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기 쉬운 교리상식] 한국의 신흥종교 (1)
얼마 전 ‘신천지 예수교 증거 장막성전’이라는 이단 종교집단의 포교활동을 경계하라는 공문을 받았다. 그것도 한 번이 아니고 몇 번이나 반복되는 것을 보면 그 폐해를 우려할 정도로 심각하게 보인다. 이 ‘신천지 이단’뿐만 아니라 여러 신흥종교들이 우리 주변에 난립해 있고, 그 주요 포교대상은 우리 순진한 가톨릭신자들이다. 우리의 신앙을 잘 지키기 위해서는 신흥종교들에 대해서도 개략적으로나마 알고 있어야 할 것 같아서, 이번 호부터는 한국의 신흥종교와 신흥영성운동에 대하여 간단하게나마 다루고자 한다.
1. 신흥종교란?
말 그대로 새롭게(新) 일어나는(興) 종교다. 신흥종교(新興宗敎)는 기성종교(旣成宗敎)와 구별되는 종교로서, 기성종교보다 상대적으로 역사가 짧은 종교다. 새로운 종교를 지칭하는 신흥종교가 일반적인 용어이지만, 사이비종교, 유사종교, 사교, 이단 등으로 부르기도 한다. 이러한 부정적인 용어들은 기성종교에서 신흥종교를 폄하해서 부르는 말이다.
2. 한국의 신흥종교 현황
신흥종교의 특성상 그 숫자를 알기는 힘들다. 교단의 조직과 교리체계가 잡힌 경우에는 비교적 파악이 쉽지만, 많은 경우에 깊은 산속이나 대도시 영세민 거주 지역에 은거해서 활동하는 소규모 단위의 단체들이 많기 때문에 파악이 쉽지 않다. 1980년대 군사정권 시절에 계룡산에 산재해 있던 불법 시설물들을 정리한 적이 있었는데, 대부분이 신흥종교와 관련된 시설들이었고 그 수가 무려 300개가 넘었다고 했다. 지금도 전라북도 모악산, 경상북도의 소백산과 일월산, 강원도 태백산 등은 신흥종교들로부터 인기가 많은 명산들이다. 또 한 가지 파악이 어려운 점은 그 단체의 명칭이 ○○학회, ○○연구회, ○○협회 등과 같은 이름을 가지고 있거나, 아예 교단 이름이 없는 경우도 많기 때문이다.
신흥종교를 신봉하는 사람들의 숫자를 파악하는 것도 불가능해 보인다. 각 종단이나 단체에서 발표하는 신도 수는 대부분 과장하여 발표되기 때문이다. 신흥종교에 빠져드는 사람도 시대에 따라 변하는 것 같다. 예전에는 대부분 사회적으로 소외되거나 억눌린 사람들이었고, 남자보다는 여자가 많았다. 그런데 근래 경제적 형편이 나아지면서 중산층 여성들이 신흥종교에 많이 빠져들고 있고, 신흥종교의 인간존중 사상과 민중사상에 매료된 젊은이들이 신흥종교에 많은 관심을 가지게 되는 형편이다. 예나 지금이나 공통적인 점 한 가지는 불치병이나 난치병 환자들 또는 그 가족들이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으로 신흥종교에 많이 현혹된다는 것이다. 많은 경우에 신흥종교 관계자들은 이들의 약점을 적절히 이용하기도 한다.
3. 신흥종교의 교리적 특징
1) 기성종교 비난
대부분의 신흥종교들은 기성종교를 비난하고 나선다. 현실교회들은 타락하여 더 이상 구원의 도구가 될 수 없고 자기 교단에 들어온 자들만이 구원을 받는다고 주장한다. 안식일교에서는 교황을 요한의 묵시록에 나오는 짐승이라고 서슴없이 말한다. 심지어 통일교에서는 예수를 실패한 구세주로 보고 있다.
2) 시한부 종말론 주장
시한부 종말론은 신흥종교들의 단골메뉴이다. 1992년 10월 28일을 휴거일이라고 주장했던 다미선교회는 당시에 지상파 TV 방송국에서 생중계를 할 정도로 세상을 떠들썩하게 했었다. 여호와의 증인이나 동방교, 장막성전 이사악 교회, 화룡산 기도원, 안상홍 증인의 교회 등도 시한부 종말론을 주장했던 신흥종교들이다.
3) 선민사상과 독선주의
대부분의 신흥종교들은 ‘자기들만’의 구원을 주장한다. 통일교의 문선명은 그의 ‘원리강론’에서 재림주가 한국에 올 것이라고 명시하고 있다. 박태선이 이끌었던 전도관에서는 단군이 구약의 단 지파에 속하는 족속이라고 주장하며, 신앙촌에 입주한 144,000명의 신도들만이 구원받는다고 주장했다. 최근에 물의를 일으키고 있는 ‘신천지 예수교 증거 장막성전’에서도 144,000명을 주장하고, 그 구원의 신천지는 경기도 화성시가 될 것이라고 광고한다.
4) 다수 종교 혼합주의
최제우는 유교와 불교, 도교를 통합하여 동학을 창시하였고, 강대성역시 유·불·선을 통합하여 일심교를 창시했다. 증산교를 세운 강일순의 주장에는 불교, 동학, 도교, 민간신앙이 뒤섞여 있고, 천주실의를 지은 예수회 선교사제 마테오 리치의 이름도 등장한다. 사이비성이 강한 신흥종교의 교주일수록 샤먼적 강신체험의 소유자들이 많다. 기복신앙을 가진 추종자들에겐 맞춤형 교주가 아닐 수 없다.
5) 교주숭배
사이비 신흥종교에서는 당연히 교주숭배로 이어진다. (지면관계상 다음 호에서 ‘신흥종교의 폐해’를 다루면서 계속하겠습니다.)
[월간빛, 2011년 12월호, 하창호 가브리엘 신부(매호성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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