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리덴띠노 공의회 간추린 교리문답에 따른
예비자 교리
구약성서 전도서에 보면, 이런 말이 있습니다. < 전도서 11,7-12,9> 여러분에게 들려 드리겠습니다.
7 햇빛은 고마운 것, 해를 쳐다보며 사는 것은 즐거운 일이다. 8 불행한 날이 많을 것을 명심하고 얼마를 살든지 하루하루를 즐겨라. 사람의 앞날은 헛될 뿐이다. 9 그러니 젊은이들아, 청춘을 즐겨라. 네 청춘이 가기 전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즐겨라. 가고 싶은 데 가고, 보고 싶은 것을 보아라. 그러나 하느님께서 네가 하는 모든 일을 재판에 붙이시리라는 것만은 명심하여라. 10 젊음도 검은 머리도 물거품 같은 것, 네 마음에서 걱정을 떨쳐 버리고 네 몸에서 고통스러운 일을 흘려 버려라.
(12,1) 그러니 좋은 날이 다 지나고 "사는 재미가 하나도 없구나!" 하는 탄식소리가 입에서 새어 나오기 전, 아직 젊었을 때에 너를 지으신 이를 기억하여라. 2 해와 달과 별이 빛을 잃기 전, 비가 온 다음에 다시 구름이 몰려오기 전에 그를 기억하여라. 3 그 날이 오면 두 팔은 다리가 후들거리는 수문장 같이 되고, 두 다리는 허리가 굽은 군인같이 되고, 이는 맷돌 가는 여인처럼 빠지고, 눈은 일손을 멈추고 창 밖을 내다보는 여인들 같이 흐려지리라. 4 거리 쪽으로 난 문이 닫히듯 귀는 먹어 방아소리 멀어져 가고 새소리는 들리지 않고 모든 노랫소리도 들리지 않게 되리라. 5 그래서 언덕으로 오르는 일이 두려워지고 길에 나서는 일조차 겁이 나리라. 머리는 파뿌리가 되고 양기가 떨어져 보약도 소용없이 되리라. 그러다가 영원한 집으로 돌아가면 사람들이 거리로 쏟아져 나와 애곡하리라. 6 은사슬이 끊어지면 금그릇이 떨어져 부서진다. 두레박 끈이 끊어지면 물동이가 깨진다. 7 그렇게 되면 티끌로 된 몸은 땅에서 왔으니 땅으로 돌아가고 숨은 하느님께 받은 것이니 하느님께로 돌아가리라. 8 설교자는 말한다. "헛되고 또 헛되다. 모든 것이 헛되다."
이러한 성서의 말로 여러분들과 함께 당분간 예비자 교리를 하게 될 저는 ’이철희’입니다. 신앙을 갖고 사는 사람들이 본받기를 바라는 성인의 모습을 제 이름에 덧붙이는 본명, 세례명을 말씀드리면, ’요한금구’입니다. 이런 세례명은 훗날 여러분도 선택하게 될 것입니다.
지금은 이곳 성당의 주임신부로 와 있습니다. 지난 해 10월 9일에 이곳에 왔습니다. 그리고 일정한 기간이 차고, 교구장님의 명에 의거하여 언젠가는 다른 곳으로 가게 될 것입니다.
제가 사제의 길에 들어선 것은 지난 1991년 8월 23일 사제 서품을 받고 나서였습니다. 그리고 그 사제의 길에 들어서는 공부를 시작한 것은 1982년입니다. 저에 대해서 장광설을 늘어놓을 것은 없지만, 기본적인 소개는 해야겠지요. 나이가 궁금하신 분도 있을지 모르겠네요.
이곳 성당이 고유의 이름을 갖게 된 것은 지난 1994. 2. 22부터입니다. 그전에는 1군단 사령부 산하 군인성당(삼거리에 있음)에 소속되어 있었고, 그 전에는 불광동 성당에 소속돼 있었습니다. 예전 시대에는 이곳에 장이 서고 그래도 번화가요 중심가로 번성했다고 하던데, 도시화가 이루어지면서 저 아래 한강변으로 일산 신도시가 생기고 아파트 문화가 건설돼 오면서 자연환경은 좋게 그대로 남아 있지만, 살기에는 불편한 것들이 하나 둘씩 늘어만 가는 동네가 되지 않았나 싶습니다. 이제 만 5살을 먹은 이곳의 규모는 ’신자수가 약 1500명’ 전후입니다. 이곳에도 아파트가 들어서고 사람들이 살 수 있는 숫자가 늘어나면 조금은 더 달라지겠죠?
