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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위기

레위기란?

창세기와 출애굽기에 이어 나오는 성서에요.시나이 산에서 하느님의 백성으로 새롭게 태어난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며 지켜야 할 각종 규정과 지침들, 특히 각종 제사의식 등 전례에 관한 사항이 가득 담겨 있지요. 레위기는 오경의 셋째 권인데, 그렇기에 앞 뒤에 있는 출애굽기 및 민수기와 연결시켜 보는 게 필요해요.

레위기

 레위기란 성서 이름은 어떤 뜻인가요?

 이 책의 히브리 이름은 레위기의 첫 단어인 “와이크라(그리고나서 부르셨다)”에요. 유대인들은 흔히 책의 첫 단어로 그 책의 이름을 지었거든요. 그런데 그리스어 성서인 70인역 성서에서는 책의 주제를 고려해서 성서 이름을 붙였어요. “레위기”란 이름은 사제 역할은 맡은 레위인들이 해야 할 예배와 규정을 다룬 책이라는 뜻에서 붙여진 거죠. 이 이름이 라틴어 성서인 불가타 성서에 그대로 받아들여지면서 널리 퍼졌어요.

- 우리말 성서 이름인 “레위기(記)”도 마찬가지 이름이지요.

 누가 썼나요?

 정확히는 알 수 없어요. 유대인과 그리스도인들은 모세가 써서 전해주었다고 믿어 왔어요. 하지만 요즘의 학자들은 레위기도 오경의 다른 책처럼, 예전부터 구전이나 문헌으로 내려온 자료들이 시대에 따라 덧붙여지고 편집되었다고 말해요. 아마도 최종적으로 이 성서의 꼴을 잡은 이들은 사제들이었을 거에요.

 언제 썼나요?

 안타깝지만, 이 시기도 분명하게 밝힐 수는 없어요. 레위기를 꼼꼼이 읽어 보면, 시기에 따라 다른 부분들이 있어요. 초기 자료도, 왕정시대의 자료도, 유배 이후의 자료들도 들어 있어요. 그러니까 레위기도 어느 한 사람에 의해, 어느 한 때에 다 쓰여진 것은 아닌 셈이죠. 레위기가 완성된 꼴을 갖춘 시기는 바빌론 유배 이후, 400년경으로 현재 추정되고 있어요.

 왜 쓰여졌을까요?

 구약성서에는 어쩌면 성서 전체에서 가장 읽기 곤란하고, 읽어도 재미없고, 읽어도 무슨 뜻인지 모를 성서로 꼽는다면, 아마도 제일 먼저 레위기가 꼽힐 거에요. 그러나 레위기는 구약성서에서 제일 중요시된 성서인 오경의 하나일 뿐만 아니라 유대인 가정에서 아이들에게 가장 먼저 가르치는 성서로서 중요하게 여겨지고 있어요.

우리 조상들이 제사를 중시하여 예법을 발전시켜 왔듯이, 유대인들은 야훼 하느님을 섬기는 제사의식을 중요하게 여겼어요. 그래서 일찍부터 제사 드리는 방식과 절차에 관한 규정을 발전시켜왔어요. 특히 후대와 와서 이스라엘 백성이 많은 고난을 겪게 되자, 하느님께 선택받은 백성답게 거룩하게 살아야 한다는 것을 깊이 깨우치게 되었어요. 그래서 하느님의 뜻에 맞는 거룩한 생활을 어떻게 할 수 있는지 각종 제사의식과 깨끗하고 거룩하게 사는 구체적인 생활 지침을 마련하게 되었답니다.

결국 유대인의 전례서라 할 수 있는 레위기는 형식적인 제사 규칙을 담은 규정집이라기보다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고 거룩하게 살기 위한 길(이것이 오경, 즉 토라의 근본정신이지요)을 제시한 성서로 쓰여진 것이지요. 그리스도교의 전례도 바로 그런 길로 마련되어 있는 것이랍니다.

