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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계시란 무엇인가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2-02 조회수6,691 추천수1

[교회상식 교리상식] (22) 계시란 무엇인가요?

 

 

그리스도교는 계시 종교라고 하는데 계시가 무엇인지 알고 싶습니다. 또 성경(聖經)과 성전(聖傳)을 계시의 두 원천이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서도 설명해 주십시오.

 

- 하느님 계시의 두 원천인 성경과 성전을 똑같은 애정과 존경으로써 받아들여야 한다고 교회는 가르친다. 사진은 바티칸 성 베드로 대성전 제단 뒷쪽에 있는 베르니니(1598∼1680)의 조각작품 사도 베드로좌. 베드로좌는 교도권의 상징이다.

 

 

계시(啓示)란 말을 그대로 풀이하면 '열어서 보임' '깨우쳐서 보여줌'이란 뜻입니다. 그리스도교에서 사용하는 '계시'라는 용어는 '감춰진 것을 들춰내다' 또는 '가려진 것을 벗겨내다'라는 뜻을 지닌 라틴말 레벨라레(revelare)에서 유래했다고 합니다. 이 단어가 의미하는 것처럼 계시란 하느님께서 '당신에 관한 것-곧 하느님의 신비-을 인간에게 드러내 알려주시는 것'이라고 할 수 있겠습니다. 「가톨릭교회교리서」 내용(50~100항)을 중심으로 계시에 대해서 좀더 자세히 알아봅니다.

 

 

계시는 하느님의 자기 전달

 

우리 인간은 타고난 이성의 능력으로 하느님을 알 수가 있습니다. 인간은 하느님 모습대로 창조된 존재이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피조물인 인간은 이성의 능력만으로는 하느님을 완전하게 아는 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하느님은 피조물을 초월하시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하느님께서는 당신에 관한 신비를 정하신 계획에 따라 인간에게 기꺼이 알려주고자 하셨습니다. 이렇게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알려주시는 것을 계시라고 합니다. 조금 어려운 표현을 쓰자면 계시는 바로 '하느님의 자기 전달'입니다.

 

하느님께서 당신 자신을 인간에게 계시하시는 것은 우리 인간이 자연적 이성의 능력을 넘어서서 하느님께 응답하고 하느님을 깨닫고 하느님을 사랑할 수 있게 하시려는 것입니다.

 

중세기의 위대한 신학자 성 토마스 데 아퀴노는 "은총은 본성을 전제하며 이를 완성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습니다. 이 말은 계시와 관련해서도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 것입니다. 즉 하느님께서는 인간이 받아들일 수 있도록 점진적으로 당신을 알려주신다는 것입니다. 이렇게 점진적으로 당신을 계시하시면서 인간으로 하여금 당신께 응답하고 당신을 깨닫고 사랑할 수 있도록 하시는 그 과정이 바로 구원의 역사, 구세사입니다.

 

 

계시의 충만이신 예수 그리스도

 

하느님께서는 먼저 이스라엘 조상인 아브라함과 이사악과 야곱을 통해서 당신을 계시하셨습니다. 또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의 종살이에서 해방시키시고 당신 백성으로 삼으신 후에는 시나이산에서 계약을 맺으시고 모세를 통해 율법을 주심으로써 당신이 누구이신지 알려주셨습니다. 그리고 그 이후에는 예언자들을 통해 말씀하시면서 당신이 모든 인류를 위해 마련하신 구원을 받아들이도록 준비시키셨습니다.

 

그리고 마침내 정한 때가 되자 하느님께서는 당신 아드님을 세상에 보내 주심으로써 당신 자신을 완전히 계시하셨습니다. 그분은 바로 사람이 되신 하느님의 말씀 예수 그리스도이십니다.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자신의 말씀과 행적을 통해서 곧 자신의 인격 전체, 자신의 삶 전체를 통해서 하느님이 누구이신지를 충만하게 결정적으로 알려 주셨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를 '계시의 충만' '계시의 완성'이라고 부릅니다.