한자의 발음을 차용해서 부르면 천주교회, 영어의 표현을 따서 부르면 가톨릭, 창설자의 이름을 넣어서 부르면 그리스도교, 한국에서 가진 특성을 감안해서 부르면 성당에 대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천주교회는 골치 아픈 종교입니다. 이 골치 아픈 종교에 찾아오신 여러분을 환영합니다. 그리고 그 골치아픈 종교에 대해서 이야기할 제가 지루하게 이야기하지 않을 수 있도록 여러분들이 마음으로나마 바래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제가 골치 아픈 종교라고 이야기는 했습니다만, 이렇게 말한다고 해서 다르게 생각하지 않으셨으면 좋겠습니다. 다른 사람에게 소개하려니 이런 말을 쓰는 것이지,--전혀 골치 아프지 않은 것은 아니지만 -- 저는 생활하면서, 살면서 그렇게 생각하지 않으려고 합니다.
사람은 자신이 바라보는 대로 세상을 만들어가기 때문입니다. 어렵고 힘들고 불안하게 생각하면 한없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이고, 그래도 살만한 곳이다라고 생각하면 또 그렇게 보이는 것이 우리가 사는 세상입니다. 그러므로 종교에 대해서 생각한다는 것 자체가 인간은 뭔가 다른 대상을 필요로 한다는 이야기가 됩니다. 그리고 그렇게 생각하신다면, 여러분들은 올바른 종교를 찾아오신 것이라고 자신있게 말씀드립니다. 천주교회는 가장 확실한 종교입니다.
이 천주교회의 기원은 이스라엘 땅에 살았던 예수라고 불리는 인간, 그러나 그리스도라고도 불리는 하느님의 아들을 출발점으로 해서 성립한 종교입니다. 어떤 종교이든지 창시자가 없지는 않겠지만, 이 예수처럼 말썽 많은 인물도 없습니다. 이 말썽 많다는 말도 앞서 이야기한 ’골치 아픈 종교’와 같은 의도로 사용합니다. 왜 이 예수가 말썽이 많은가? 그것은 한 생을 살다가 이 세상을 떠났는데, 그분을 이야기하는 종교와 종파들은 무지무지하게 많기 때문입니다. 먼저 그리스도교, 이슬람교, 통일교, 여호와의 증인......... 많습니다.
그럼 그가 누구이기에 이렇게 많은 종교들이 그분을 언급하는가?
그분은 인간으로 오긴하셨으되, 보통의 인간이 아니었다는 것이 특별한 차이점일 것입니다. ’예수의 제 2 복음’이라는 책을 쓴 <주제 사라마구>인가요? 노벨상 탔다고 하면서 말도 안되는 시각으로 예수를 그린 사람이 있습니다. 소설에서도 그것을 그리고 갖고 놀 만큼, 어쨌든 유명하고 다양하게 해석되는 인물임에는 틀림이 없습니다.
천주교회에서는 세상 만물과 인간의 기원을 하느님으로부터 설명하고 있습니다. 흔히 과학이라고 말하는 것에서 주장하거나 이론으로 제시하는 것과는 그 출발점을 달리하고 있습니다. ’그것은 신앙이지, 학문은 아니죠’라고 한다면 거기에는 할말이 없습니다. 그러나 세상 사물 가운데는 우리의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지만 엄연히 존재하면서 우리의 생활에 영향을 끼치는 것이 더 많습니다. 그리고 그것의 상당 부분을 신앙이라는 영역이 차지하고 있는 것입니다. 내 눈으로 확인하지 못하고 내 손으로 만져보지 못했다고 해서 그런 일에 영향을 받지 않으신 분은 없을 것입니다.
그러나 신앙이라는 것도 인간 사회 주변에, 인간 사회에 영향을 끼치려다 보면, 인간의 언어로 표현해야 하고, 인간이 쓰는 말로 그 체제를 설명해야 합니다. 그렇기에 신앙에 대한 설명은 우리의 글로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을 때가 있습니다. 제가 미리 여러분들에게 복선(複線)을 까는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마시기 바랍니다. 우리가 하고 싶어도 이 세상의 모든 것을 우리의 머리로 확인할 수 없는 이상, 방법이 없는 일들도 분명 있습니다.
