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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11: 저는 믿나이다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1-05 조회수2,308 추천수1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11)


13. 저는 믿나이다

1) 인간의 갈망, 하느님의 계시 그리고 우리의 믿음


우리는 지난 10주에 걸쳐서 가톨릭교회교리서를 공부하였습니다. 그동안 공부한 내용은 크게 볼 때 2가지입니다.

첫째, 인간은 하느님을 찾고 있습니다. 그리고 희미하게나마 하느님을 알 수 있습니다.

둘째, 그런 인간들에게 하느님께서는 당신을 계시해 주십니다. 구약성경을 통해서, 그리고 결정적으로는 예수 그리스도를 통해서 당신의 사랑과 구원의 계획을 알려 주십니다.

이제 3번째 주제이자 마무리 결론으로 넘어가겠습니다. 그것은 바로 ‘믿음’입니다. 믿음이란 하느님의 계시의 말씀을 듣고, 그분이 내 인생의 해답임을 깨닫고, 그분께 나를 의탁하는 것이다.

계시로써 “보이지 않는 하느님께서는 당신의 넘치는 사랑으로 마치 친구를 대하시듯이 인간에게 말씀하시고, 인간과 사귀시며, 당신과 친교를 이루도록 인간을 부르시고 받아들이신다.” 이러한 초대에 합당한 응답이 바로 신앙이다(가톨릭교리서 142항).

2) 믿음은 인격적 의탁이다

믿음이란 무엇일까요? 흔히 믿음이란 불가사이한 일을 믿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성경에서 바다물이 기적적으로 갈라진다든가 소경이 눈을 뜬다든가 하는 기적들을 의심 없이 받아들이는 것을 믿음이라고 생각합니다.

물론 이런 것들이 믿음이 아니라고 말할 수는 없지만, 성경에서 말하는 믿음은 보다 더 깊은 의미를 가지고 있습니다. 진정한 믿음이란, ‘어떤 것’을 믿는 것이 아니라, ‘어떤 분’을 믿는 것입니다.

신앙이란 무엇보다도 인간이 인격적으로 하느님께 귀의(歸依)하는 것이며, 또한 하느님께서 계시하신 진리 전체에 대해서 자유로이 동의하는 것이다(가톨릭교리서 150항).

그리스도인들의 믿음은 사도신경에 압축적으로 정리되어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3가지 믿음을 고백합니다. 성부 하느님을 믿고, 성자 예수 그리스도를 믿고, 성령을 믿는 것입니다. 이것이 우리가 믿는 바의 핵심입니다. 다시 말해 우리는 성부, 성자, 성령 하느님께 우리의 인생을 맡기고 의탁하는 것입니다.

3) 보지 않고도 믿는 사람은 행복하다(요한 20,29)

어떤 아가씨가 남자 친구를 사귀게 되었습니다. 많이 만났고, 많이 대화를 나누었습니다. 그 남자는 그녀에게 사랑을 고백했고, 결혼하자고 합니다. 그녀도 그 남자가 좋습니다. 그렇지만 그녀는 주저합니다. 과연 이 남자를 믿고 자신을 맡겨도 될지 확신이 서지 않기 때문입니다. 주변에서 불행한 결혼들을 많이 보아 왔습니다. 연애 시절에는 훌륭해 보이던 사람이 함께 살아보니 실망스러운 경우가 많답니다. 그래서 그녀는 그 남자에게서 확실한 증거를 찾고 싶습니다. 그렇지만 확실한 증거를 찾을 수 있을까요? 그녀가 계속해서 확실한 증거만을 찾고자 한다면 그녀는 결코 결혼할 수 없을 것입니다.

하느님께 대한 믿음도 이와 같습니다. 우리는 하느님을 믿기 위해 확실한 증거를 찾고자 합니다. 그러나 그것은 가능하지 않습니다. 우리는 배우자의 깊은 내면을 속속들이 알 수 없습니다. 더욱이 하느님의 모든 것을 다 알 수는 없는 노릇입니다. 그러기에 오히려 믿음이 필요합니다. 믿음이 없이는 인간간의 관계도, 하느님과의 관계도 가능하지 않습니다.

“아브라함도 믿음이 있었기 때문에 하느님께서 그를 불러 장차 그의 몫으로 물려주실 땅을 향하여 떠나라고 하실 때 그대로 순종했습니다. 사실 그는 자기가 가는 곳이 어떤 곳인지도 모르고 떠났던 것입니다”(히브 11,8).

4) 믿음은 들음에서 온다


그렇다고 해서 “믿기만 하면 된다”는 뜻은 아닙니다. 참된 믿음은 광신이 아닙니다. 믿음은 하느님의 계시에 대한 인간의 응답입니다. 그러기에 믿음은 계시와 불가분의 관계가 있습니다. 믿기 위해서는 먼저 하느님의 계시를 들어야 합니다.

만일 어떤 남녀가 만난 지 하루 만에 결혼을 결정했다면 누구나 경솔한 결정이라고 생각할 것입니다. 충분한 만남을 통해서 서로를 이야기하고 들어야 합니다. 하느님께서는 성경을 통해서 당신의 말씀을 주고 계십니다. 이것을 충분히 들어야 합니다. 그리고나서 하느님께 믿음으로 응답해야 합니다. 성경이 우리 신앙 생활의 근본이 되는 것은 바로 이 때문입니다.

“신앙은 이해를 요구한다.” 믿는 사람은 누구나 자기가 믿는 분을 더 잘 알고자 하며 그분의 계시를 더 잘 이해하고자 한다. 한편 더 깊은 이해는 다시금 더 강하고 점점 더 사랑에 불타는 믿음을 불러일으킨다. … 그러므로 아우구스티노 성인의 금언대로 “믿기 위하여 이해하고 이해하기 위하여 믿는다”(가톨릭교리서 158항).

5) 저희는 믿나이다

믿음을 위해 혼자서 성경을 열심히 읽는 것만으로는 부족합니다. 우리의 믿음은 ‘함께 하는 믿음’이어야 합니다. 사실 우리의 믿음은 항상 흔들릴 수 있습니다. 우리는 교회 안에서, 함께 신앙의 길을 걷는 형제자매들을 보면서 믿음을 키워 갈 수 있는 것입니다.

신앙은 고립된 행위가 아니다. 누구도 홀로 믿거나 홀로 살아갈 수는 없다. … 나는 다른 사람들의 신앙에 의지하지 않고서는 믿을 수 없으며, 또한 나의 신앙을 통해서 다른 사람들의 신앙을 지탱하는 데 이바지한다(가톨릭교리서 166항).

[2013년 1월 6일 주님 공현 대축일 의정부주보 5-7면, 강신모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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