갈등(창세 4,8)은 농경문화와 유목문화 또는 농경사회와 유목사회의 갈등을 나타내는 것으로 보인다. 유목민들은 수력 장치를 목표로 삼아서 정착민들을 끊임없이 약탈하였다. 그리고 양치는 사람들은 우물의 소유권을 둘러싸고 그들 사이에서도 다투었다(창세 26,20).

 

 

2. 지상의 보수

 

하느님이 정한 규례와 계명을 따르면 알맞은 시기에 비를 내리게 한다(레위 26,4-5; 신명 28,12). 팔레스타인 지역은 원래 건조한 곳이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보리와 밀을 심는 10월 말에서 12월초에 내리는 이른 비(early rain)와, 그리고 3, 4월의 여름 곡식을 심을 때 내리는 늦은 비(latter rain)에 의해서 농작물의 풍작과 흉작이 결정되었다. 따라서 비가 적당한 때에 내리는 것은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한 해 농사의 흉작 또는 풍작의 결정적인 갈림길이 되는 큰 축복인 것이다. 역으로 하느님께 불충실하면 하느님은 그들이 깨달아 회개하게 하고(아모 4,7), 벌로서 "너희 하늘을 쇠처럼, 너희 땅을 놋쇠처럼 단단하게 만들어"(레위 26,19; 신명 28,23). 그 때문에 기근은 믿지 않는 자에 대한 하느님의 심판의 표시라고 말하게 된다(이사 5,13; 19,5-7; 에제 4,16-17; 31,15).

 

 

3. 처벌의 도구

 

물은 생명을 지탱하는 힘이 있을 뿐만 아니고,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가뭄이나 홍수는 징벌의 도구로서 자주 등장한다(1열왕 17,1; 이사 28,2). 우상 숭배에 빠지면 하늘은 비를 내리지 않아 땅을 메마르게 한다(신명 11,17; 28,24; 1열왕 17,1). 토사도 생물도 밀어 흐르게 하는 예상하지 않은 출수(出水)나 범람(욥기 12, 15; 40, 23)은 갑자기 인간에게 엄습해 오는 재해(시편 124,4), 적(敵)이 의인(義人)에게 기도하는 음모(시편 18,5. 6. 17; 42,8; 71,20; 144,7)를 상징한다. 하느님은 신앙이 부족한 이스라엘 백성에 제재를 가하는데도(이사 8, 6-8), 이 백성을 압박하는 적대 민족을 벌하는데도(예레 47,1-2) 이들 강물을 이용한다.

 

 

4. 정화의 수단

 

물은 무엇이나 씻어 청결하게 하고 더러움을 지우게 한다(에제 16,4-9; 23,40). 이런 물의 사용의 예로서 손님을 접대할 때의 주요한 관습의 하나로서, 여행의 먼지를 지우기 위해서 발 을 씻는 것을 들 수 있다(창세 18,4; 19,2; 루가 7,44; 1디모 5,10). 신체를 깨끗하게 하는 물은 종 종 도덕적 정화를 상징하기도 한다. 무죄를 표명하기 위해서 손을 씻는 것은 그런 예이다(시편 26,6; 마태 27,24). 이사 1,16의 "몸을 씻어 정결케 하여라. …"에서 '몸을 씻어라'는 말은 원래 신체적, 의학적 의미에서 자신을 세척하라는 말이며, '스스로 깨끗케 하라'는 도덕적 의미에서 자신을 성결케 하라는 말이다. 앞의 씻음은 단번의 회개요, 뒤의 씻음은 날마다의 점진적인 성화(聖化)이다. 물의 상징적 의미는 그리스도교 신자의 세례에서 잘 나타나고 있다. 세례에서 물은 원래 정화의 의미로서 사용된다. 세례 요한은 회개의 세례를 줄 때 물을 사용하였다(마태 3,11; 마르 1,8). 그런데 세례는 신체가 아니고 혼을 더욱 이 양심 그 자체를 깨끗하게 하는 것이다(1베드 3,21). 1세기 때에 묵시 문학에서 ‘노아의 홍수’는 종말에 오는 심판의 예표로 종종 이용되곤 하였다(마태 24,37-39; 2베드 3,3-10). 또한 신약 시대에 와서 노아 시대의 홍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세례로 비유된다(1베드 3,21).