천주교회에서는 인간으로 오신 예수 그리스도는 하느님의 아들로써 인간의 구원을 위하여 십자가에 달려 죽었으며, 그분의 인간의 어머니는 ’마리아’였고, 그분을 기르신 인간의 아버지는 ’요셉’이었다고 이야기합니다. 그리고 그분은 이스라엘 부족의 하나인 유다인으로 오신 분이고, 인간으로서 하느님의 특징을 지니신 분이고, 하느님이면서 인간의 고통과 아픔에 동참할 줄 알았던 분이라고 가르칩니다.
간단한 일정을 먼저 말씀드리겠습니다.
오늘부터 시작하는 예비자 교리는 기간을 7월 말까지로 잡겠습니다.
여러분들에게 제가 말씀드리는 기간이 그렇다는 것입니다. 그 기간 중에 몇 가지 선행할 것들이 있습니다. 일반적인 것은 현재 계획상, 세례는 7월 초순에 하겠습니다. 아마도 7월 10일 이전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그렇다고 바로 끝내는 것은 아니고, 한달 정도 추가 교육을 하겠습니다. 신앙이라는 것은 단순히 우리의 머리에 어떤 것인가를 넣고 가는 지식의 전달 수단은 아닙니다. 오히려 그렇게 알아들은 일들에 대하여 우리의 생활로 표현하는 것입니다. 그런 의미에서 저는 여러분들에게 이 교육을 수료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이 다 세례를 받아야 한다’고 말씀드리지는 않겠습니다. 물론 주된 목적은 거기에 있긴 하겠지만, 자신의 생활로 행동으로 표현할 준비를 갖추지 않은 입장에서 ’세례만 덜컹 받는다고 해서 달라지는 것은 아무 것도 없다는 생각’ 때문에 그것을 고집하겠습니다.
사람이 서로 알고 지내는 것은 참 좋습니다. 특히 돈 때문에 인간의 관계가 깨지지만 않는다면 말입니다. 이제 이 자리에 참석하신 여러분들이 스스로를 소개하는 시간을 갖겠습니다. 자신있게 자기 표현을 해 주시기 바랍니다.
-- 서로 알고, 연락을 위하여 <훗날 주소록 만들 것임을 공지>
다음으로는 본인들의 현재 종교에 대한 생각을 물었으면 합니다. 제가 여러분들에게 교리를 해 나가는 데에 참조 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에서 여러분들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세상에는 수많은 종교가 있습니다. 종교가 다양하게 있다는 것은 그만큼 많은 사람들의 필요성에 따라 각각이 가진 고유의 힘이 활동했다는 소리도 됩니다. 여러 가지의 종류로 표현할 수는 있겠지만 몇 몇 종교에 대해서 여기 참석하신 여러분들의 견해를 듣고 싶습니다. 돌아가면서 한 분씩 말씀해 주셔도 좋고, 서로 다른 사람들이 같은 부분을 이야기해주셔도 좋습니다.
**** 진행순서 : 먼저 말을 듣고, 전체적으로 요약해 주기***
개신교는 1517년이래, 가톨릭에서 갈라져 나간 종교입니다. 그래서 성공회와 더불어 가톨릭에서는 ’갈라진 형제들’이라는 표현을 사용하여 부르기도 합니다. 마르틴 루터를 시작으로 해서 훗날 캘빈, 쯔빙글리등 많은 개신교 신학자들에 의해서 틀이 잡힌 믿음이기도 합니다. 그들이 공경하는 대상이 하느님이요, 그리스도 예수라는 사실에 변함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한국의 경우에는 개신교 신자가 약 1000만 명이라고 하는데 비해서, 천주교 신자는 약 360만 명 정도 됩니다. 그러나 이 숫자들안에는 뻥튀기가 포함돼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중복 계산된 사람들도 있을 것입니다.
불교의 기원은 인도에서 시작됐죠. 석가모니인가요? 인도의 카탈라 왕국 왕자가 사람의 변화를 보고 출가(出家)하여 보리수나무 아래에서 대오각성(大悟覺醒)하여 그 훗날 종교로 성립된 믿음입니다. 이 불교에서는 최고의 깨달음을 얻은 사람을 가리켜 ’부처’라고 할 것입니다. 깨달은 자라는 뜻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부처에 가장 가까이 다가갈 수 있는 방법은 승(僧)이 되어 법을 지키며 사는 것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이 종교는 대승불교와 소승불교로 나누어지기도 합니다. 한국에 전파된 불교는 대승불교라고 합니다. 개인만이 아니라, 더 많은 공동체가 깨달음의 길로 나아가기를 바란다는 뜻을 포함하고 있을 것입니다.
