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법아 놀자] 비신자 부부가 세례받은 후의 혼인예식은?
궁금해요 : 신부님, 저희 부부는 비신자 상태에서 혼인을 하였습니다. 결혼 후에, 친한 친구의 권유로 예비자 교리를 받았습니다. 그리고 지난 부활 대축일에 세례를 받고 신자가 되었습니다. 저와 남편은 새로 태어난 기분입니다. 천주교 신자가 된 것이 뿌듯하고 자랑스럽습니다.
신부님, 그런데 저희 부부가 성당에서 혼인예식을 다시 하고 싶습니다. 어떻게 되는지 궁금합니다. 비신자 때 예식장에서 혼인을 하고 신자가 되었는데, 성당에서 혼인예식을 다시 할 수 있는지요?
대답입니다 : 예, 대답해 드리겠습니다. 성당에서 혼인예식을 다시 하실 필요가 없습니다. 성당에서 혼인예식을 하는 것은 세례받은 신자들이 지켜야 할 교회법 규정입니다. 그런데 자매님 부부는 혼인 당시에 두 분 모두 신자가 아니었습니다. 따라서 성당에서 혼인예식을 할 의무가 없습니다.
자매님 부부 같은 경우는, 자동적으로 교회의 성사혼인을 한 것과 같습니다. 두 분이 결혼 후에 세례를 받음으로 인해서 자동적으로 두 분의 혼인은 성사혼인이 되었다는 얘기입니다. 이해가 되셨나요? 한 가지 더 말씀 드릴게요. 마찬가지로 양쪽 모두가 신자 아닌 상태에서 혼인한 부부가 있다고 합시다. 결혼 후에, 이 부부 중에 한쪽만 세례를 받은 경우에도 성당에서 혼인예식을 다시 할 필요가 없습니다. 비신자가 교회법을 지킬 의무는 없으니까요.
참고로 교회법을 지켜야 할 의무가 있는 사람은 다음 세가지 조건을 모두 갖춘 경우를 말합니다. 첫째는 세례성사를 받은 자이고, 둘째는 이성사용이 가능한 자이고, 셋째는 만 7세 이상의 나이입니다. 자매님 부부는 두 분이 세례성사를 받음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성사혼인으로 승격되었습니다. 성당예식을 따로 하실 필요가 없음을 말씀드렸습니다. 가톨릭 신자가 되셨음을 축하드립니다. 기쁘게 신앙생활하시길 바랍니다.
[가톨릭신문, 2012년 5월 13일, 신동철 신부(대구가톨릭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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