 

 

5. 생명의 근원

 

유다인들은 초막절 기간에 매일 실로암 못에서 물을 길어 가지고 행렬을 지어 성전 문에 돌아와서 물을 붓는 행사가 있었다. 그것은, 그들의 선조들이 광야에 있을 때 바위에서 기적으로 솟아 나온 물을 기념하는 뜻이라고 한다. 예수는 이와 같은 초막절 행사와 관련하여 영적 생수에 관한 설교를 하였다. "목마른 사람은 다 나에게 와서 마셔라"(요한 7,37). 이것은 보통 사람이 할 수 없는 큰 말씀이다.

 

 

6. 물과 문명

 

인류는 태고 시대부터 식수를 얻기 쉬운 장소를 골라서 주거지로 선택하여 왔다. 물이 있는 곳에는 초목이 있으며, 식물성 식료를 얻을 수 있었다. 또한 그러한 곳에서는 수렵의 대 상인 동물을 만나기도 쉬웠다. 그렇기 때문에 하천이나 강은 예로부터 중요하게 여겼다.

 

취락이 증가하여 물이 부족해진 곳에서는 수로를 파서 물을 끌어들이는 초보적 상수도가 나타났는데, 그 시기는 농경을 수반한 관개(灌漑)의 출현과 거의 같은 기원전 3000년경이다. 상수도의 역사는 고대 토목기술 발달의 역사이기도 하다. 고대 그리스에서는 수도교(水道橋)도 만들어졌다. 고대 로마시(市)에서는 시민에게 물을 공급하기 위해서 기원후 226년까지 연장 400㎞의 수로가 건설되었다. 물을 얻기 어려운 곳에서는 우물을 파서, 지하의 수맥에서 물을 얻는 방법도 오래 전부터 있었다. 인더스 문명의 모헨조다로 유적의 우물이 유명하고, 중국에서는 마가병문화(馬家-文化, 기원전 4000년경)의 유적에서 이미 우물이 발견되었다.

 

기후가 건조한 서아시아 지방에서는 카나트라고 하는 시설이 오래 전부터 만들어지고 있었다. 이것은 지하에 긴 터널을 파서 수원(水源)으로부터 물을 끌어들이는 방법이다. 천수 (天水)에 대한 의존도가 높은 지역에서는 저수지를 만들었다. 농업에는 물이 불가결하다. 인류는 식수를 구하는 것과 함께 농작물을 위한 물의 확보에 노력하여 왔다. 그런 과정에서 여러 관개기술이 나타나게 되었는데, 그 기술이 발달함에 따라 농업 생산력은 비약적으로 높아졌으며, 이를 배경으로 하여 몇 개의 문명이 탄생하였다. 고대 문명의 발상지는 모두 큰 강의 유역이었다. 특히 농경사회에서 하천의 범람은 심각한 기근을 초래하는 것으로 두려움의 대상이었다. 이 방면에서 발휘된 인류의 지혜는 치수(治水), 치산(治山) 기술로서 나타났다.

 

지구상의 물은 그 대부분이 바닷물로서 존재한다. 바다는 예로부터 인류 생업의 장(場)의 하나였다. 그리고 식수나 관개용수의 직접적 공급원이 되지 못하지만, 그 대신에 비를 오게 한다. 열대에서 중위도대(中緯度帶)의 지역에서는 계절풍을 불게하고, 인류의 생활에 우계 (雨季)와 건계(乾季)의 구분을 지어주고 있다. 근년에는 파랑(波浪)이나 조석(朝夕)의 에너지를 이용한 발전(發電)도 이루어지게 되었다. 바다의 가장 큰 구실은 교통로로서의 역할이다.