유교는 중국에서 시작된 것입니다. 공자의 가르침을 따라서, 효도와 인의를 중시하는 가르침이요, 종교입니다. 서양에서 규정하고 정의하는 방법에 따르면, 이 유교는 종교의 범주에 들지 아니하고 인생사의 가르침 정도로 분류합니다. 굳이 이야기하자면, 내세의 개념이 없다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무교(無敎)는 가장 효율적인 종교입니다. 사실은 종교라고 하는 측면에 들지도 않습니다만, 그렇게 구별할 수 있을 것입니다. 다른 말로는 쌍수교(雙手敎)라고도 하지 않을까 합니다. 자신의 힘을 믿는 종교죠. 이것이 종교라면, 대단히 효율적이라고 할 것입니다. 편안하고 아무런 문제없을 때, 이것처럼 효율적인 종교도 없으나, 지나치게 자신을 과신하는 나머지 문제가 생겼을 때, 삶의 어려움에 닥쳤을 때, 이 종교의 신봉자들은 그 해결책을 어떻게 찾는지 저는 모르겠습니다.
12. 이렇게 다른 종교의 이야기를 하는 데에 특별한 목적이 있는 것은 아닙니다. 여러분들이 이미 한가지 이상 믿음을 지니고 살아오셨을 것입니다. 그것이 가장 올바른 종교에 입문하기 위한 방법이었다고 생각한다면, 앞으로 가톨릭이라는 종교를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 그 방법을 찾기 위해서 시작한 것입니다.
13. 종교라고 하는 체계 또는 믿음은 우리가 사용하는 말로 모든 것을 설명할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그럴 수도 없습니다. 다른 종교에 대해서는 잘 모르겠지만, 적어도 가톨릭의 입장에서는 그렇습니다. 그리고 몇 마디의 말로 설명할 수도 없습니다. 지난 시간에 말씀드린 것이기는 합니다만, 아무리 설명하려고 해도 우리의 지성이나 인식수준이 가 닿을 수 없는 부분에 대한 내용도 있습니다. 그것을 만날 때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모조리 거부하는 것과 그것을 그대로 수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여러분들이 이 자리에 오신 것은 말로 알아듣고 수용하기 위해서, 체계적으로 설명하는 방법에 따르기 위해서 오신 것입니다. 아마도 반대하기 위해서 이 자리에 오신 분은 없지 않을까 합니다.
14. 가톨릭의 특성 : 지난 시간에 저는 여러분들에게 천주교는 ’골치 아픈 종교’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왜 그렇게 시작했는지 그것은 여러분들에게 교리를 설명해 드리면서 이야기할 시간이 있을 것입니다. 제가 지난 시간에 그렇게 말을 시작했다고 해서 가톨릭의 종교 생활이 고리타분하다거나 우리가 접근 할 수 없는 방법을 따른다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가 믿어야 할 것과 따라야 할 것만 구별할 줄 안다면, 천주교라고 하는 종교는 접근하기 쉬운 종교입니다.
15. 교리의 진행 순서 : 제가 여러분들에게 말씀드릴 교리의 순서는 0.서론에 해당하는 ’천주교는 어떤 종교인가’ 1편 ’믿을 교리’ 2편 ’신앙인으로 지켜야 할 계명’ 3편 ’인간이 하느님의 은총을 받는 방법에는 어떠한 것이 있는지’ 그리고 부록에 해당할 내용으로 ’교회상식’에 대한 순서로 설명하겠습니다. 여러분들이 성심 성의껏 따라 주신다면, 저도 여러분들 앞에서 말씀드릴 의욕이 더 생기지 않을까 합니다. 그리고 여러분들에게 나눠드리는 <간추린 교리문답>의 내용도 이 순서를 따르고 있습니다.
