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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성체성사는 성사 중의 성사라고 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요?
작성자주호식 쪽지 캡슐 작성일2013-06-02 조회수2,638 추천수0
 가톨릭 교회 교리서 해설 Q&A

“성체성사는 성사 중의 성사라고 할 만큼 중요한 것인가요?”


성경을 통해 가장 드라마틱한 사건은 이스라엘 백성의 이집트 탈출입니다. 아홉 가지의 재앙을 겪고도 파라오의 마음은 돌처럼 굳어 있었습니다. 하지만 이집트의 모든 맏아들과 맏배의 죽음 앞에 파라오는 굴복했습니다. 주님께서 죽음으로 이집트를 휩쓸 때, 이스라엘 자손은 죽음을 피합니다. 죽음의 파괴자가 문설주에 발라진 짐승의 피를 보고 이스라엘 백성의 집을 거르고 지나갔기 때문입니다. 지긋지긋한 이집트의 노예상태에서 이스라엘 백성을 벗어나게 해준 결정적인 일은 이 파스카 사건입니다.(탈출 12,1-42 참조) 이집트를 떠난 이스라엘 백성은 약속의 땅으로 출발합니다. 젖과 꿀이 흐르는 땅을 보장받지만 그곳으로 가는 길은 쉽지 않았습니다. 사막의 작열하는 태양아래 그들은 굶주림과 목마름에 울부짖습니다. 배고픔은 죽음을 의미했습니다. 그러나 하느님께서는 약속하신 것을 결코 외면하지 않는 분이시기에 하늘에서 일용할 ‘만나’를 내려주십니다. 이스라엘은 만나를 먹고서 생명을 유지했고, 마침내 약속의 땅에 들어갈 수 있었습니다.

이제 인류에게 약속의 땅은 지정학적인 가나안 땅이 아닙니다. 우리가 꿈꾸고 갈망하는 약속의 땅은 젖과 꿀 대신에 영원한 생명과 기쁨이 넘치는 하느님의 나라입니다. 이천 년 전, 예수 그리스도께서는 베들레헴에서 세상의 빵이 되기 위해 태어나셨습니다. 하느님께서 온 세상 구원을 위한 메시아를 보내신 것입니다. 예수님은 새로운 가르침과 놀라운 기적들로 하느님 나라를 선포하십니다. 인간의 구원을 위해 원하시던 수난이 다가오자 예수님께서는 친히 예고하신 대로 당신의 몸과 피를 제자들에게 주시기 위해 파스카라는 때를 택하십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338항 참조) 최후의 만찬에서 예수님께서는 빵과 포도주의 축복에 새롭고 결정적인 의미를 부여하면서 성체성사를 세우셨습니다. 예수님은 당신의 몸을 생명의 빵으로, 당신의 피를 생명의 음료로 주십니다. “내 살은 참된 양식이고 내 피는 참된 음료다.”(요한 6,55) 성체성사는 우리를 그리스도와 하나 되게 해주는 성찬이고, 영적인 생명을 보존하고 성장시켜줍니다. 성체성사는 예수님께서 십자가상의 죽음과 부활을 통해서 성부께 건너가신 새 파스카를 기념하는 것입니다. 그 새로운 파스카는 최후의 만찬에 이루어졌고, 이 세상에 교회가 존재하는 한 단 하루도 빠짐없이 성찬례 안에서 계속되고 있습니다.(가톨릭교회교리서 1340항 참조)

성체성사는 생명의 빵에 대한 위대한 가르침입니다. 우리는 예수님께서 오천 명을 먹이신 사실을 잘 알고 있습니다. 모두 배불리 먹고 남은 빵이 열두 광주리에 가득 찼습니다. 그러나 오늘날은 사람들이 빵보다 재물을 대표하는 돈에 더 환호하는 세상입니다. 만약, 예수님께서 빵 대신에 빵을 살 수 있는 돈을 나눠 주는 기적을 베푸셨다면, 많은 사람들은 여전히 배고파하고 탐욕의 질주로 인해 광주리는 텅 비었을 것입니다. 세상은 지금 배가 고픕니다. 한쪽은 육체가 허기지고 또 다른 한쪽에서는 영혼이 굶주려 갑니다. 성체성사는 빗나가는 세상을 바로 잡을 수 있는 힘의 원천이며, 우리가 목숨을 바쳐 지키고 후손에게 물려주어야 할 최대의 유산입니다. 성체성사는 그리스도의 현존에 대한 실증이며, 세상의 악을 이기기 위한 가장 강력한 무기입니다!

“너희는 나를 기억하여 이를 행하여라.”(루카 22,19)

※ 참고 : 가톨릭교회교리서 1322-1344항, 1382-1390항 (사목국 연구실)

[2013년 6월 2일 그리스도의 성체 성혈 대축일 서울주보 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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