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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하느님 이야기19: 하느님 나라를 알려주신 예수 그리스도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1-10-29 조회수2,733 추천수0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 (19) 하느님 나라를 알려주신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 나라, 그리스도인의 희망

 

 

우리는 하느님이 선하시고, 정의로우시고, 우리에게 영원한 생명을 주실 수 있는 전능하신 분이신 까닭에 하느님을 희망한다. 오늘은 영원한 생명이라는 희망은 무엇을 의미하며, 과연 가능한 것인지 함께 생각해보고자 한다.

 

영원한 생명이란 그리스도인의 삶을 변화시키고 지탱해주는 희망이다. 영원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사실 이것이 바로 참다운 생명이다. 우리가 일상 언어로 생명이라고 부르는 것은 참다운 생명이 아니다. 영원이란 하느님이 존재하는 초월적 세계다. 그러므로 하느님께는 "하루가 천년 같고 천년도 하루 같아 지나간 어제나 깨어 있는 밤과도 같을 수 있다"(시편 90,4 참조).

 

성경에 따르면 생명이란 현대 의학 용어와 달리 질적ㆍ양적으로 충만함을 의미한다. "나는 부활이요 생명이니 나를 믿는 사람은 죽더라도 살겠고, 또 살아서 믿는 사람은 영원히 죽지 않을 것이다"(요한 11,25-26). 영원한 생명은 삶 이후의 또 하나의 삶이 아니라 삶의 질을 말한다.

 

바오로 사도는 그것은 어느 누구도 본 적이 없고, 들어본 적도 없는 것이며, 하느님 아버지께서 천지 창조 때부터 마련하신 것이라고 말한다. 그리스도인들은 이러한 '영원한 생명'을 추구한다. 바로 영원한 생명 때문에 그리스도교 신자가 된 것이다.

 

 

영원한 생명보다 웰빙을 추구하는 그리스도인들

 

오늘날 많은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무엇 때문에 신앙을 갖는지 모른다. 2005년 한국갤럽에서 신앙인들 의식을 조사한 결과 "왜 성당에 다니는가?"하는 질문에 가톨릭 신자 78%가 '마음에 평안을 얻기 위해서'라고 답을 한 것으로 발표됐다. 이 조사결과에 따르면 가톨릭 신자들 사고방식이 현세중심적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오늘날 세상 사람들이 모두 추구하는 웰빙에 대한 갈망이 여기에 깊에 반영돼 있다. 천당은 저 세상에 있는 것이 아니라 이 세상에 있다고 생각하는 가톨릭 신자들도 71.5%가 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영원한 생명의 또 다른 표현으로서 하느님 나라

 

하느님 나라야말로 쉽게 알아들을 수 없는 영원한 생명이 무엇인지를 보다 쉽게 알려줄 수 있다. 구원이라는 포괄적 개념은 시대마다 여러 가지 용어로 표현됐다. 예수님 시대에는 메시아 탄생과 메시아 왕국을 구원 개념의 열쇠로 이해했다. 예수님은 이 모든 희망과 구원을 하느님 나라로 표현한다. 오늘날 천당, 천국으로도 표현되는 예수님의 '하느님 나라'는 영원한 생명이 무엇인지 설명해주는 구원 개념이다.

 

△ 예수 그리스도의 사명으로서 하느님 나라, 교회와 그리스도인의 사명

 

사람들은 오랫동안 하늘 나라는 죽은 다음에 가는 곳이라고 생각하고, 그렇게 표현하고 믿고 있었다. 그런데 예수님 말씀에 따르면, 하느님 나라는 이 땅에서 시작되고, 이 땅에 도래해야 한다. 우리는 예수님 가르침에 따라 날마다 주님의 기도를 통해 '아버지의 나라가 오시며 아버지의 뜻이 하늘에서와 같이 땅에서도 이루어지소서'하고 기도한다. 하느님 나라는 하늘에서와 같이 이 땅에서도 이뤄져야 한다.

 

△ 지금 여기서부터 이미 시작된 하느님 나라

 

마르코복음에서 하느님 나라의 도래에 대한 구원 메시지는 예수님 말씀과 행적 안에서 하나의 실제적 사실이 되고 있다. 공관복음의 구절들을 비교하면, 하느님 나라 도래의 긴급함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제까지 간절히 기다려 온 미래였지만, 우리에게는 현재 사건이 되고 있다는 것으로 이해할 수 있다. 긴박하게 다가오는 하느님 나라는 이미 지금 작용한다는 것이다.

 

예수님은 회당에서 "오늘 이 말씀을 들은 여러분에게서 실현되었습니다"(루카 4,21)하고 선포하신다.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 인격과 불가분의 긴밀한 관련을 지닌다. 그분은 '오시기로 되어 있는 분', 즉 메시아다. 그러므로 하느님 나라는 그분의 고유한 사명이며, 백성들은 그분을 믿어야 하고 그분을 통해 회개해야 한다.

 

△ 신비로서 하느님 나라, 비유로 설명되는 하느님 나라

 

예수님 가르침에서 비유는 매우 특징적이며, 가르침의 기반을 이룬다. 예수님의 비유는 어린 아이조차도 이해할 수 있을 만큼 분명하고 단순하다. 공관복음에는 씨뿌리는 사람ㆍ자라나는 씨ㆍ겨자씨ㆍ포도원 소작인ㆍ무화과나무의 교훈ㆍ깨어 있는 종 등 40여 개의 비유가 있다. 이처럼 예수님이 비유를 통해 선포한 하느님 나라는 소중함, 풍성함, 기쁨, 그리고 현재적 측면을 암시적으로 가르쳐준다. 사실 예수님 자신이 바로 하느님의 비유다. 예수님의 비유는 그분 자신이 하느님 나라 자체이심을 알려준다. 그분 안에서 하느님 뜻이 온전히 실현되고 있기 때문이다.

 

△ 교회 사명이자 우리 사명인 하느님 나라

 

예수님 사명으로서의 하느님 나라는, 이어서 제자들 사명이 됐다. "그 동네 병자들을 고쳐주며 하느님 나라가 그들에게 다가왔다고 전하여라"(루카 10,9). 하느님 나라는 제자들뿐만 아니라 예수님 말씀을 듣는 모든 청중이 무엇보다도 우선적으로 추구해야 할 과제가 됐다. "너희는 먼저 하느님의 나라와 하느님께서 의롭게 여기시는 것을 구하여라"(마태 6,34 참조).

 

이처럼 하느님 나라는 예수님 사명이었으며, 제자들 그리고 더 나아가 예수님 말씀을 듣는 모든 사람들이 추구해야 할 가장 소중한 희망이자 사명이 됐다.

 

[평화신문, 2011년 10월 23일, 정리=박정연 기자]

 

※ '조규만 주교의 하느님 이야기'는 평화방송 라디오(FM 105.3㎒)에서 매 주일 오후 6시 5분에 방송되며, 평화방송TV에서는 매주 화요일 오전 8시(본방송), 수요일 새벽 4시와 저녁 9시, 금요일 오후 4시, 주일 오후 6시에 재방송된다. 인터넷 다시 보기 www.p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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