16. 예비자 교리를 하면서, 인간의 소리인 제 소리만 가지고 하는 것은 아마 힘이 없겠죠. 그래서 전통적인 방식으로 인정돼온 성서의 말씀을 인용하는 방식으로 진행하겠습니다. ’성서’는 하느님의 말씀입니다. 물론 인간이 알아볼 수 있는 글로 현재는 번역돼 있고, 세상의 그 어떤 소설책보다도 많이 팔리는 책이라고도 합니다. 이 성서의 내용을 제가 여러분들에게 모두 말씀드린다는 것은 불가능할 것입니다. 그럴만한 시간도, 능력도 없습니다. 그러므로 가톨릭 교회의 이념에 일치하는 한계에서 여러분들 앞에서, 여러분과 함께 성서를 사용할 것입니다. 제가 무료로 여러분들에게 나눠드릴 책이 있고, 여러분이 구입하셔야 할 책이 있습니다. 이 교리를 하는 데 반드시 있어야 할 책 두 가지는 제가 여러분들에게 나눠 드리겠습니다. 한가지는 <간추린 교리 문답>이고, 다른 한가지는 <가톨릭 기도서>입니다. 가격은 앞에 것이 500원 정도, 뒤의 것이 4000원입니다. 그리고 지금 말씀드리는 성서는 여러분들이 구입하시기 바랍니다. 죄송합니다. 글자 크기와 찾아보기 편리하게 표식을 해 놓은 방법에 따라 13,000원 정도에서부터 다양합니다. 집에 이 성서가 있다면, 따로 구입하시지 말고 그것을 가져오셔서 사용하셔도 됩니다.
서론 : <천주교는 어떤 종교인가? 무엇을 가르치는 종교인가?>
17. 천주교회를 외형상에서 관찰할 수 있는 특성을 13가지의 순서에 따라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러분이 가톨릭교회에 대해서 알려고 오셨으니, 다소 무식한 방법이긴 합니다만 간단히 외우고 질문에 응답할 수 있는 방법으로 예비자 교리를 진행하겠습니다.
358-1. 사람은 무엇을 위하여 태어났습니까? : <답> 사람은 천주를 알아 공경하므로 영생을 얻어 무한한 행복을 누리기 위해서 태어났습니다.
358-2. 천주를 알아 공경하므로 영생을 얻어, 무한한 행복을 누리려면 반드시 어떻게 해야만 합니까? : <답> 천주를 알아 공경하므로 영생을 얻어 무한한 행복을 누리려면, 반드시 천주교를 믿고 실천하여야 합니다.
과학에서 수용하는 이론은 ’진화론’입니다. 그러나 그리스도교 신앙에서 받아들이는 인간의 탄생에 관한 이론을 가리켜 ’창조론’이라고 합니다. 창조라는 말은 인간보다 우월하고 월등한 힘인 하느님에게서 그 출발점을 찾고 있는 것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의 손에 의해서 창조되는 것을 본 사람은 없습니다. 신앙인들이 그렇게 받아들이고 그렇게 믿음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 내용은 성서의 첫 번째에 실려있는 구약성서 <창세기>에 그 내용이 나옵니다.
잠시, 인간의 창조 이야기를 다루기 전에....
19. ’천주’라는 말을 설명하겠습니다. 중국에서는 최고신의 개념을 ’상제(上帝)’라고 했습니다. 그런데, 이 상제(上帝)는 임금이기는 하지만 지상(地上)에 머무는 임금은 아닙니다. 국어사전에 보면 ’상제(上帝):하느님’이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흔히 우리가 알고 있는 말에는 ’옥황상제: 도가(道家)에서 말하는 하느님. 옥제(玉帝)’가 있습니다. 제가 옥황상제의 개념은 정확히 모르겠습니다만, 굳이 비교하자면, 천주는 이런 의미를 갖는 대상입니다. 그러나 그것만이 아니고, 천주는 세상의 모든 것을 창조하고 다스리시는 분이고, 인간의 구원(救援)을 위하여 인간의 역사에 개입하신 분입니다. 그리고 훗날 세상의 완성 날, 또는 종말에 인간의 모든 행위를 심판하실 최고의 분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요즘에는 천주(天主)라는 한자(漢子)의 표현대신 ’하느님’이라는 말을 씁니다. 표현이 달라지니, 뭔가 차이가 날 지도 모르겠습니다만, 여러분들과 함께 하는 이 자리에서는 같은 의미로 사용하겠습니다.
20. 창조라는 말은 ’처음으로 만듦, 또는 신이 우주 만물을 지음. the Creation ’이라고 국어사전은 설명하고 있습니다. 구체적으로 지적하면, 구약성서 창세기에 나오는 하느님의 최초의 행위를 인간이 그 단어를 사용하여 표현하는 말입니다.
