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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부모님의 이혼이 신학교 입학에 문제가 되나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5-05 조회수5,024 추천수0
[교회법아 놀자] 부모님의 이혼이 신학교 입학에 문제가 되나요?


궁금해요 : 안녕하세요? 저는 고3 예비신학생입니다. 저는 중학교 때부터 성소를 가지고 있었는데요.

올해 고3으로 예비신학생(지원자)을 재신청하면서 주임신부님께서 말씀하시기를 부모님께서 이혼하신 적이 있어서 교구사제가 될 수 없다고 하시더군요.

고1 때부터 예비신학생 활동을 해왔었지만, 여러 신부님들께서 전혀 이야기를 안하셔서 전혀 부모님의 혼인문제는 생각도 못하고 있었는데요. 고3이 되고 나서 이런 소식을 들으니 당황스럽고, 속상합니다.

현재 부모님께서는 혼인장애로 교구법원에 혼인장애무효소송을 하고 계시고요. 그렇지만 주임신부님께서는 교회법에 부모님께서 이혼하신 적이 있다면, 혼인장애의 유무와 상관없이 교구사제로 될 수 없다 하시더라고요.

더불어 수도회사제의 경우를 알아보라고 조언을 해주셨는데, 몇몇 수도회의 경우를 알아보니 부모님의 혼인장애로 지원이 힘들다. 또는 면담을 통해서 성소자로 받아들일 것인지를 판단하겠다고 하셨습니다. 지금 현재도 수도회를 알아보고 있는 중이고요.

다만 제가 궁금한 것은 교회법 어느 부분에 정확히 부모님 혼인문제로 사제가 됨에 걸림돌이 된다고 명시가 되어있는지요?

아내가 없는 기혼자 또한 사제가 될 수 있다고 교회법에 명시가 되어있던데 부모님의 혼인문제 때문에 사제가 될 수 없다고 하니, 답답하네요. 정확히 교회법 어떤 부분에 명시가 되어있는지 알려주세요. 감사합니다.


대답입니다 : 고민이 가득한 질문이군요. 그동안 예비신학생으로 지내왔는데 충격이 크시리라 생각됩니다.
 
교회법 제241조 1항에 보면 이렇게 나옵니다. “교구장은 대신학교에 인간적, 윤리적, 영성적, 지성적 자질들과 신체적, 정신적 건강과 아울러 올바른 의지를 유의하여 거룩한 교역에 종신토록 헌신할 자격자로 평가되는 자들만 입학시켜야 한다.” 이것은 ‘보편법’의 법조문입니다. 이 법조문을 바탕으로 각 주교회의는 그들의 환경과 조건에 맞는 구체적인 법조항을 만들 수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각 교구장도 자기 교구의 환경과 조건에 맞게 법을 만들 수 있습니다. 이렇게 만들어진 법은 ‘개별법’이라고 합니다.

다시 말하면 주교회의나 교구장은 법을 만들 수 있는 입법권자인 것입니다. 그래서 각 주교회의나 교구장은 고유하게 신학대학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조건을 정할 수 있는 것이지요. 그리고 이렇게 만들어진 ‘개별법’이 ‘보편법’보다 상위법이 됩니다. 지금 질문한 학생이 속한 교구장은 아마도 ‘이혼한 부모의 자녀는 신학대학에 입학할 수 없다’라고 입학자격조건을 정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모든 교구나 수도회가 이와 똑같이 입학자격조건을 정하라는 법은 없습니다. 입학자격 조건이 다를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본당신부님께서 다른 수도회나 교구에 문의를 해보라고 조언해 주신 것 같습니다. 안타깝습니다. 그동안 준비를 많이 해 오신 것으로 보여지는데 말입니다. 그래요. 다른 수도회나 교구의 성소담당자에게 본인의 진로에 대해서 문의해 보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 신동철 신부는 1993년 사제품을 받았으며 로마 교황청립 라테란대학교에서 교회법 박사학위를 받았다.

※ 교회법에 대해 궁금한 점은 신동철 신부 stomaso@hanmail.net으로 문의해 주세요.

[가톨릭신문, 2013년 5월 5일, 신동철 신부(안동교구 남성동본당 주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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