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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의 두 번째 답변:하느님 앞에서 느끼는 인간의 죄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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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이 다시 말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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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그렇지, 나도 그런 줄은 알고 있네. 하느님 앞에서 죄없다고 할 사람이 어디에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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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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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와 맞서볼 생각이 있다 하여도 천 마디 물음에 한마디도 대답할 수 없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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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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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은 생각이 깊으시고 힘이 강하신데 그 누가 그와 겨루어 무사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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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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멧부리들을 아무도 모르게 밀어내시고 홧김에 산을 뒤엎으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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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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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둥들이 마구 흔들리도록 땅을 그 바닥째 흔드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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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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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를 보고 솟아나지 말라 명령하시고 별들을 봉해 버리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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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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홀로 하늘을 펼치시고 바다의 물결을 밟으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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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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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두칠성과 삼성을 만드시고 묘성과 남방의 밀실을 만드신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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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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측량할 수 없이 크신 일을 하시고 헤아릴 수 없이 놀라운 일을 하시는 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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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내 앞을 스쳐 가시건만 보이지 않고 지나가시건만 알아볼 수가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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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가 빼앗으시는데 누가 빼앗기지 않을 수 있으며 "왜 이러시느냐?" 하고 항거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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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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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느님이 진노를 풀지 아니하시면 라합의 부하들도 그에게 굴복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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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어찌 한마디인들 대답할 수 있으며 그와 맞서서 과연 무엇을 말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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죄가 없다 하여도 대답할 말이 없어 다만 흑백을 가릴 분에게 은총을 빌 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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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불러도 대답조차 아니하시니 나의 부르짖음을 들으신다고 믿을 수도 없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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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한 오라기 머리카락 같은 일로 나를 짓밟으시고 까닭 없이 나를 해치시고 또 해치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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숨 돌릴 틈도 주시지 않고 나의 입에 쓴 맛만 채워주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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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으로 해보려 하나 그는 장사요, 법으로 해보려 하나 누가 그를 불러내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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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비록 죄가 없다고 하여도 그는 나에게 죄가 있다고 하시겠고, 나 비록 흠이 없다고 하여도 그는 나의 마음 바탕이 틀렸다고 하실 것일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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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비록 흠이 없다고 하지만 무엇이 무엇인지 모르겠네. 살아 있다는 것이 구역질 날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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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할 수 있는 말은 이 한마디, "그는 의인을 악인과 함께 묻어버리신다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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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채찍에 맞아 어이없이 숨져가는데 죄없이 절망에 빠진 자를 그가 비웃으시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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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을 악인의 손에 넘기셨으니 재판관의 눈을 가리신 이가 그분 아니고 누구시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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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의 원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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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생명이 경주자보다도 빨리 지나가는데 무슨 좋은 일을 볼 수 있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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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끄러져 가는 갈대배처럼, 먹이를 덮치는 독수리처럼 빠르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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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갖 슬픔을 잊고 낯빛을 고쳐 웃음을 지어보리라고 마음먹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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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려오는 괴로움에 오히려 움츠러들기만 합니다. 당신께서 결코 나를 죄없다고 하시지는 않으시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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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차피 죄인 취급을 받을 바에야 어찌 공연히 이 어려움을 겪어야 한단 말씀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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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으로 몸을 닦고 잿물로 손을 씻어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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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께서 나를 다시 시궁창에 처넣으시니 나의 옷마저 내 모양을 외면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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욥이 중재자를 요청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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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와 같은 사람이 아니신데 나 어찌 그에게 말대답을 할 수 있으며 함께 재판정에 나가자고 주장할 수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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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우리 사이를 중재해 줄 이가 있어 그가 우리의 어깨에 손이라도 얹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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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를 치시는 그 몽치를 빼앗아 다시는 두려워하지 않게 해준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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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아무 두려움 없이 말할 수도 있겠는데 그러나 어떻게 그런 일이 나에게 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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