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있는 가톨릭교리] (12) 예수 그리스도의 수난과 죽음
인간에 대한 사랑과 구원 위해 -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죽음을 그린 '십자가상 죽음'(지오토 작, 1304~1306). 이스라엘 지도자들은 예수님께 대한 시기와 질투, 미움과 증오, 위기의식과 경쟁심으로 예수님을 죽일 음모를 꾸몄다. 바로 이 때 열 두 제자 가운데 한명인 유다가 예수님을 배반해 그들에게 예수님을 팔았고, 이스라엘 지도자들과 유다는 예수님을 체포하고 넘길 기회를 노리게 됐다. 예수님 수난과 죽음 준비 1) 최후 만찬 예수님은 최후 만찬에서 성찬례를 제정하시고 제자 가운데 한 사람이 당신을 팔아넘길 것이라고 예고하셨다. 베드로가 당신을 모른다며 부인할 것이라고 예고하셨고, 유언을 남기셨다. 예수님은 제자들 발을 씻겨 주시며 섬기는 사람이 되라고 당부하시고 하느님 나라의 보상과 성령을 약속하셨다. 2) 겟세마니 기도 예수님은 제자들과 최후 만찬을 함께하신 다음 겟세마니에 가셔서 제자들에게 자신의 근심과 번민을 얘기하시고 함께 깨어 기도하라고 당부하셨다. 예수님은 수난과 죽음을 앞두고 깨어 기도하시면서 하느님 아버지 뜻을 구하셨고, 인간을 구원하시기 위해 수난과 죽음의 길을 선택하셨다. 예수님 수난 예수님은 겟세마니에서 기도하시다가 수석 사제들과 원로들이 보낸 이들에게 체포되셨다. 이스라엘 백성 지도자들은 예수님을 빌라도 총독에게 넘길 때 로마 황제를 거슬러 '유다인들의 임금'으로 자처한 정치적 반역자의 죄목을 씌웠다. 총독은 예수님 죄목을 발견하지 못했으나 군중에 떠밀려 예수님께 태형과 십자가형을 선고했다. 군사들은 예수님을 채찍질했고 머리에 가시관을 씌웠다. 갈대로 예수님 머리를 때리고 침을 뱉으며 조롱했다. 그리고 예수님께 십자가를 지게 했다. 예수님은 총독관저에서 골고타까지 십자가를 지고 가셨고, 십자가에 못 박히셨다. 예수님 머리 위에는 "유다인들의 임금 예수"(마태 27,37)라는 죄명이 붙어 있었다. 그러나 예수님은 당신을 비웃으며 조롱하는 이들을 배척하거나 보복하지 않으시고, 십자가 위에서도 그들을 위해 하느님께 용서의 기도를 바치셨다. 예수님 죽으심과 묻히심 예수님은 십자가에 못 박혀 돌아가셨다. 예수님 제자들은 모두 도망가 버리고 요한만 남았으며 어머니 마리아와 몇 명의 여자들만 예수님 죽음을 지켜봤다. 빌라도 총독의 특별 허락을 받은 아리마태아 요셉은 자기의 새 무덤에 서둘러 예수님을 안장했다. 안식일과 파스카 축제가 시작되기 때문이었다. 어머니 마리아와 여인들, 요한은 예수님이 빈 무덤에 묻히시는 것을 지켜보았다. 이로써 예수님은 죄 많은 인간을 한없이 사랑하시고 용서하시는 하느님 자애와 자비를 보여주셨다. 예수님 죽음에 대한 오늘의 이해 1) 십자가상 죽음의 의미 예수님 죽음은 죄에 물든 인간 구원을 위한 죽음, 곧 속죄(贖罪) 또는 대속(代贖)의 죽음이다. 예수님 죽음은 인간을 구원하려 행하신 예수님의 모든 말씀과 행적의 총괄이며 절정이다. 예수님 죽음에서 인간 구원의 궁극성(窮極性)이 체득된다. 예수님 죽음은 끝이 아니라 하느님께서 인간 구원이라는 새로운 차원으로 이끄시려는 하나의 과정이다. 2) 예수님 십자가상 죽음을 기억하고 실현해야 하는 제자의 길 예수님께서 모든 사람에게 "누구든지 내 뒤를 따라오려면, 자신을 버리고 날마다 제 십자가를 지고 나를 따라야 한다"(루카 9,23)고 말씀하셨기에,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님과 같이 십자가를 받아들이고 짊어질 수 있는 용기를 가져야 한다. 예수님을 따르는 우리에게 십자가는 고통의 수단이 아닌 구원의 도구로 자리한다. 예수님께서 십자가에 달리셨다는 것은, 예수님을 구세주로 믿고 따르는 우리에게 부활의 영광에 이르는 유일한 길로서 고귀하고 중요한 의미를 지니기 때문이다. 예수님 제자들도 예수님과 마찬가지로 십자가 죽음을 기꺼이 받아들였다. 따라서 모든 그리스도인은 예수님과 사도들 모범을 따라 날마다 십자가를 택하고 그 길을 걸어가는 참 신앙인이 돼야 한다. 예수님 수난 및 죽음과 관련된 교회 전례 1) 사순시기 사순시기는 재의 수요일에서 시작해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 전에 끝난다. 40일 동안 이어져 사순시기라 부른다. 사순절은 참회와 속죄, 쇄신과 정화의 시기이며, 은총과 희망의 상징인 예수님 부활을 합당하게 준비하는 기간이다. 따라서 우리는 예수님께서 겪으신 수난과 십자가상 죽음을 깊이 묵상하며 극기와 희생을 하고 자선과 선행을 베풀며 사순시기를 보내야 한다. 2) 파스카 성삼일 파스카 성삼일은 주님 만찬 성목요일 미사로 시작해 주님 수난 성금요일, 성토요일, 부활성야, 예수부활 대축일에 이르는 거룩한 삼일을 일컫는다. 십자가에서 못 박혀 돌아가시고 무덤에 묻히시고 부활하신 예수 그리스도 구원의 신비를 기념하고 묵상하며 실현하는 기간이다. [평화신문, 2011년 8월 28일, 제공=서울대교구 사목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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