 

내륙의 하천도 교통로로서 큰 역할을 한다. 건조지대를 통과하는 실크로드(silk road)와 같은 오랜 교통로도 결국은 물이 있는 오아시스를 연결하는 것이었다. 물은 문명의 발생과 발전뿐만 아니라, 문명을 전파하는 역할을 하여 왔다.

 

 

7. 물과 종교

 

물에는 예로부터 성스러운 힘이 있다고 생각되었으며, 여기에서 수신신앙(水神信仰)과 액 (厄)막이 신앙이 생겨났다. 수신으로서는 시리아의 아스타르테, 바빌로니아의 이스타르, 페르시아의 아나히타 등에서 볼 수 있듯이 여신의 모습을 하고 있는 경우가 많고, 생산과 풍요의 원천으로 생각되어 주로 농경·관개의 수호신으로 숭배되었다. 물에는 또한 몸과 마음의 더러움을 씻어내는 영적인 위력이 있다고 믿어졌으며, 여기에서 앞으로 닥칠 액(厄)을 미리 예방하는 다양한 액막이 의례(儀禮)가 생겼다. 그리스도교 세계에서는 오래 전부터 물에 의한 의식이 받아들여져 세례라는 의식을 신앙을 받아드리는 전례(典禮)로서 정식화하였다.

 

인도의 힌두교에서는 하천이 풍요·액막이의 원천으로서 신성하게 여겼으며, 특히 갠지스 강의 물은 모든 혼령을 승천(昇天)시키는 정화력이 있다고 믿어졌다. 일반적으로 종교행사에서는 물을 머리에서부터 쏟아 붓는 관정(灌頂)의식이 있었다. 이것이 불교에 도입되어 불제자(佛弟子)로서 재생하기 위한 각종의 관정 의식이 행해지게 되었다. 또한 많은 민족 사이에는 물의 숭배와 함께 성천숭배(聖泉崇拜)가 보이며, 각지의 성지(聖地)에서는 그곳에서 솟아나는 샘물을 뒤집어쓰거나 마셔서 병이 낫기를 기원하는 풍습이 생겼다.

 

 

8. 물과 노자(老子)

 

아래의 글은 중국의 노자(老子)의 도덕경(道德經) 제8장이다. 최고의 선덕(善德)은 물과 같은 것이다. 물은 만물에게 좋게 베풀고 이롭게 해주지만, 언제나 모든 사람들이 싫어하는 비천한 곳에 있다. 그러므로 물의 특성은 도에 가깝다[上善若水. 水善利萬物而不爭, 處衆人 之所惡, 故幾於道矣]. 물의 특성을 닮은 성인은 몸을 최선의 땅, 즉 '비천한 곳'에 두고, 마음을 최선의 못, 즉 '허정(虛靜)'에 두고, 최선의 인을 베풀고, 최선의 실천적인 말을 하고, 최선의 다스림으로 바로잡고, 최선의 효능으로 일하며, 언제나 최선의 때를 따라 움직인다[居善地, 心善淵, 與善仁, 言善信, 政善治, 事善能, 動善時]. 오직 (물이나 성인은) 다투지 않는다. 그러므로 허물이 없다[夫唯不爭, 故無尤]. 노자는 물의 특성을 세 가지 언급하였다. 물은 만물을 이롭게 하고, 다투지 않고, 얕은 곳에 있다고 하고 따라서 물의 특성이 도(道)에 가깝다고 하였다. 톨스토이는 56살에 노자의 “도덕경”을 읽었다. “도덕경” 81장중에서 이 8장을 가장 좋아하여 그의 일기장에 옮겨 써놓았다. 그리고는 이렇게 덧붙였다. "본보기로 삼아야 할 것은 노자가 말한 물이다. 막히지 않았으면 물은 흐른다. 둑이 있으면 물은 멈춘다. 둑이 뚫어지면 물은 새어 흐른다. 물은 네모 그릇에 담으면 네모가 되고, 둥근 그릇에 담으면, 둥글어 진다. 그런 까닭에 물은 무엇보다 귀하며 무엇보다 강하다."(1884년 3월 톨스토이 일기) 톨스토이는 도덕경에 감명을 느껴 북경대학으로 편지를 내어 북경대학의 두 교수와 편지를 교환한 일이 있다.