21. 구약성서 창세기는 인간의 창조를 설명하고 있습니다.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하느님이 하신 세상의 창조와 인간의 창조모습을 본 사람은 없지만, 그렇게 기록하고 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굳이 설명하자면, 인간은 죽고 나면 흙으로 돌아갑니다. 영어에서는 인류를 지칭하는 낱말을 ’homo’라고 하는 말로 시작합니다. 영어는 그 말의 기원을 상당수 라틴어에 두고 있습니다. 라틴어에서는 인간을 ’homo’라고 표현하고, 성서에 기록된 인간의 재료 ’흙’은 ’humus’로 기록합니다. 창조의 모습을 아무도 본 이가 없다고는 하지만, 이것은 기원을 따져서 확인하는 사람의 믿음입니다. 그래서 그런지는 몰라도, 사람은 죽으면 흙으로 돌아갑니다. 땅에 묻히죠.
22. 구약성서 창세기에 보면, 하느님은 진흙으로 인간을 만든 다음에 코에 숨을 불어넣으시니, 사람이 되어 숨을 쉬었다고 기록합니다. 그래서 그런지 몰라도, 숨을 잔뜩 들이마시고 죽는 사람은 없습니다. 급작스레 죽는 사람이 있다면 몰라도,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가 자신의 가슴과 폐에 갖고 있던 모든 숨을 내 쉰 다음에 죽습니다. 이런 사실들이 하느님의 인간창조를 설명한다고 말은 하기 어려워도, 이런 믿음을 고백하여 글로 남겨 놓은 사람들은 지금부터 2500년 전에 글로 그것을 기록합니다. 이것은 누가 봐서 기록한 것이 아니기에, 우리가 믿음이라는 말로 설명할 수 있을 것입니다.
23. 이렇게 하느님을 출발점으로 해서 생겨난 사람들이 나아가야 할 길을 처음 두 개의 항목에서는 신앙의 하나로 정리하는 것입니다. 하느님에게서 인간이 출발되었다면, 그렇게 만들어준 대상을 아는 것은 지극히 당연한 일이 될 것이고, 그 하느님은 인간에게 일정한 삶의 방법을 제시하여 영원한 생명을 주는 분으로 머무시는 것입니다. 물론 이 영원한 생명에 참여하기 위해서 우리가 해야 할 일들은 따로 있습니다.
24. 그렇게 해야 할 일의 내용이 두 번째 항목입니다. 인간이 하느님을 알고, 그 분의 가르침을 배우려면, 반드시, 그분의 가르침을 이야기해주고 삶의 방법을 제시하는 종교, 천주교(가톨릭)을 믿고 거기에서 제시하는 방법을 실천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358-3. 천주교는 어떠한 종교입니까? : <답> 천주교는 천주께서 친히 세우신 참된 종교로서 세계적으로는 "가톨릭’이라고 부릅니다.
358-4. 가톨릭이란 무슨 뜻입니까? : <답> 가톨릭이란 "보편적이며 공번되다"는 뜻으로, 남녀노소 빈부귀천을 막론하고 전세계 만민이 아무 차별없이 다같이 신봉하는 종교라는 뜻입니다.
천주교(天主敎)는 그리스도교라는 종교를 중국의 문자를 통해서 표현한 것이라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영어로 표현하면, 가톨릭입니다. 우리 종교는 인간이 어떤 가르침을 통하여 깨닫거나 특별한 목적을 이루는 수단으로 세운 종교가 아닙니다. 하느님이 세운 종교입니다. 그러나 인간이 하느님을 볼 수 있는 가능성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천주(=하느님) 친히 이 종교를 세웠다는 것은 하느님과 같으신 분이 인간으로 오셨고, 바로 그 예수 그리스도라는 분이 이 종교의 초석, 출발점이 되신 분이라는 것입니다. 그분으로부터 유래되었으니, 창시자의 이름을 따라 ’그리스도교’라고도 부릅니다. 그리스도를 중심으로 살아가며 믿음을 고백하고 공동체를 이루는 단체라는 의미를 갖는 것이 바로 이 말이 갖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26. 여러분과 함께 해 나갈 천주교회의 교리편에 대한 구분입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358-5. 가톨릭 교리는 몇 편으로 볼 수 있습니까? : <답> 가톨릭 교리는 세 편으로 볼 수 있으니, 1)믿을 교리와 2) 지킬 계명과 3)은총을 얻는 방법입니다.
358-6. 믿을 교리는 무엇입니까? : <답> 믿을 교리는 대강 사도신경에 실려있는 것입니다.
358-7. 지킬 계명은 무엇입니까? : <답> 지킬 계명은 천주께서 내리신 십계와 가톨릭 교회의 모든 법규입니다.
