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
젊은 여인에게 눈이 팔려 두리번거리지 않겠다고 나는 스스로 약속하였네.
|
|
|
|
2
|
하느님께서 위에서 나누어주시는 분깃은 무엇인가? 전능하신 분께서 높은 데서 떼어주시는 유산은 무엇인가?
|
|
|
|
3
|
악당에게는 파멸이, 바람둥이에게는 고독이 아니던가?
|
|
|
|
4
|
그는 내가 걸어온 길을 살피시고 나의 발걸음을 세시는 분,
|
|
|
|
5
|
내가 허황한 생각으로 살았다거나 이 발이 거짓으로 서둘렀다면,
|
|
|
|
6
|
바른 저울에 달아보시면 아시리라. 하느님께서 나의 흠없음을 어찌 모르시랴?
|
|
|
|
7
|
내 발길이 바른 길에서 벗어났다든가 이 마음이 눈에 이끌려 헤매고 이 손바닥에 죄지은 흔적이라도 묻어 있다면,
|
|
|
|
8
|
내가 뿌린 것을 남이 먹고 내 밭에서 자란 것이 뿌리째 뽑혀도 좋겠네.
|
|
|
|
38
|
나의 밭이 나를 향해 아우성치고 이랑들이 한꺼번에 목놓아 운 적이 있다면,
|
|
|
|
39
|
품값을 주지도 않고 밭의 소출을 모조리 먹어 치워 일꾼들이 허기져 비틀거리게 하였다면,
|
|
|
|
40ㄱ
|
밀이 날 자리에 엉겅퀴가 나고 보리가 날 자리에 잡초가 무성하여도 좋겠네.
|
|
|
|
9
|
나의 마음이 남의 여인에게 끌려 이웃집 문을 엿보기라도 하였다면,
|
|
|
|
10
|
내 아내가 외간남자에게 밥을 지어주고 잠자리를 같이하여도 할 말이 없겠네.
|
|
|
|
11
|
그렇듯이 추잡한 죄를 짓고도 어떻게 심판을 받지 않으랴?
|
|
|
|
12
|
송두리째 태우는 무서운 불길에 나의 모든 소출이 타버려도 할 말이 없겠네.
|
|
|
|
13
|
내가 만일 남종의 인권을 짓밟았다든가 여종의 불평을 묵살해 버렸다면
|
|
|
|
14
|
하느님께서 일어나실 때 어떻게 하며 그가 심문하실 때 무엇이라고 답변하겠는가?
|
|
|
|
15
|
나를 모태에 생기게 하신 바로 그분이 그들도 내시지 않으셨던가?
|
|
|
|
16
|
내가 가난한 사람을 모른 체하였던가? 과부들의 눈앞을 캄캄하게 해주었던가?
|
|
|
|
17
|
나의 분깃을 혼자만 먹고 고아들에게는 나누어줄 생각도 없었던가?
|
|
|
|
18
|
아니다, 아비가 제 자식을 키우듯이 나는 그들을 어릴 적부터 키워주었고, 나면서부터 손을 잡아 이끌어주었다.
|
|
|
|
19
|
걸칠 옷 한 벌 없이 숨지는 사람, 몸 가릴 것도 없는 빈민을 못 본 체라도 했단 말인가?
|
|
|
|
20
|
내가 기른 어린 양털에 온기를 입어 그의 시리던 허리가 나를 칭송하지 않았던가?
|
|
|
|
21
|
성문에 모이는 사람들이 모두 내 편이라 믿고 죄없는 사람에게 손찌검이라도 했더란 말인가?
|
|
|
|
22
|
그랬다면 내 어깻죽지가 빠져도 좋겠네. 팔이 팔꿈치에서 빠져 나가도 할 말이 없겠네.
|
|
|
|
23
|
나는 다만 하느님의 징계가 두렵고 그의 위엄에 눌려서라도 그런 짓을 하지는 못하였다네.
|
|
|
|
24
|
"나는 황금만을 믿는다. 정금밖에 의지할 것이 없다." 이것이 과연 나의 생활 신조였던가?
|
|
|
|
25
|
재산이 많다고 우쭐거리고 일확천금을 했다고 으스댄 일이라도 있었던가?
|
|
|
|
26
|
해를 우러러 절하고 두둥실 떠가는 달을 쳐다보며
|
|
|
|
27
|
슬그머니 마음이 동하여 손으로 입맞춤을 띄워 보내기라도 했던가?
|
|
|
|
28
|
그랬다면 이 또한 용서받을 수 없는 죄요, 높이 계시는 하느님을 배신한 것이겠지만……
|
|
|
|
29
|
나의 원수가 망하는 것이 좋아 그에게 재앙이 내리기를 빌기라도 했던가?
|
|
|
|
30
|
나의 입천장이 죄의 맛을 알아 그에게 앙화가 내리도록 빌었단 말인가?
|
|
|
|
31
|
나의 천막에서 유숙하는 사람들은 자랑스러워하였네. 나에게 산해진미를 실컷 얻어먹지 못한 사람이 어디 있겠느냐고……
|
|
|
|
32
|
나는 길손을 노숙시킨 일이 없고 길 가는 사람 앞에서 문을 닫아건 일이 없었네.
|
|
|
|
33
|
죄를 짓고 사람 앞에 감춘 일이라도 있었던가? 악한 생각을 가슴 깊이 숨긴 일이라도 있었던가?
|
|
|
|
34
|
사람들의 큰 소란을 무서워하고 문중이 떨쳐 나와 조롱하는 것을 두려워하여 입을 다물고 두문불출, 앉아 있기라도 하였던가?
|
|
|
|
35
|
오, 하느님께 드린 내 말에 누가 증인으로 서주겠는가! 나는 이렇게 속을 모두 털었으니 이제는 전능하신 분의 답변을 들어야겠다. 나를 고소하는 자여, 고소장이라도 써 내려무나.
|
|
|
|
36
|
나는 그것을 목에 걸든가 면류관인 양 머리에 두르고는
|
|
|
|
37
|
살아온 나의 발걸음을 낱낱이 밝히며 귀족처럼 그의 앞에 나서리라.
|
|
|
|
40ㄴ
|
이로써 욥의 말은 끝난다.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