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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성경에 나오는 숫자들의 의미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07-09-20 조회수9,023 추천수0

[교회상식 교리상식] (56) 성경에 나오는 숫자들의 의미

 

 

성경에 나오는 숫자들에는 의미가 있다고 하는데 알고 싶어요.

 

성경에 따르면, 노아의 홍수 때 40일 동안 밤낮으로 비가 내렸습니다(창세 7,12). 또 이집트를 탈출한 이스라엘 백성이 약속의 땅인 가나안 땅으로 들어가기까지 40년 동안 광야에서 살았습니다(민수 14,33). 엘리야는 밤낮으로 40일을 걸어 하느님의 산 호렙에 이르렀고(1열왕 19,8), 예수님께서는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시기 전에 밤낮으로 40일 동안 단식하며 지내셨습니다(마르 1,13).

 

이 성경 구절들에는 40이란 숫자가 공통으로 들어 있습니다. 여기에서 40은 정화 기간, 시련이나 고행 기간을 상징하는 숫자입니다. 성경에 나오는 또는 교회에서 사용되는 숫자들과 그것들이 상징하는 의미에 대해서 알아봅니다.

 

하나(1) : 하나는 한 분이신 하느님을 가리킵니다. 하나는 또한 첫째이자 으뜸을 가리킵니다. 또한 모든 것의 근원을 나타내기도 합니다. 사실 하느님은 한 분이시며 만물의 으뜸이며 시작이고 근원이시지요.

 

둘(2) : 하나가 일치라면 둘은 하나가 나뉘는 것이기에 분리, 분열, 차이를 나타냅니다. 하나가 둘로 갈라지면 적대하고 반목하지만 둘이 다시 하나로 합쳐지면 일치하고 화합합니다. 

 

셋(3) : 셋은 완전함을 나타냅니다. 모든 일에는 시작이 있고 가운데(과정)가 있고 끝이 있습니다. 우리가 믿는 하느님은 삼위일체의 하느님입니다. 그래서 셋은 '하느님의 세계'를 뜻한다고 하지요. 미사 때에 참회 예식에서 "제 탓이요, 제 탓이요, 저의 큰 탓이옵니다"하고 세 번 반복하는데 이는 잘못을 완전하게 참회한다는 뜻입니다. 또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거룩하시다" 하고 하느님의 거룩하심을 세 번 노래하는데 이 역시 하느님이 가장 거룩하신 분임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넷(4) : 봄ㆍ여름ㆍ가을ㆍ겨울, 동ㆍ서ㆍ남ㆍ북에서 알 수 있듯이, 넷은 시간 전체, 공간 전체를 나타냅니다. 곧 창조된 자연계 전체를 나타낸다고 할 수 있지요. 성경에서는 "강 하나가 에덴에서 흘러나와 동산을 적시고 그곳에서 갈라져 네 줄기를 이루었다"(창세 2,10)고 하는데, 이는 하느님이 창조하신 우주 전체를 나타냅니다. 한편 복음서가 네 편인 것도 의미심장하지요. 이는 기쁜 소식 곧 구원이 온 세상에 퍼져 나감, 그래서 구원의 완성을 뜻합니다.

 

여섯(6) : 성경의 세계에서 여섯은 별로 좋지 않은 숫자라고 합니다. 완성을 뜻하는 7에서 하나가 모자라는 미완성, 불완전을 뜻하기 때문인지 모르겠습니다. 묵시록에는 어떤 짐승 또한 사람을 가리키는 666이라는 숫자가 나오는데(13,18), 그리스도를 반대하는 자(반-그리스도 또는 적-그리스도)를 가리킵니다. 6이라는 좋지 않은 숫자가 세번이나 겹치니 정말 나쁜 존재인 것 같습니다.

 

일곱(7) : 충만함, 완전함을 상징하는 수입니다. 하느님의 세계를 뜻하는 3과 창조계 전체를 나타내는 4를 합쳐 놓았으니 정말로 완전하지요. 성경에서는 하느님께서 하시던 일 곧 창조 사업을 이렛 날에 다 이루셨다고 합니다. 그뿐 아니라 하느님께서는 이렛 날에는 쉬시고 그 날에 복을 내리시어 거룩하게 하셨습니다(창세 2,2-3). 은총의 통로인 성사도 일곱 성사가 있고, 성령의 은사도 일곱 가지가 있지요.

 

여덟(8) : 여덟은 구원, 새로운 출발, 재창조를 의미합니다. 노아의 홍수 때 살아남아 구원받은 사람은 8명이라고 합니다(1베드 3,20). 아브라함의 아들 이사악이 할례를 받은 것이 태어난 지 여드레 만이었고(창세 21,4), 예수님이 할례를 받으신 것도 태어난 후 여드레 만이었습니다(루카 2,21). 예수님이 부활하신 날도 주간 첫째 날, 달리 말하면 제8일 새벽이었습니다.

 

열(10) : 십계명, 하느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을 구하시기 위해 이집트에 내린 열 가지 재앙 등에서 알 수 있듯이 열은 완전함, 전체를 나타내는 수입니다.

 

열둘(12) : 이스라엘의 열두 지파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가리키지요. 예수님께서는 열두 제자를 뽑아 사도로 삼으셨는데,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위해서였습니다. 열둘이라는 숫자도 일곱이나 열처럼 완전함, 전체를 나타내는 숫자입니다. 일 년이 열두 달로 이뤄져 있는 것도 같은 의미가 아닐까요.

 

이 글을 쓰면서 요긴하게 참고한 책이 있습니다. 「성서의 상징 50」(분도출판사)이라는 작은 책입니다. 성경의 숫자들뿐 아니라 성경에 나오는 상징 50가지를 뽑아 그 의미를 흥미있게 풀이하고 있지요.

 

[평화신문, 2007년 8월 19일, 이창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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