359-8. 은총이란 무엇입니까? : <답> 은총이란 천주께 받는 공으로 받는 사랑으로, 영생을 얻어 무한한 행복을 누리기에 필요한 것입니다.
사람의 생활은 영아기, 유아기, 청소년시기, 장년기, 노년기 등으로 구별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이렇게 구별하기는 해도 어느 때부터 어떤 시기라고 자신있게 구별할 수 있는 사람은 없습니다. 그 구별이 모호해서가 아니라, 사람마다 차이가 있고, 그 차이를 인정하다보면 그렇다는 것입니다. 같은 의미에서 천주교회의 교리에 대한 것도 그렇게 분류할 수 있습니다. 내용 구별은 믿을 교리, 지킬 계명, 은총을 얻는 방법으로 설명합니다만, 그 구별 역시도 인위적인 구별입니다. 구별을 할 수는 있다고 하지만, 내용마저 전혀 다른 차원을 이야기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27. 함께 읽으신 내용 가운데, ’사도신경(使道信經)’이라는 말과 ’가톨릭 교회의 모든 법규’라는 말이 있습니다. 사도신경은 기도서나, 여러분들에게 드린 교리서의 내용에 나오는 다섯 번째 항목을 가리킵니다. 그리고 가톨릭 교회의 모든 법규라고 하는 것은 크게는 교회법전과 기타 신앙인들 사이에서 지켜 내려져 왔던 신앙인의 관습과 규정들을 이야기하는 것입니다. 이 규정들에는 구속력이 있는 것도 있고, 권장 사항도 있습니다. 또한 교회법전은 1752개조로 되어 있습니다만, 우리 신앙인들의 구체적인 생활과 관련있는 항목이 그렇게 많은 것은 아닙니다.
28. ’은총(恩寵)’이라는 말은 흔히 은혜라는 말과 공용으로 쓰이는 말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가톨릭 교회의 신앙에서는 ’하느님이 주재권을 가진 인류를 향한 사랑’이라는 말로 씁니다. 가톨릭 교회의 교리를 설명하면서 이 말을 사용하는 것은 신앙과 신앙인 삶의 성격을 표현하는 아주 중요한 용어입니다.
29. 하느님이 인류에게 접근하시는 방식을 표현하고 있는 것이 다음의 항목입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358-9. 천주께서 진리를 어떻게 가르쳐 주셨습니까? : <답> 천주께서 진리를 계시로써 가르쳐 주셨고, 성경과 성전에 보전하게 하셨습니다.
358-10. 계시(啓示)는 무엇입니까? : <답> 계시는 천주께서 친히 가르쳐 주시고 또 신령한 기적으로 그 진실성을 증명하여 주신 진리입니다.
하느님은 인간의 오관(五官)으로 감지할 수 없는 분입니다. 눈에 보이지도, 귀로 그분의 소리를 들을 수도, 냄새를 맡을 수도, 맛을 볼 수도, 스쳐볼 수도 없는 분입니다. 어찌하여 가톨릭 교회에서는 이렇게 인간의 감각이 가 닿을 수 없는 분을 공경하는지 말로 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사람은 감각의 동물입니다. 그래서 말로 듣는 것보다는 눈으로 본 것을 더 우선적인 것으로 치고, 다른 사람들이 보고 전달해주는 것보다는 불완전하기는 하지만 내가 보고 내가 느끼는 것을 더 우선적인 것으로 칩니다. 지극히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그러나 세상의 모든 것을 이러한 기준으로 계산한다면 그 기준에 맞을 것은 많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기준을 한가지 설명한다면, 이 가톨릭 교회의 신앙은 ’유대인’이라는 특정한 민족이 체험하고 그 체험을 정리한 것을 받아들인 것입니다. 그리고 그 체험을 바탕으로 해서 성립된 종교요, 신앙이라고 할 것입니다.
30. 이 하느님이 인간에게 당신의 모습을 드러내 보이시는 첫 번째 방법이 ’계시’라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계시(啓示)라고 하는 말의 어원은 ’휘장을 열어 젖히고 보여준다’는 의미를 갖습니다. 보통의 것이 아니라, 하느님의 고유영역에 해당하는 것이니, 그 휘장을 열어 젖히고 응답하시는 것도 하느님이 주도권을 가질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리고 인간은 그렇게 하느님이 주도권을 갖고 알려주신 일들에 대해서만 탐구할 수 있고 알아들을 수밖에 없는 것입니다. 그래서, 하느님이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드러내 보이실 때, 계시라는 용어를 사용합니다.
