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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24: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4-15 조회수2,003 추천수0
간추린 가톨릭 교회 교리서 (24)


28. 그 외아들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님

성자 하느님과 관련된 사도신경의 첫 줄에는 성자 하느님과 관련된 네 가지 명칭(외아들, 주님, 예수, 그리스도)이 한꺼번에 나옵니다. 성자 하느님에 대한 믿음이 압축적으로 표현된 것입니다.

1) 예수

우리나라 남자들 중에는 영철이나 철수 같은 이름을 가진 사람이 많습니다. 그와 비슷하게 ‘예수’라는 이름도 당시 이스라엘에서는 흔한 이름이었습니다. 사람이 되신 성자 하느님은 이처럼 흔한 이름을 택하심으로써, 평범한 우리들 중의 한 사람이 되셨습니다. 우리 옆집에 사는 철수가 되신 것입니다. 이처럼 ‘예수’는 흔한 이름이었지만, 그 뜻은 평범하지가 않았습니다. ‘예수’는 “하느님께서 구원하신다”는 뜻이기 때문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부르기 쉽고 흔한 이름이기에 자녀들에게 ‘예수’라는 이름을 붙여 주었겠지만, 성부 하느님께서는 깊은 뜻이 있으셔서 당신 아드님의 이름을 ‘예수’라고 정하셨던 것입니다. 예수님은 그 이름의 본래 뜻대로 우리를 구원해 주셨습니다. 그래서 ‘예수’라는 이름은 “모든 이름 위에 뛰어난 이름”(필리 2,9-10)이 되었고, 악령들은 그분의 이름을 두려워합니다. 예수님의 제자들도 그분의 이름으로 기적을 행했습니다. 예수님의 이름으로 성부께 청하는 것은 다 들어주시기 때문입니다(요한 15,16 참조).

예수라는 이름은 그리스도인 기도의 핵심에 자리 잡고 있다. 전례의 모든 기도는 “우리 주 예수 그리스도를 통하여”라는 말로 끝맺는다(가톨릭교회교리서 435항).

“사람들에게 주어진 이름 가운데에서 우리가 구원받는 데에 필요한 이름은 이 이름밖에 없습니다”(사도 4,12).

2) 그리스도

그리스도(히브리 말로는 메시아)는 ‘머리에 기름을 바른 사람’을 뜻합니다. 이스라엘에서는 하느님께서 주시는 사명을 위해 봉헌된 사람들(왕, 사제, 예언자)에게 하느님의 이름으로 기름을 부었습니다. 그들은 하느님의 뜻을 받들어 세상에 하느님의 구원을 가져오는 구원자 역할을 수행했습니다. 그렇지만 그들은 인간적인 나약함 때문에 자신들이 받은 사명에 충실하지 못한 경우도 많았고, 그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백성들이 그들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결국 왕과 사제와 예언자들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이스라엘은 멸망하고 말았습니다. 그래서 이스라엘 백성은 완전한 그리스도, 완전한 구원자를 고대하게 되었습니다. 그분이 바로 사람이 되신 성자 하느님이시고, 따라서 그분은 완전한 그리스도, 진정한 구원자가 되셨습니다.

우리는 “예수 그리스도”라는 이름을 항상 부릅니다. 너무 익숙한 이름이어서, 마치 한 사람의 이름처럼 생각하기 쉽습니다. 예수가 이름이고, 그리스도가 성이라고 잘못 알고 있습니다.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는 “예수는 그리스도(구원자)이시다”라는 신앙 고백의 줄임말입니다. 2천 년 전 베들레헴 말구유에서 태어나시고, 나자렛에서 성장하셨고,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셨고, 가난한 이들, 병자들, 죄인들을 끌어 안아 주시고, 끝내는 십자가에서 처형당하신 역사적 인물인 예수님이 하느님께서 보내주신 참되고 유일한 구원자이심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완전한 그리스도가 오시기를 갈망했습니다. 그런데 그들은 참된 그리스도이신 예수님을 알아보지 못하고 오히려 십자가에 못박아 버렸습니다. 그러나 우리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굳게 믿습니다. “예수님만이 그리스도이십니다!”라고.

3) 외아들

구약 성경에서는 천사나 이스라엘의 왕들, 때로는 이스라엘 백성 전체를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부르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러므로 이 칭호는 ‘그리스도’ 칭호처럼 하느님께서 사랑하시는 훌륭한 인물들에게 주어집니다. 이런 관점에서 본다면 우리들도 ‘하느님의 아들’입니다.

그런데 예수님은 단순히 ‘하느님의 아들’이 아닙니다. 예수님은 하느님의 ‘외아들’이십니다. ‘하느님의 아들’이라고 불리웠던 위대한 인물들(모세, 다윗, 엘리야 등등)은 결국은 하느님께서 창조하신 피조물입니다. 그러나 ‘하느님의 외아들’이신 예수님은 성부 하느님과 유일무이한 관계를 맺고 계시고, 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분입니다. 다시 말해 예수님의 ‘외아들’ 칭호는 예수님의 본질이 하느님이시라는 것을 고백하는 것입니다.

그 무렵에 예수님께서 갈릴래아 나자렛에서 오시어, 요르단에서 요한에게 세례를 받으셨다. 그리고 물에서 올라오신 예수님께서는 곧 하늘이 갈라지며 성령께서 비둘기처럼 당신께 내려오시는 것을 보셨다. 이어 하늘에서 소리가 들려왔다. “너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 내 마음에 드는 아들이다”(마르 1,9-11).

“우리는 그분의 영광을 보았다. 은총과 진리가 충만하신 아버지의 외아드님으로서 지니신 영광을 보았다”(요한 1,14).

4) 주님

하느님께서는 모세에게 당신의 이름을 ‘야훼’라고 계시해 주셨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은 하느님의 이름이 ‘야훼’임을 알게 되었지만, 너무나도 거룩한 하느님의 이름이기에 감히 소리 내어 부를 엄두를 내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하느님의 이름을 불러야 할 때에는 ‘야훼’라고 발음하지 않고(성경에는 ‘야훼’라고 쓰여 있지만), ‘주님’이라고 바꾸어 불렀습니다. 이스라엘 백성에게 있어서 ‘주님’은 ‘하느님’과 동의어입니다.

그런데 신약에 와서 그리스도교 신자들은 예수님께도 ‘주님’이라는 호칭을 사용합니다. 예수님을 하느님으로 고백하는 것입니다. 토마스 사도가 부활하신 예수님을 만났을 때 예수님께 “저의 주님, 저의 하느님!”(요한 20,28)이라고 고백한 것이 그 대표적인 예입니다.

예수님께서는 제자들에게, “너희는 나를 누구라고 하느냐” 하고 물으셨습니다(마르 8,29). 이것은 성경에 나오는 가장 중요한 질문입니다. 이 질문에 대해서 사도신경은 이렇게 고백합니다.

“예수님은 구원자(=그리스도)이시며, 하느님과 본질이 같으신 분(=외아들)이시며, 참으로 하느님(=주님)이십니다.”

[2013년 4월 14일 부활 제3주일 의정부주보 5-7면, 강신모 신부(선교사목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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