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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문화] 축제와 기도의 날, 안식일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4-11-07 조회수4,049 추천수0

[성서의 풍속] 축제와 기도의 날, 안식일

 

 

오늘날도 이스라엘을 여행하다가 금요일 저녁 해가 떨어지면 다음날까지 여러가지 불편한 일이 많이 생긴다. 이스라엘 사람들이 철저히 지키는 안식일에는 모든 상점과 관공서가 문을 닫고 사람들은 철저하게 휴식을 취하기 때문이다.

 

안식일의 기원은 창세기 1장 이하의 하느님께서 6일 동안 우주 창조를 마치고 제7일에는 쉬신 데서 비롯되었다. 그러므로 안식일의 근원은 하느님이다. 그리고 안식일은 하느님께서 축복을 주시는 날이다. 인간만이 아니라 만물에게 복을 주시는 날이다. 또한 안식일은 거룩한 날이다. 하느님께서 택하신 자녀가 하느님께 경배하고 감사하는 날이기 때문이다. 그리하여 오늘날에도 유다교에서는 안식일을 철저하게 지키는 전통이 있다.

 

'안식일(sabbath)'이란 말은 '멈추다, 쉬다'의 의미를 갖는 동사에서 유래한 것으로 추측된다. 안식일에 일을 쉬는 것은 십계명의 네 번째 규정이다. 안식일은 지금의 금요일 해질녘부터 토요일 해질녘까지이다. 안식일은 축제일로서 유다인들은 이날 기도를 하면서 성서, 특히 모세의 율법을 묵상했다(신명기 5,13-15참조).

 

이스라엘 사람들은 안식일을 철저하고 엄격하게 또 거룩하게 지켰다. 안식일은 하느님께서 제정하신 날이며 피조물인 인간이 하느님과 친교를 하고 은혜와 축복을 받는 날이기 때문이다. 안식일이 되면 성문을 닫고 안식일이 지나기까지 열지 않았다.

 

금요일 저녁이 되면 마을에서는 회당장이 나팔을 세 번 불어 안식일의 시작을 알렸다. 그러면 모든 이들은 하던 일을 멈추고 가게문을 닫았다. 금요일 저녁 식사 때 먹을 음식은 미리 만들었고 손님들을 초대했다. 안식일에 바리사이파 사람들은 종종 식사를 함께 하곤 하였다.

 

특별한 두 덩어리의 빵이 구워지고 축제의 표시로써 포도주를 나눠 마셨다. 랍비들은 안식일에 금지된 29가지의 행동에 대해 가르쳤다. 장사를 해서도 안 되고 육체 노동을 금했으며 심지어 불을 지피는 일이나 음식을 만드는 것도 금지되었다.

 

안식일에는 경작이나 추수, 물건을 나르는 일, 1,250m 이상을 걷는 것도 허용되지 않았다. 심지어는 나무를 하고, 불을 피우는 일, 환자를 돌보거나 덫에 걸린 다친 동물들도 꺼내어 치료하는 행위도 금지되었다.

 

또한 당연히 여행과 오락과 사사로운 말도 금지했다. 구약은 안식일을 지키는 것뿐 아니라 안식일을 지키는 데 방해되는 모든 것도 멀리하도록 했다. 그래서 육신적이고 세속적인 모든 활동을 금지하게 했다. 하느님께서는 광야에서 생활하는 이스라엘 백성에게도 이 안식일에는 만나 주시지도 않으셨다(출애 16,26).

 

토요일 아침에 사람들은 회당에 가서 율법을 듣고 기도했다. 예루살렘에 있는 사람들은 엄숙한 의식에 참석하기 위해 성전으로 올라갔다. 점심 식사 후에는 랍비들의 토론을 들었고 저녁 식사는 종교 의식의 식사였다. 토요일 해질 무렵에 나팔을 한번 불어서 안식일이 끝나는 것을 알렸다.

 

신약의 시대에도 안식일 법에 대한 철저한 준수는 마찬가지였다. 예수님 시대에 오게 되면 안식일에 관한 율법은 더욱 세분화되어 복잡해지고 많은 규정들이 부과되었다(마태 12,1-8 ; 요한 5,9-18).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에 병자를 고쳐서 바리사이파 사람들로부터 공격을 받았다(루가 6,6-11).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고발하는 자들에게 "율법에 어떻게 하라고 하였느냐? 착한 일을 하는 게 옳으냐? 악한 일을 하는 게 옳으냐? 사람을 살리라고 했느냐? 죽이라고 했느냐?" 하고 반문하셨다. 그러면서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을 새롭게 정의하셨다.

 

그분은 선을 행할 의무와 형제적 사랑의 의무를 강조하였다. 왜냐하면 그분이 안식일의 주인이셨기 때문이다. 안식일에 행한 치유의 기적들은 사랑의 행위에로의 초대였다. 예수님께서는 안식일의 엄격한 관습에 반기를 드시지만(마태 12,2-8 ; 루가 13,14-17), 안식일을 없앤 것이 아니라 존중했으며(루가 4,16), 사랑을 나누는 날이 되게 하셨다. "안식일이 사람을 위해서 있는 것이지, 사람이 안식일을 위해서 있는 것이 아니다"(마르 2, 28)고 하셨다. 진정한 안식일에 대한 예수님의 해설은 자칫 외적 규율과 가치에 집착해 내적 의미를 소홀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분명히 가르친 셈이다.

 

[평화신문, 2003년 1월 19일, 허영엽 신부(서울대교구 성서못자리 전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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