 

따라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이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결정적으로 드러난 공적 계시 외에 다른 어떠한 계시나 환시를 바란다면 그것은 "그리스도께 눈을 돌리지 않고 그분과는 다른 것이나 어떤 새로운 것을 추구하는 것이므로, 어리석은 일일 뿐 아니라 하느님을 욕되게 하는 일이기도 하다"(「가톨릭교회교리서」 65항)고 교회는 가르칩니다.

 

 

계시의 두 원천 성전과 성경

 

하느님의 모든 계시를 자신 안에서 이루신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하느님의 계시 곧 구원의 기쁜 소식을 세상 모든 이들에게 전하라고 당신이 친히 뽑아 제자로 삼으신 사도들에게 명하셨습니다.

 

그래서 사도들은 이 구원의 복음을 성령의 빛을 받아서 말과 행동을 통해서 전하면서 복음이 세상 끝날까지 온전하게 또 생생하게 보존되고 전달되도록 주교들을 후계자로 세우고 교도직(敎道職, 가르치고 인도하는 직책)을 넘겨주었습니다. 이를 통해서 하느님의 계시가 우리에게 생생하게 전달되는 것입니다. 이를 성전(聖傳) 곧 거룩한 전통이라고 부릅니다. 성전은 말하자면 하느님의 계시가 보존되고 전달되는 통로입니다. 이 성전을 통해서 "교회는 그 교리와 생활과 예배를 통해 자신의 모든 것과 자신이 믿는 모든 것을 영속시키며 모든 세대의 사람들에게 전달합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78항).

 

다른 한편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사도들과 그 제자들이 성령의 감도를 받아 기록한 문서를 통해서 대대로 전해집니다. 이것이 신약 성경입니다. 교회는 또한 구약의 이스라엘 백성이 성령의 감도로 하느님의 말씀을 기록한 책도 성경으로 받아들입니다. 이것이 구약 성경입니다.

 

그래서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결정적으로 완성된 하느님 계시는 사도로부터 이어오는 전승인 성전과 하느님 말씀을 기록한 성경을 통해서 대대로 전달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성전과 성경을 계시의 두 원천이라고 부릅니다.

 

 

알아둡시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받은 교도직에 따라 하느님 계시는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완결됐으며 그 이상 새로운 계시는 없음을 분명히 하고 있습니다. 예수 그리스도에게서 완결된 이 계시를 공적 계시라고 부릅니다. 그런데 세월이 흐르면서 특정 사람 또는 특정 장소에 예수님 또는 성모님이 발현해 계시하셨다는 주장들이 제기되곤 했습니다. 교회는 이런 주장들에 대해 엄격한 조사를 실시해 어떤 것에 대해서는 사실로 인정하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교회 인정을 받은 계시를 '공적 계시'와 구별해서 '사적 계시'라고 부릅니다.

 

여기에서 두 가지 점을 분명히 할 필요가 있습니다. 첫째, 사적 계시는 공적 계시를 보완하거나 수정하는 것이 결코 아닙니다. 교회가 물려받은 공적 계시를 신자들이 더욱 충실히 살도록 도와주는 역할만 할 뿐입니다. 둘째, 그리스도나 성인들이 발현해 계시하셨다는 주장이 참으로 '계시'(곧 사적 계시)에 해당하는지 아닌지 식별하는 것은 일차적으로 교회 교도권의 몫입니다. 교회 교도권은 신자 공동체의 신앙 감각을 존중해 현명하게 판단해야겠지만, 신자들 또한 교도권의 결정을 존중하고 따르는 게 도리입니다.

 

계시의 두 원천인 성경과 성전은 서로 긴밀히 연결되고 또 상통합니다. 동일한 신적(神的) 원천에서 솟아나와 어떤 방식으로든 하나를 이루며 같은 목적을 지향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래서 교회는 성경과 성전을 "똑같이 경건한 애정과 존경으로써 받아들이고 공경해야 한다"고 가르칩니다(제2차 바티칸공의회 「계시헌장」 9항).

 

[평화신문, 2006년 12월 10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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