 

 

9. 물과 문학 및 예술

 

물을 제목과 소재로 한 문학작품으로 클로델(Claudel, Paul)의 “성령과 물”, “5대 讚歌”(1907)가 알려져 있고, 레나르(Regna, Jean Claude)의 “물의 주술(呪術)” 시집(1961)이 있다. 바이론(Lord Byron)의 “하늘과 땅”(1823)에서 홍수의 ‘비밀히 행하는 의식’. 비니 (Alfred de Vigni)의 “고금시집”(1837)에서의 ‘홍수’. 랭보(Rimbaud, J. N. A.)의 “일뤼미나시옹(Illumination)”(1874) 시집에서의 ‘홍수후(洪水後)’가 알려져 있다. 시인은 기대에 벗어나는 이 세계가 소멸하도록 새로운 홍수를 추구한다. 셰익스피어의 “소네트 154”의 일부를 소개한다. “그녀는 근처의 찬 샘물에 횃불을 껐으니, 그 사랑의 불꽃에 샘물이 영원한 열기를 얻어, 병든 사람들을 위한 온천이 되고 건강을 회복시키는 치료약이 되었다네. 사랑의 노예가 된 나, 치료를 위해 그곳에 갔지만, 그곳에서 알았다네. 사랑의 불꽃이 물을 뜨겁게 하니, 물은 사랑을 식히지 못하리.”(This brand she quenched in a cool well by, Which from Love's fire took heat perpetual, Growing a bath and healthful remedy For men diseased; but I, my mistress' thrall, Came there for cure, and this by that I prove, Love's fire heats water, water cools not love.)

 

음악에서는 헨델의 관현악곡, “물위의 음악”(Water music, 25곡). 드뷔시의 피아노곡으로 “영상 제1집”에서 ‘물에 비치는 그림자’가 있으며, 관현악곡 “바다”는 인상주의의 관현악 곡으로서 대표적 걸작이다. 도니체티의 “홍수”(1830), 생상스(Saint-Sans)의 오라토리오, “노아의 홍수”(1876년 초연). 스트라빈스키의 오라토리오, “홍수”(1963 초연)가 있다.

 

미술에서는 “홍수” 모자이크(13세기, 산 마르코 대성당, 이탈리아 베네치아), 파오로 위첼로의 “물의 후퇴”(1446, 이탈리아 피렌체), 한스 바르돈 그린의 “홍수”(16세기, 독일 함부르크). 미켈란젤로의 “홍수”(1512, 시스티나 성당, 이탈리아 로마)가 있다.

 

 

10. 물과 화학

 