<새김과 나눔>

내가 전에 알고 있던 레위기와 오늘 새롭게 알게 된 레위기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요? 형식적인 전례생활이나 신앙생활을 피하는 길은 무엇일까요?

 야훼 하느님께 드리는 여러 제사 규정들(1,1-7,38)

 하느님께서는 어디에서 모세를 부르셨나요?(1,1)

하느님께 드리는 제물의 종류별로 이름을 적어보세요(7,37)

 카인과 아벨부터 노아와 아브라함 등도 하느님께 제사를 드렸어요. 이제 시나이 산 계약을 통해 하느님의 백성이 된 이스라엘이 하느님과 맺은 계약관계를 유지하는 제사들이 구체적으로 소개되어요.

번제는 제물로 드리는 동물의 전체(가죽 제외)를 제단에서 완전히 불태우는 제사에요. 하느님께 온전히 봉헌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지요. 곡식예물은 수확을 주신 하느님께 감사의 뜻으로 드리는 제사이구요, 친교제는 기름기 등 일부는 하느님께 드리고 나머지는 이웃과 나누는 사귐의 제사이지요.

하느님의 계명을 어긴 죄를 지은 사람이 죄를 고백하며 하느님과의 깨어진 관계를 회복시키는 제사가 속죄제이구요, 죄 중에서도 특별히 하느님과 형제의 소유물을 침해한 잘못에 대해서는 면죄제를 바치게 했어요.

제사는 단순히 외적 행위가 중요한 게 아니라 봉헌자가 그 뜻을 새기면서 진실된 마음과 회개의 생활로 응답하는 자세가 중요하다고 예언자들이 지적하였답니다. 미가서 6,6-8절을 아울러 보세요.

 사제의 임명과 이스라엘의 첫 제사 봉헌(8,1-10,20)

 이스라엘에서 첫 사제로 임관된 사람은 누구인가요?(8,7.30)

야훼께서 지시하신 것과 다른 불을 피워 죽은 사람은 누구인가요?(10,1-2)

 앞에서 각종 제사예식에 관한 지침이 소개된 데 이어 실제로 그 예식이 실행되어요. 모세는 온 백성이 모인 자리에서 하느님께서 지시하신 대로 아론과 그의 아들들을 사제로 임명해요. 사제는 백성을 대신하여 하느님께 죄의 용서와 축복을 빌며 거룩한 제사를 주관하고 하느님의 거룩하심에 보다 깊이 참여하도록 불림받은 자이지요. 그들은 목욕재계하고 정해진 예복을 입은 다음, 기름을 바른 후, 희생제물을 드림으로써 사제로 임관되어요. 그 임관식까지 끝난 후, 온 백성이 모인 자리에서 첫 사제들의 주관으로 이스라엘의 첫 제사가 올려져요. 이 첫 제사는 제사장과 백성이 지은 죄를 깨끗이 하는 속죄제로 시작되었답니다(미사를 시작하면서 자신의 잘못을 고백하는 오늘의 미사 전례와 비슷하지요).

 제사가 끝나고, 모세와 아론이 백성에게 축복하자 야훼의 영광이 온 백성에게 나타났고 백성들은 환호해요. 그 후 아론의 두 아들 나답과 아비후가 야훼께서 지시하신 것과 다른 불로 향을 피워 죽임을 당하는 사건이 일어나고, 이어서 집무 중에 사제들이 지켜야 할 지침이 제시된답니다. 거룩한 것을 거룩하게 지키고 준수하는 게 얼마나 중요한지가 잘 나타나는 거죠.

 <새김과 나눔>

이스라엘의 제사예식은 신약의 미사성제로 완성됩니다. 레위기의 각종 제사 규정을 읽으면서, 미사전례의 참뜻을 새겨 보십시오.

  몸과 마음을 깨끗이(11,1-16,34)

 왜 부정한 동무을 규정해야 하는지 레위기에서 찾아보세요(11,44-45).