31. 다음은 우리의 감각이 알아듣는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는 하느님의 뜻에 대한 것입니다. 크게 두 가지로 나뉩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358-11. 성경(聖經)은 무엇입니까? : <답> 성경은 직접 성신의 감도하심을 따라 기록된 천주의 말씀으로, 그리스도의 강생 이전에 쓰인 것은 구약이라 하고 그 이후에 쓰여진 것은 신약이라고 합니다.
358-12. 성전(聖傳)은 무엇입니까? : <답> 성전은 성경에 기록되지 아니한 천주의 말씀으로, 영구히 그르침이 없이 가톨릭 교회 안에 전하여 내려오는 것입니다.
32. 그 두 가지는 성서와 성전(tradition)입니다. 한가지는 글로 기록된 것이고, 다른 한 가지는 아직 글로 기록된 것은 아니지만, 같은 효력을 갖는 것입니다. 어떤 것이 더 중요한 우선권을 두는지의 구별은 없습니다. 성서가 쓰여진 언어는 몇 가지로 구별됩니다. 지금의 문자와 모양에 있어서는 차이가 납니다만, 그중 많은 분량이 쓰여진 것은 구약성서-히브리어, 신약성서-꼬이네 희랍어로 분류합니다. 물론 구약성서 가운데는 희랍어로 기록된 것도 있습니다. 그러나 개신교에서는 희랍어로 된 구약성서를 성서로 인정하지 않습니다. 그래서 천주교에 비해서, 성서의 권(卷)에 있어서 천주교보다 7권이 적습니다. 천주교에서는 73 권, 개신교에서는 66 권으로 성서의 권수를 계산합니다. 구약성서 2 경전은 1경전에 없는 것 7개와 있지만 보충의 것 2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33. 글로 쓰여진 많은 문서들 가운데, 어느 것이 하느님의 말씀을 담고 있느냐를 정한 것을 가리켜 ’정경(正經)’이라고 합니다. 가톨릭은 교회라는 구조가 성서를 보존해 왔다는 내용에 의거하여, 서기 90년경 얌니야 종교회의에서 규정한 구약의 경전을 그대로 인정했고, 서기 397년 카르타고 공의회에서 정한 신약의 정경을 그대로 인정하여 지금의 73 권을 성서로 받아들이고 있습니다. 그러나 개신교에서는 성서가 교회에 지나치게 종속돼 있다고 주장하며, 교회와 전승의 권위에 반발하여 히브리어와 그리스어의 원본을 중요시하는 새로운 기준을 제시하였고 이에 근거하여 신구약 66권의 성서만이 하느님의 말씀이라고 정경으로 강조합니다.
구약성서 가운데 글로 기록된 지 가장 오래된 것은 모세 오경 중에서 출애굽기라고 하고, 늦게 기록된 것은 마카베오 상하권을 이야기합니다. 그러나 그것 역시도 누군가 지켜본 기록에 의한 것은 아닙니다. 신약성서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은 데살로니카인들에게 보낸 편지이고, 가장 나중에 된 것은 요한의 묵시록이라고 합니다.
34. 교리에 대한 교회의 입장이 다음 항목입니다. 함께 읽겠습니다.
358-13. 가톨릭 교리를 배워야 할 의무가 있습니까? : <답> 가톨릭 교리를 배워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사람은 누구나 천주를 알아 공경하므로 영생을 얻어 무한한 행복을 누릴 수 있기 위해서 가톨릭 교리를 뜻만 배우도록 할 뿐 아니라, 그 중에 중대한 대목은 본문까지 외워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규정에 따라, 강조되는 교리와 그 내용에 따라 가톨릭 교회는 현재까지 그 모습을 유지해왔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므로 자의(自意)에 따라서 교회 구성원이 되는 과정에 들어오신 분들이 여러분들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교회교리의 모든 내용을 머리 속에 담을 수는 없다고 하더라도, 자주 반복하여 그 내용을 읽혀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이 자리에서 여러분에게 말씀드릴 내용은 가톨릭 교회의 본질 가운데 말로 설명할 수 있는 것을 표현하는 자리입니다. 결코 우리와 다른 종교의 믿음이라든가 그 체제에 대하여 비판하는 것을 목적으로 삼지는 않습니다. 간혹 다른 종교의 내용과 비교하는 내용이 있을 때라고 같은 입장이라는 것을 알아 주셨으면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