구약성서도 천지개벽은 물과 더불어 시작하였다. 생물은 물속에서 탄생하여 더불어 진화하였다. 물, 흙, 불, 공기를 물질을 구성하는 원소라고 생각했던 그리스 시대로부터 2000년 이상 경과하였다. 금일 우리가 갖고 있는 물에 관한 자연과학의 지식은 근대과학을 그 출발점으로 한다. 18세기말 "원소"인 물을 분해하는 수단으로 화학자는 물이 수소와 산소로 구성된 "화합물"인 것을 확립하였다. 물에 관한 화학의 역사를 변하게 한 화학자는 Cavendish와 Lavoisier이다. 물의 물리적 화학적 성질을 이해하는데 중요한 것의 하나는 물의 유전상 수가 크고, 수소결합을 형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조성식만 보면 단순한 무기화합물의 결정 중에 실제로는 매우 다양한 물의 구조가 존재한다. 예를 들면 푸른색 황산구리의 결정으로 CuSO4·5H2O는 실제로는 [Cu(H2O)4SO4]· H2O로 표시해야 한다. 4개의 H2O 분자가 구리에 편면상으로 4배위하고, 제5, 및 제6 배위자로서 SO42 이온의 산소 원자가 배위하여, 약간 일그러진 8면체구조를 형성한다. 남은 H2O분자는 SO42 이온의 산소원자와 수소결합을 하여, 2개의 구리착물을 연결하고 있다. 열천칭을 사용하여 무게의 변화를 보면 CuSO4·5H2O, CuSO4·3H2O, CuSO4·1H2O, CuSO4의 과정을 거친다. 결정수(結晶水)는 어느 경우에서나 결정구조의 한 부분이므로, 이것을 제거하면 결정구조 자신이 붕괴한다. 한편 결정구조의 골격과는 관계없이 물이 결정에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는 경우가 있다. 규산염 광물의 하나인 제올라이트(zeolite)가 그 전형적인 예이다. 1개의 규소 원자 혹은 알루미늄 원자를 4개의 산소 원자가 둘러싼 정4면체(TO4)가 산소 원자를 매개로 하여 3차원적으로 연결된 바구니형 공간을 형성하고 있다. 제올라이트 결정중의 바구니에는 불특정다수의 H2O 분자가 갇혀 있다. 이 물은 온도를 상승시키면 결정의 밖으로 빠지지만, 수증기 분위기에 두면 물이 다시 이 바구니에 들어간다. 제올라이트 이외에도 같은 성질의 물을 포함하는 광물이 알려져 있다. 이러한 물을 제올라이트 물(zeolite water)이라고 부른다. 물이 관여하는 반응은 조건에 따라서 매우 서서히 진행하는 것이 있다. 수산화칼슘에 모래와 물을 혼합한 모르타르로서 공기 중에 방치하면 Ca(OH)2 CO2 CaCO3 H2O 위의 반응이 서서히 진행하고, 물이 서서히 없어져 단단한 탄산칼슘이 남는다.

 

이 현상은 예로부터 건조물에 사용되었다. 2000년 이전에 만들어진 로마시대의 건물의 기둥 내부에, 탄산칼슘에 쌓인 로마시대의 물이 로마시대의 수산화칼슘과 더불어 현재도 남아있다고 한다. 무기화학의 반응이라면 수용액에서의 반응을 바로 연상한다. 이것에 대하여 유기화학에서 화학반응이라면, 다양한 유기용매를 연상한다. 큰 유전상수를 갖는 물속에서의 반응에 비하여, 특별한 경우를 제외하면 매우 유전상수가 낮은 유기용매를 사용하는 유기화학 반응은 많은 화합물 중에서 일부만 이용되고 있는 실정이다. 물에 높은 용해도를 갖는 유기화합물은 많다. 극복해야 할 기술적인 장벽이 있는 것은 틀림이 없으나, 수용액에서의 반응은 금후의 유기화학에 기대하고 싶은 측면인 것은 확실하다.

 

생물체에 있어서 화학반응은 모두 물속에서 진행한다. 효소반응은 그의 전형적인 예이다. 거기에서 공유결합의 절단, 재결합이 선택적 고효율로 진행한다. 화학반응의 장으로서 생물체계의 특징의 하나는 그 현저한 다양성에 있다. 어떤 경우에는 물에 한없이 가까운 환경에 있는 것도 있고, 또한 어떤 경우에는 물의 집단에서 가리워진 유전율이 매우 낮은 환경일 수도 있다. 이 점은 단순한 효소의 화학반응을 넘어서, 막을 무대로 하는 반응을 논의하는 경우에 다시 중요해진다. 이런 의미에서도 수용액의 유기화학반응의 이해, 응용분야의 확대, 발전에 기대하는 바가 크다. 생물체에는 물이 많이 함유되어 있으므로, 1H NMR 시그널의 강도의 공간분포를 화상화(畵像化)하는 방법을 사용하면 생물체 조직을 비파괴적으로 관찰 할 수 있다. 현재 방사선의학에서 널리 사용되고 있는 핵자기공명화상진단(MRI; magnetic resonance imaging)은 그러한 예이다.

태그
COMMENTS※ 500자 이내로 작성 가능합니다. (26/500)
[ Total 27 ] 기도고침 기도지움
등록하기
※ 로그인 후 등록 가능합니다. 파일 찾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