전국민이 일 년에 한 번 지켜야 하는 속죄의 날은 언제였나요?(16,29)

 레위기의 앞부분(1-16장)에서는 제사예배를 통해 하느님께 나아가는 길이 제시되었어요. 이어서 뒷부분(17-27장)에서는 몸과 마음으로 외적으로나 내적으로 더럽혀지고 물든 부정(不淨)을 어떻게 깨끗이 할 것인지 정결례 규정을 통해 일깨우고 있어요.

 먼저 정한 음식과 부정을 음식을 가리는 규정이 나와요. 아마도 이 규정은 이스라엘 백성이 거룩한 백성으로 다른 민족과 다르게 ‘구분된다’는 뜻에서 마련된 것 같아요. 바빌론에 가서 다른 민족과 섞여 살면서 더욱 강조되었죠. 그래서 예수님께서 모든 음식은 다 깨끗하다고 하실 때(마르 7,19), 바리사이파 사람들과 율법학자들이 크게 놀랐답니다. 그들은 그 까다로운 규정을 지키는 모범적인 사람들로 자부하고 있었기 때문이죠.

또 출산시의 출혈 때문에 생기는 산모들의 부정을 벗기는 예식규정도 자세히 나와요. 종교적 의미도 들어 있지요. 예수님을 낳으신 성모님도 이 규정에 따라 희생제물을 바치셨지요(루가 2,22-24).

그밖에 온갖 좋지 못한 악성 피부질환을 가리키는 ‘문둥병’의 검사와 치유, 성생활에 따른 질병의 부정을 얻는 예식이 소개되어요. 전염성 피부병을 피하고 생활의 청결과 절제있는 성생활을 강조하는 것이죠.

이 모든 정결례는 거룩하신 하느님께서 당신 백성도 거룩하게 살도록 일러 주신 거예요. 이스라엘 백성에게 가장 중요한 날인 전국민이 죄를 벗는 날 예식을 올리도록 한 것도 다 이 때문입니다.)

 거룩한 백성이 되는 길(17,1-27,34)

 레위기의 핵심 구절인 19장 2절과 18절을 찾아보세요.

희년은 몇 년만에 오는 해인가요?(25, 8-10)

 하느님께서는 이스라엘 백성이 당신의 거룩한 백성이 되도록 지침을 알려 주셔요. 백성들에게 구체적인 지침들을 주시기에 앞서 당신이 바로 이스라엘의 하느님 야훼임을 계속해서 밝히심으로써, 이스라엘이 하느님의 구원과 계약을 기억하고 당신의 백성답게 거룩하게 살아가도록 강조하고 계셔요.

하느님의 백성은 일상생활에서 생명을 뜻하는 피를 먹지 말고, 그릇된 성관계를 피하여 부부관계와 가족관계에 있어 성윤리를 지킬 것이 요망되어요. 또 거룩한 백성으로 살아가는 구체적인 지침은 하느님께서 요구하시는 거룩한 축절을 지키며, 더불어 살아가는 이웃들을 살아하는 행위에요. 십계명의 내용이 다시 소개되면서, 이런 길을 위반하는 자에게 가할 처벌규정도 함께 밝혀져요.

마지막으로 이교도의 풍속을 힘써 피할 것과, 사제 등 특별히 성별된 이들이 지켜야 할 일과 해서는 안 되는 일이 언급되어요.

 결국 한마디로 레위기의 핵심을 정리하면, 하느님을 올바로 섬기고 그분의 뜻을 온전히 따르며 이웃을 내 몸같이 사랑하는 것(19,18)이에요. 이는 곧 예수님이 가르치신 율법의 근본정신이자, 영원한 생명으로 가는 길이지요(루가 10,27-28)

 이렇게 알고 보시니까, 무미건조한 레위기가 참 중요한 말씀이구나 하고 새삼스럽게 느껴지지 않으세요?

 <새김과 나눔>

십계명 등 계명의 참뜻을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요? 내가 사랑해야 할 이웃을 루가 10,25-37의 말씀과 연결시켜 새겨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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